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경비원 위해 주민들이 벌인 일

조회수 2020. 11. 19. 1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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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금송힐스빌 주민들이 췌장암 투병 중인 경비 선생님 대신 교대로 직접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경비 선생님 한대수씨는 88세대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서 10년째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9월 갑작스레 췌장암 3기 판정을 받았죠. 

대수씨는 이제 경비 일을 그만두게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10년 넘게 함께 한 대수씨를 당신 아프니까 그만 두시오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수씨가 병마와 싸워 이겨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죠. 

그러면서 주민들은 교대로 근무를 서며 대수씨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주민들은 시간표를 짜서 교대로 근무를 섰고 교대할 땐 주먹 인사를 하며 따뜻한 인사를 나눴습니다.

주민들은 대수씨의 근무만 대신한 게 아니라 대수씨가 을 이겨내고 돌아올 수 있도록 입주 16년차 이경자씨의 제안으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10세대 정도가 후원해 100만원 정도 걷히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50세대가 동참해 500만원 정도가 모였습니다. 이사 간 젊은 엄마가 찾아와 봉투를 전하고 가기도 했답니다. 

주민자치회장 김개환씨는 이런 걸 보면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흐뭇해 했죠.

아 제가 지금까지 ‘경비원’이라고 안 하고 ‘경비 선생님’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건 이 아파트 주민들이 대수씨를 부르는 호칭입니다. 이렇게 따뜻한 공동체에는 이야깃거리도 넘쳐났습니다.


 혼자 지내는 노인을 위해 형광등을 교체해 준 사연, 아이를 출산한 젊은 엄마에게 아랫집에서 내복을 선물해 준 이야기 모두 얼마 전에 있었던 일들입니다.

주민들은 봄·가을에 함께 대청소를 합니다. 자발적으로 나와서 같이 청소하고 끝나면 음식도 나눠먹죠. 


이렇게 화목하니 주민들이 아픈 경비원을 위해 대리 경비를 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어쩌면 대수씨의 선량한 성품이 주민들을 따뜻하게 바꿔놓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고요. .

어찌됐든 네모 반듯한 콘크리트 덩어리는 88세대로 이뤄진 작은 마을을 이뤘고 주민들에게 튼튼한 울타리가 됐습니다. 


인구 1000만명의 각박한 도시 서울에서도 좋은 이웃을 만나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는 건 가능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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