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5억 이하' 투수 단년 FA 계약 사례는?
어제 롯데 고효준이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원, 옵션 2천만원에 FA계약을 체결하며, 투수로서는 역대 8번째로 1년 FA계약 체결을 한 선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역대 '5억 이하' 투수 단년 FA 계약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FA 제도가 시행된 이래 총 77건의 투수 FA 계약 중 단년계약은 총 8건 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5억 이하로 한정하면, 2000년 해태 김정수(1억 5천만원), LG 송유석(7500만원), 2001년 두산 조계현(2억 800만원) 대부분 FA 계약이 자리잡기전 초창기 였었고, 최근 계약은 2009년 LG 최원호(2억원)이 마지막 이었습니다.
FA 초창기 계약이었던 해태 김정수와 LG 송유석은 기량저하로 인한 단년계약이었고, 김정수는 SK로 사인앤 트레이드를, LG 송유석은 사실상의 사인앤 트레이드로 한화로 이적하게 됩니다.
SK로 이적한 김정수는 FA 계약시즌에는 부진했지만, 이듬해 방출 후 한화에서 2년간 매 시즌 홀드 3위를 기록하며 기량을 회복했고, 다시 SK로 돌아온뒤 리그 최고령 선수로 활약하며 그해 은퇴를 하게 됩니다.
기량저하로 계약의사가 없었던 LG와 울며겨자먹기로 LG와 1년 계약을 체결한 송유석은 한화로 (사실상) 사인앤 트레이드되며 전 시즌 대비 하락한 성적을 보여줬고, 이듬해 3경기 ERA 12.00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채 은퇴를 하게 됩니다.
해태에서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조계현은 삼성으로 현금 트레이드 되었지만, 부진으로 방출되며 2000년 두산에 입단하게 됩니다. 두산에서 전성기 시절만큼의 기량은 아니지만, 삼성 시절 부진했던 기량을 회복했고, 2000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는 당시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세우는 등 성공적인 재기를 했습니다. 이후 두산과 1년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고 은퇴를 하게 됩니다.
2009년 최원호의 경우는 위 선수들과는 다른케이스 입니다. 이전 FA 자격을 얻었을때도 신청하지 않았던 최원호는 2009년을 앞두고 FA를 신청하게 되는데, 2009년 당시 이진영과 정성훈의 영입의지가 있었던 LG가 특정인원 이상의 FA 신청자수와 영입선수가 비례하는 조항을 이용한 일명 '가짜 FA' 사례 입니다. 이로 인해, 팀 내 이종열과 최동수 역시 FA 영입인원을 늘리기 위해 '가짜 FA'를 신청하였고, 이종열 (1년 1억 7천만원), 최동수 (1년 2억 5천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잔류하게 됩니다. 2억원에 계약한 최원호는 2010시즌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채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각자 여러가지 이유로 단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고효준은 올 시즌도 충분히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위 사례들과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익근무요원 복무 이후, 부진했던 성적이 롯데 이적 후 조금씩 반등되었고, 지난 시즌엔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경기(75경기)를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팀 내 좌완 투수가 부족한 롯데에게, 고효준은 경험이 부족한 어린 롯데 좌완 투수들을 이끌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투수의 단년 FA 계약인 만큼 올 시즌 좋은 활약으로 올바른 선례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