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친구

2011년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 5라운드 173순위를 가지고 있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일찌감치 점찍은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무조건 뽑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샌디에이고는 바로 앞인 172번 보스턴 레드삭스에 빼앗기게 됩니다. 바로 무키 베츠입니다.

야구 뿐만 아니라 농구와 볼링 모두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 베츠는 테네시 대학 전액 장학금을 약속 받았습니다. 베츠는 보스턴에 75만 달러(약 10억원)의 보너스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투구 인식 테스트에서 최고 수준의 핸드-아이 코디네이션을 보인 베츠를 보고 보스턴은 그가 요구했던 75만달러의 보너스를 쥐어주는 선택을 합니다.

2012 하위 싱글A 부터 마이너리그 무대에 뛰어든 베츠는 첫 시즌에 그저그런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2013 시즌 상위 싱글A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014 시즌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며 더이상 자신이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줄 것이 없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2014년 6월 28일 고대하던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낸 베츠. 그러나 주 포지션이 2루였던 베츠를 막고 있던 가장 큰 산이 있었으니 바로 2008 AL MVP 더스틴 페드로이아 입니다.

이로 인해 2014년 5월부터 외야수 수업을 시작한 베츠. 이해 타격 부분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이였지만 외야수 전향 한 달 밖에 안된 시점에서 어렵다는 펜웨이파크 외야수비를 거뜬히 해내며 보스턴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타격에서도 눈 뜨기 시작한 베츠는 2016 시즌에 그 포텐을 터트렸는데요. 데뷔 첫 3할 30홈런 8.3의 fWAR를 기록했고 그 결과로 MVP 투표에서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2017 시즌에는 2016 시즌(0.322 BABIP)보다 확 낮아진 BABIP(0.268) 때문에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2018 시즌에는 화려하게 부활하는데 성공하는데요.

2018 시즌 전반기에만 0.359 타율에 23홈런 18도루 fWAR 6.5를 기록하며 MVP 수상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윽고 9월 27일 볼티모어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40번째 30홈런-30도루 클럽을 달성함과 동시에 fWAR 10을 찍으며 사실상 MVP를 확정지었습니다.

이해 베츠의 활약을 바탕으로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 레드삭스. 이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1회 동점 투런 홈런이 될 수 있었던 호세 알투베의 홈런성 타구를 걷어낸 것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일찌감치 베츠를 눌러 앉히고 싶었던 보스턴. 10년 3억달러(약 3528억원) 수준의 연장계약을 제시했지만 베츠는 오히려 마이크 트라웃과 비슷한 수준인 12년 4억 2천만달러(약 4939억원)로 역제안을 했는데요. 이미 사치세를 부과하고 있었던 보스턴은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베츠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시키고 맙니다.

보스턴에서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6년을 보낸 베츠. 이제 서부 해안으로 팀을 옮기게 됐지만 그가 어느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고 펜웨이파크에 다시 서게 됐을때 모든 보스턴 팬들이 그를 기립박수로 다시 맞아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