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공중전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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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는 아직도 길거리 곳곳에 서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공중전화가 있느냐”고 물을 정도입니다.
아예 공중전화를 의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죠.
휴대폰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급히 전화해야 할 때도 공중전화를 찾기보다 남의 휴대폰을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때는 지금의 휴대폰만큼 긴요하고, 애틋한 연락수단이었습니다.
공중전화 보급은 1982년 첫 국산 시내외 겸용 공중전화인 DDD(장거리자동전화)가 등장하면서 속도를 냅니다.
80년대 중반까지 공중전화는 동전으로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수 김혜림이 89년 발표한 노래 ‘디디디(DDD)’를 통해 그 동전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국제전화까지 가능해진 MS카드식 공중전화는 도입 4년 만에 사용량이 126배 늘었고, 전화카드는 필수품이 됐죠.
당시 젊은이들에게 전화카드가 가진 정서적 의미를 노래패 꽃다지의 ‘전화카드 한 장’(1994년)만큼 절절하게 전하는 노래도 드뭅니다.
80년 1만3000대 수준이었던 전국 공중전화 수는 기능 개선, 편의성 제고와 함께 90년 11만6000대로 급증합니다.
80, 90년대 로맨스를 이야기하면서 공중전화를 빼놓긴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불현듯 보고 싶을 때 동네로 찾아가 “지금 너희 집 앞”이라며 불러내는 수단이기도 했죠.
이별을 통보받은 이들은 상대를 놓아주지 못할 때 공중전화 수화기에 매달렸습니다.
40대 중반이 된 이모(48)씨의 20여년 전 연애담을 들어볼까요.
공중전화가 7080세대만의 추억거리인 것만은 아닙니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이들에게도 공중전화는 친숙합니다.
유심칩을 자유롭게 갈아 끼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엔 해외에 나가면 국내로의 첫 안부전화는 거의 공중전화로 걸었습니다.
지금도 군부대에 있는 청년들은 대부분 공중전화로 안부를 전하곤 하죠.
2016년 9월 미래창조과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당시 공중전화 6만6000여대 중 65.9%가 최근 3개월간 이용 실적이 1만원을 밑돌았습니다.
공중전화와 부스를 어떻게든 활용해보려는 시도가 줄을 이었지만, 아직 대중의 호응은 미미합니다.
같은 해 환경부가 공중전화 부스 9곳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매년 2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주차 문제로 확대가 어려운 탓에 진행 속도는 매우 더딘 상황입니다.
현재 공중전화 이용자는 군인이나 한국으로 여행을 온 외국인 정도지만 이마저 줄고 있습니다.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공중전화는 5만3000대 정도고, 정부는 운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020년까지 4만대로 줄일 예정입니다.
KT링커스 관계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