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없는 이유

조회수 2020. 11. 16.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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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알려진 재밌는 사실 하나.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서 물건을 사고, 

삼성페이로 결제를 요청하면 환불이나 교환이 어렵다고 한다. 

아니 국밥집에서 결제한 삼성페이환불이 되는 시대에 세계 굴지의 IT기업 매장에서는 교환 환불이 안 된다는 게 납득이 가질 않는데.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유튜버 용호수님의 영상을 통해 공개된 사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상황이 어떨까. 

유튜브 댓글로 “애플스토어에서 삼성페이로 결제가 되는지, 만약 안 된다면 그 이유가 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직접 강남구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찾아가 봤다. 


애플 제품을 삼성페이로 결제하려고 했더니, 아예 불가능하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실물카드랑 현금만 돼요.

저희가 삼성페이가 구매하고 환불할 때 어려움이 좀 많아서 삼성페이는 좀 안되게 카드나 현금은 다 되는데, 삼성페이가 환불 문제 때문에 지금 거래가 좀 안돼요

당분간 계속 안 될 거예요. 제가 지금 여기 온 지 1년 넘었는데 1년 동안 된 적 없어요

- 매장 관계자 -

시간차를 두고 또 다른 팀원이 애플 스토어에 방문했지만, 역시나 ‘삼성페이는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뿐.

아니..왜..ㅠㅠ

이번엔 유선상으로 애플스토어 측에 문의해봤다

아마도 무슨 결제 시스템 때문인 것 같은데 제가 거기 체크를 해봐야 될 것 같긴 한데 아마 애플에서 하고 있는 그런 무슨 시스템 같은 결제 시스템 같은 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네 그게 아마도 이게 좀 쉽게 말하면 모바일 카드 가맹점이 아니라 그런 거에요

- 애플스토어 관계자 -

애플스토어에서 삼성페이 결제를 거부하며 댄 이유는 ‘교환·환불이 어렵다’, ‘결제 시스템의 문제다’ ‘모바일카드 가맹점이 아니다’ 등이다.

용호수님의 영상에서도 애플 스토어 직원은 ‘블루버드’라는 카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삼성페이로 결제를 하면 환불이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종합해보면
결제 시스템상의 문제
환불
이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처럼 보이는데.

하지만 애플스토에서 언급한 ‘블루버드’란 POS(point ofsale) 단말기 제조사의 이름으로, 애플의 고유한 결제 시스템이 아니다.

 오히려 동일한 브랜드의 포스 단말기를 사용하는 다른 백화점에서는 삼성페이로 구매한 물건의 환불이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MST(마그네틱 보안전송)방식의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일반 신용카드는 리더기에 긁어야 마그네틱 신호가 생성되면서 정보가 전달되는데,

 삼성페이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마그네틱 필드, 즉 자기장으로 구현해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즉 준비 과정만 다를 뿐이지, 마그네틱 신호를 카드 리더기에 인식시킨다는 점은 같다.


 일반적인 실물 신용카드와 삼성페이의 결제 환불 절차가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카드 환불 절차와 삼성페이 환불 절차가 동일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애플 스토어 관계자도 이런 점을 알고 있었는지, 착오였는지 모르겠지만 

매장에서
삼성페이
로 결제하면은
교환환불
이 안 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결제수단은 그런 건 없고 어차피 카드이신 거잖아요. 삼성페이도 어 근데 어어 잠깐만요 그 삼성페이가 가능한지 좀 볼게요

- 애플 고객센터 -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간편결제의 핵심 보안기술인 ‘토큰화(Tokenization)'가 걸림돌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토큰화는 카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원본 신용카드의 정보를 변환시킨 가상의 정보(토큰)를 결제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실물 신용카드번호를 가상의 카드번호로 바꿔 결제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버스 토큰이 실제 돈을 대신하여 쓰이는 것과 비슷해, 토큰화라고 한다.

이런 토큰 카드번호는 결제 때마다 값이 바뀌는 ‘일회형’과 ‘고정형’으로 다시 나뉘는데. ‘일회형 토큰번호’를 쓰는 삼성페이는 카드 번호(토큰값)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환불 요청 시 애플의 결제 시스템이 카드 번호를 인식할 수 없다는 게 앞선 주장의 요지다. 


실제로 이 토큰번호가 계속 바뀌어 결제 오류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삼성페이 도입 초기에는 결제가 안 되는 곳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2015년, 삼성페이에 적용되는 일회용 토큰번호 방식을 고정식으로 바꿨다. 일회용 토큰 기술의 경우, 가상 카드번호가 계속 바뀌어 신용카드의 마일리지 적립이나, 현장 할인 혜택 등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러니까 일회성 토큰번호 때문에
환불
이 불가능하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얘기는 자연스레 경쟁 관계인 애플삼성의 결제 시스템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이렇게 보기도 힘든 것이. 

한국 애플스토어에서는 삼성페이뿐만 아니라 LG페이, 구글페이와 같은 비접촉 결제(Contactless payment) 방식은 전부 사용할 수 없다. 

심지어 애플페이도 안 된다. 

(이건 좀 의외다..ㅋㅋㅋ)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애플스토어에서는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 본사 차원의 정책이라기보다는 한국 애플스토어의 시스템 문제로 보는 것이 맞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삼성페이에 등록된 신용카드 역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에 해당하기 때문에 애플스토어삼성페이 거부가 실정법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 


현행법상 신용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다.

삼성페이는 카드를 디지털화하는 기능만을 제공해주는 거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결제를 하게 되면 신용카드 결제하고 동일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신용 그 여정법상의 규제가 다 적용이 되는 거죠결제를 거부하면 위반이라고 볼 수 있네요

- 금융위 관계자 -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로 전세계 IT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애플


자신들의 고유함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까지 막아버리는 것은 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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