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보건실이 주로 1층에 있는 이유

조회수 2020. 11. 27. 17:04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학창시절 보건실은 일종의 피난처였다.

수업은 듣기 싫은데 완전히 땡땡이 칠 자신은 없을 때 배나 머리가 아프다며 거짓말을 하고는 종종 가서 누워있었다.
알면서도 속아주신
보건선생님
께 감사드린다.

 물론 보건실이 꾀병을 위해서 존재하는 건 아니다.

축구하다 넘어져 무릎이 찢어졌을 때,
여름철 일사병으로 쓰러졌을 때 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보건실
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다녔던 초·중·고등학교의 보건실은 모두 본관 1층 중앙현관 근처에 있었다.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다.

그래서 “보건실은 왜 꼭 1층에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에 대한 취재를 하기 전 ‘1층에 보건실을 둬야한다’는 규정이 있는 줄 알았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2조에 따르면 각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의 응급처치가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용하기 쉽고 통풍과 채광이 잘 되는 장소에 보건실을 마련해야 한다.

 면적은 66㎡ 이상으로 교실 한 칸 정도다.


 다만 학생 수 등을 고려해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그 면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랬다.

아무리 찾아봐도 1층에 둬야한다는 법 규정은 없었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위 조건에 맞는 장소에 보건실을 두면 된다. 

실제 왱 커뮤니티나 영상에 달린 댓글을 봐도 2층이나 3층 등에 보건실이 있는 학교가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에
보건실
이 있는 학교가 좀 더 찾기 쉽다.

전체 초·충·고의 보건실 위치를 파악한 자료는 찾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보건기본방향 및 보건업무 분석’ 논문에 보면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의 보건교사 749명을 대상으로 보건실의 위치를 물었는데 1층이 67.7%로 가장 많았고 2층이 27.8% 3층이 4.5%로 뒤를 이었다. 

왜 1층이 많을까?

온라인에 공개된 각 학교의 자료를 보면 추정할 수 있다. 

충북 충주 오석초등학교의 ‘보건실운영계획’에는 ‘학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채광․통풍이 좋은 곳으로 학교 건물 출입구 쪽이면서 남향이며 1층 중간’에 보건실을 설치하는 걸로 나와 있다. 

 울산 월평중학교의 보건소식지를 보면 이 학교의 보건실 역시 본관 1층에 있다. 

눈에 띄는 건
학교응급환자 절차관리다.

학교교육과정 중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의 경우 보건실에서 응급조치를 하도록 돼있으며 

특히 위급하다고 판달 될 경우 보건실에 머물다가 보호자와 교사가 119구조대와 함께 병원으로 후송하도록 돼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곳은 1층 중앙현관 근처다.

 오르내릴 때 반드시 1층을 거쳐야 하며 무엇보다 심각한 부상의 경우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기기에 유리하지 않을까? 

실제 병원 이송에 투입되는 119구조대원들의 생각도 같을까? 


중앙119구조본부에 전화해 봤다. 

보통 학교는 요새는 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옛날에는 엘리베이터 없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사실 저희가 들것을 이용하면 엘리베이터에 사람을 못 실어요 잘.

저희가 들것이 아무래도 사람이 누워있어야 되니까 엘리베이터에 싣지를 못하죠. 아무래도 세워야 되고 아니면 의자에 앉혀서 내려오기도 하는데.

그리되면 저희는 아무래도 직접 계단으로 들고 내려와야 되니까 아무래도 보건실은 1층에 있는게 저희들의 입장에서는 제일 좋죠. 이송하는데도 아무래도 병원 응급실도 1층에 있는거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 -

정리하자면 1층에 보건실을 두는 게 의무는 아니지만 접근성이 좋고, 응급환자 이송에 유리하기 때문에 많은 학교들이 1층에 보건실을 두는 거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