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채널예스

웹툰 작가 버내노 “제 만화는 괜찮은 상황이 별로 없어요”

제 만화는 들여다보면 괜찮은 상황이 별로 없어요.

2,92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만화의 소재를 위해 이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싶을 때가 참 많다. 머피의 법칙 같은 날들이 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평범하나 평범하지 않고 기쁘지만 슬프기도 한, 그런 누구가 나다. (중략) 인생은 힘들지만 그런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일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뿐이다.

( 『괜찮아yo』 , 6쪽)

갑상선암 선고를 받았을 때, 버내노 작가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퇴사 후 KT 웹툰 플랫폼 ‘올레 웹툰’의 스타트 멤버로 뽑히며 정식 데뷔를 한 지 1년 만의 일이다. 독특하고 귀여운 그림과 솔직한 일상이야기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웹툰 작가의 꿈을 이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투병 생활을 하게 됐다. 이후 3년의 휴재를 끝으로 지난해 1월 ‘괜찮아yo’ 시즌2로 재기를 시작했다.

『괜찮아yo』 는 그녀가 KTOON에 연재 중인 웹툰의 일부를 담아 출간한 책이다. 버내노 작가만의 유머 코드가 묻어나는 사소한 일상, 가족과의 에피소드, 사랑, 그녀를 끈질기게 괴롭힌 병에 대한 이야기까지 지난 5년간 그녀에게 일어난 시시콜콜하고 어마어마한 일들이 유쾌한 그림으로 녹아 있다. 갑작스레 닥친 인생의 불행 앞에서도 버내노 작가는 ‘괜찮아yo!’를 외친다.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에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지금은 괜찮지 않은 삶이라도, ‘괜찮다’ 되뇌며 살다 보면 정말 괜찮은 날이 오기를.

잃어버린 성취감을 찾아준 책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책을 내는 게 소원이었다고요. 출간한 소감이 어떤가요?

책을 만드는 동안은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살면서 가장 뿌듯한 일이에요. 가족의 자랑이 된 것 같아요. 웹툰 작가로 데뷔한 지는 5년 됐지만 3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정체성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책을 나온 걸 보니 뭔가 해낸 것 같은 성취감이 들어요.

계속 웹 작업만 해왔기 때문에 책을 제작하는 경험이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웹에 연재한 웹툰은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잖아요. 그런데 책은 주제별로 만화를 묶다 보니, 제 20대 때와 30대 때의 이야기가 혼재돼 있어 독자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또 제 웹툰에 있는 모든 텍스트가 손글씨잖아요. 이걸 책으로 만들기 위해 글씨를 전부 다시 쓰는 작업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보다 글씨 쓰는 작업이 더 어렵더라고요. 제가 필압이 센 편이라 손의 피로를 금방 느끼는데 연재와 병행을 하려니 너무 힘들어서 연재를 잠시 쉬고 책 작업에 매진했어요. 빨리 폰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그래도 평소에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좋아해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작업물이 나왔다는 기쁨이 커요.

웹툰 『괜찮아yo』 의 특징은 샛노란 배경이에요. 단행본에서 그 부분을 살리지 못해 아쉽지 않았어요?

제 욕심만 생각하면 모든 페이지의 배경을 노란색으로 하고 싶었어요.(웃음) 그런데 책은 빠르게 지나가며 볼 수 있는 웹과 달리 오랜 시간 들여다보는 매체잖아요. 배경이 노란색이면 독자분들의 눈이 너무 피로해질 것 같아 꾹 참았어요.

단행본 출간 소식을 전하고 난 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제 웹툰을 봐주시는 독자들은 굉장히 특별해요. 3년이나 쉬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제가 복귀하기를 기다리려 준 분들이거든요. 그동안 저에게 닥친 개인적인 불행을 모두 알고 계시기 때문에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니 ‘우리 작가님 이제 꽃길, 돈길만 걸으세요!’라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응원을 보내주시더라고요. 궁금해서 책 리뷰도 찾아봤는데 ‘이미 다 아는 내용이지만 작가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책을 샀다’는 내용도 있었어요. 하나하나 다 너무 감사해요.

처음 웹툰을 연재할 당시, 제목을 ‘괜찮아yo’라고 정했던 이유가 뭔가요?

3년간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얼마 안 돼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다시 취직해야 하나, 웹툰 작가라는 꿈에 한 번 도전해봐야 하나 고민을 하던 시점이었거든요. 그때 문득 ‘안 괜찮은 상황이지만 어차피 다들 이렇게 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안 괜찮지만 괜찮은 척 하며 사는 이야기라는 의미로 ‘괜찮아yo’라고 지었어요.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 공감해주실 것 같았죠. 제목은 ‘괜찮아yo’이지만 ‘괜찮을 거야’라는 위로의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모습을 나타낸 거예요. 괜찮지 않은 삶이어도, 다들 괜찮은척 하고 살아가잖아요. 제 만화는 들여다보면 괜찮은 상황이 별로 없어요.(웃음) 그런데 제목을 ‘괜찮아yo’라고 지어서 그런지, 어느 순간 정말 괜찮아지는 면이 있더라고요.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