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못 듣는 학생에게 연대 교수님이 취한 조치

조회수 2020. 11. 9.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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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교수님이 실제로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학생의 계좌에 15만원을 입금했습니다. 

올 4월에 있었던 일이죠. 학생은 이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수차례 거절했지만 교수님은 별 거 아니라고, 크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냥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된다며 돈을 입금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학생은 반지하방에 살았습니다. 인터넷 연결도 잘 되지 않는 집이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와이파이가 어느 정도 신호가 잡혀서 이걸로 온라인 강의를 들었지만 연결이 끊어지는 경우가 빈번했답니다.

 이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듣다가 수업 도중 튕기거나 늦게 접속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데이터를 사용해서 강의를 듣거나 카페에서 강의를 들으면 해결될 문제였지만 집안 형편상 그럴 수 없었죠. 


학생은 그날도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와이파이가 또 다시 말썽이었습니다. 결국 30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죠.


학생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수업에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한 뒤 결석 처리를 지각으로 바꿔주실 수 있겠냐고 정중히 부탁했죠. 얼마 뒤 교수님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이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수업도 있을텐데 어려움이 많겠군요. 부끄러울 것까지 있나요. 불편할 뿐이지요. 참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래야 하고. 출석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그 다음 날 연세대는 한 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와이파이 문제로 고민하던 학생은 뜻밖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교수님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사이버 강의가 결정됐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도움을 주고 싶은데…. 카페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카페비를 보내줄게요.

그리고 교수님은 학생의 계좌로 진짜 15만원입금했습니다. 처음에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교수님은 크게 생각하지 말라고, 별 거 아니라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된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이런 사실은 올 4월 29일 연세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오면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학생교수님은 온라인 강의를 제외하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학생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너무 감사하다고,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자신도 나중에 돈 때문에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돕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사연을 접하고 저는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려 했지만 교수님은 이런 사연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하셨습니다.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오히려 감춰져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세상이 더 각박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일보는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찾아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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