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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샘플이 정품보다 고퀄?

조회수 2018. 7. 4.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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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샘플로 받은 에센스 효과는 기똥찼다. 그런데 거금을 들여 산 에센스 본품은 왠지 그저 그런 것만 같다. 취재대행소 왱이 인천 계양구에 설치한 왱체통에 이런 취재 의뢰가 들어왔다.

“샘플이 정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인가요?”

무료로 나눠주는 화장품 샘플은 정품보다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있다. 화장품은 샘플을 써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샘플로 마음이 움직여야 구입을 결심하기 때문이다. 이 소문, 과연 정말일까? 

샘플과 정품엔 차이 없어


국내외 화장품업체 본사에 문의해봤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샘플을 더 좋게 만들어서 구매를 유도한다는 속설과 달리 샘플과 정품은 동일한 제조 시설에서 원료, 구성, 제조법까지 동일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샘플은 화장품이 피부에 맞을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테스트 제품이므로 정품과 동일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였다 “샘플과 정품은 서로 용기만 다를 뿐 샘플의 성분이나 효과가 더 좋다는 낭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랑콤 역시 “케이스와 포장만 다르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도 같은 답을 내놨다. 에이블씨엔씨는 “브랜드 하나당 상품이 1000여개에 달하는 데 샘플을 따로 제작하는 건 인력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애초에 샘플이 정품과 다른 건 불가능하다. 모든 제품에 전성분을 표기하도록 하는 화장품법 때문이다. 효과가 다르려면 성분에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표기하지 않았다면 법을 어긴 셈이 된다. 즉, 샘플과 정품에 차이가 있다면 이 사실이 제품에 기재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대심리와 합리화의 장난 

 

샘플이 더 좋게 느껴지는 착각 뒤에는 심리적인 배경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샘플을 사용한 사람은 피부 고민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찾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새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해 느끼기 쉽다”고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샘플은 양이 적으므로 희소성 때문에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대 심리학과 신성만 교수는 기대심리와 정신승리가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우선 제품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샘플 효과를 좋게 느끼는 일종의 자기예언충족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샘플을 써보고 구매했으니 샘플은 좋은 것이어야만 소비가 정당화된다”며 “행위와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인지부조화를 피하기 위해서 샘플 성능이 훌륭했다는 합리화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샘플, 받자마자 쓰자  

 

샘플과 정품에 중대한 차이가 있기는 하다. 바로 사용기한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샘플과 정품의 사용기한이 다르기 때문에 성분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건 화장품을 담는 용기가 달라 발생하는 현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정품의 견고한 용기와 달리 샘플 용기는 내구성이 뛰어나지 않아 정품보다 빛이나 열에 약하다”며 “용기 차이에 따른 보존력을 고려해 샘플 사용기한을 정품보다 짧게 책정한 제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이나 에이블씨엔씨는 본품과 샘플의 사용기한 표기에 차이를 두고 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과학적 타당성을 근거로 정품과 샘플의 사용기한을 다르게 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품질 차이는 없지만 용기 차이에서 비롯된 변질이 정품보다 못한 샘플을 만들 가능성은 있겠다. 작년 4월부터는 샘플 화장품과 10ml 또는 10g 이하 소용량 화장품에도 사용기한과 제조번호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법이 바뀐 상태다. 샘플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이를 꼭 확인하고 되도록 빨리 사용해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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