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이닝 던진 국가대표 투수들의 이후 시즌은 어땠나?
이번 2019 시즌 종료 후에는 2019 프리미어12 대회가 펼쳐집니다. 투수와 타자 모두 가릴 것 없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시즌 이후에 치르는 국제대회는 선수들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200이닝을 던진 토종 선발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합니다. 그렇다면 역사상 정규시즌에서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후 국제대회를 거친 투수들의 이후 시즌 성적이 어떠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현대 유니콘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정민태는 1996 시즌부터 2000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1999 시즌과 2000 시즌엔 2년 연속 다승왕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런 활약으로 정민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뽑혔습니다. 그리고 대표팀이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군면제 혜택까지 받았습니다. 이후 정민태는 시즌 종료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3년 10억 9000만엔(약 110억원)의 계약을 맺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정민태는 일본 적응에 실패했고 결국 2002 시즌 후 KBO 리그로 복귀했습니다.
KBO 리그 유일의 200승-3000이닝 투수로 남아있는 송진우는 만 36세의 나이에 220이닝을 소화하며 단일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했습니다.
많은 나이였음에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송진우는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2003 시즌에는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더 많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전 시즌인 2002 시즌에 비해 더 적은 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당연히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1999 시즌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 후 특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임창용은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습니다.
임창용은 선발 투수 두 번째 시즌인 2002 시즌에 200이닝을 돌파하는 등 선발투수로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습니다. 당연히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임창용은 송진우와 함께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이후 2003 시즌도 준수하게 보냈던 임창용은 그러나 2005 시즌에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됐고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만 19세의 나이에 신인왕과 MVP를 차지한 류현진은 2번의 200이닝 시즌과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그리고 2008 시즌 베이징 올림픽까지 참가하며 수많은 국제대회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류현진도 국제대회 후유증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2008 시즌에 류현진은 이전 시즌에 비해 약 50이닝이 감소했으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200이닝을 던진 토종 투수는 2016 시즌의 양현종입니다. 200이닝 후 국제대회 참가는 아니지만 양현종도 2010 시즌 169.1이닝으로 커리어하이 이닝을 기록한 후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2011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었습니다.
선발 투수의 '이닝 이터'의 기준이 되는 200이닝. 그러나 국제대회까지 참가한다면 어깨에 과부하가 올 수 밖에 없는데요. 이는 선수 본인이나 소속팀 코칭스태프에겐 큰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올 시즌엔 2016 시즌 양현종 이후 토종 200이닝 투수가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올 시즌 주목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