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도 좋은 여행

조회수 2018. 2. 22.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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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을 다녀온 여자들이 직접 추천하는 여행지 by W korea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면? 여자 혼자 여행 떠나는 것도 무섭거나 외로운 일만은 아니라는 걸 발견할 때다. 



혼자 여행을 다녀온 여성 6인에게 물었다.



여자 혼자 떠나도 괜찮은 여행지는 어디예요?




일본 교토 : 김나나 (29cm 디렉터)
여자 혼자라도 이 도시가 좋았던 이유는?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는데 일상에서 벗어나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여행의 특권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교토다. 옛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여 혼자라도 지루하지 않으며, 쭉 뻗은 가모 가와 강을 따라 보이는 풍경은 쓸쓸함보다는 푸근함을 준다. 얕은 담 넘어 주인이 누굴지 상상해보게 되는 개성 넘치는 집들, 낡았지만 정감가는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 골목 끝까지 펼쳐져 있다. 고유명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교토 야채를 재료로 한 음식을 즐기는 일 또한 즐거웠다.


여행 기간은 얼마 동안이었고 주로 뭘 하며 보냈나?

10일, 골목길을 산책하고 교토의 가정식이라고 할 수 있는 '오반자이' 집을 투어했다.


숙소는 어디였나? 이 도시에서의 숙박에 대해 팁을 준다면?

햐쿠만벤 크로스 게스트하우스. 교토 관련한 블로그를 보다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네 '이치조지' 근처이기도 하고, 무척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평에 선택하게 되었다. 꽤 장기간인 열흘 동안 지낼 예정이라 호텔보다는 저렴하면서 깨끗하고 조용한 곳 위주로 알아보았다. 도시가 크지 않으니 위치보다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숙소의 조건 속에서 조율해도 좋을 것 같다. 여행 기간이 짧다면 인근 도시로 이동하기도 편하고 거의 모든 대중교통노선이 관통하며 메인 거리라 할 수 있는 기온 근처로 잡아도 좋을 것이다.

평소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과 이 도시는 어땠나?

현지인이 자주 가는 동네 맛집과 멋집을 구경하며 그곳의 삶을 경험해보는 걸 좋아한다. 교토는 우리나라 경주처럼 일본 내에서도 수학여행지로 유명한 곳이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지만 그곳이 시장이든 유명한 관광지든 동네 골목길이든 항상 깨끗하고 단정한 느낌.


혼자 가도 좋았던 장소 몇 군데?

일본 내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케이분샤'라는 서점은 그릇, CD, 문구류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다. 일행이 있다면 그런 느긋함과 여유를 부릴 수 없었을 것이다.


혼자라서 위험했거나 아쉬웠거나 외로웠던 순간은 없었나?

읽을 책 한 권을 챙겨가지 않았던 사실 이 아쉬웠다. 사실 교토처럼 책 읽기 좋은 여행지도 없는데 말이다.


‘여기는 절대로 혼자 가지 마라’ 하는 여행지가 있다면?

뉴욕. 혼자서 2주간 다녀오고 출장으로 한번 더 갔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들처럼 죽이 잘 맞는 여자 친구들과 함께 흥 넘치고 호들갑스럽게 맛과 멋에 취했어야 하는데!


포르투갈 리스본 : 강미승(여행 칼럼니스트)
여자 혼자라도 이 도시가 좋았던 이유는?

솔로 여행자에게 행복의 적정 수준을 제공하는 도시다. 모든 게 적재 적소에 놓인 듯하다. 여느 유럽의 때깔보다 한층 해맑게 빛나는 햇살, 적 당히 말을 거는 남자들의 수작,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만 하는 골목길, 1 일 코스로 변방 도시를 들르는 재미, 한국이 완벽히 잊혀지는 해방감, 좁 은 언덕을 툴툴 오르는 트램의 낭만, 혼자 놀아도 결코 외롭지 않은 바와 클럽.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의 도시랄까.


여행 기간은 얼마 동안이었고 주로 뭘 하며 보냈나? 

포르투갈-모로코-스페인의 세 나라를 찍고 돌아오는 2주 일정이었 다. 리스본에선 주로 어슬렁거리는 산책이 전부였다. 마치 동네 사람처럼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기도 하고, 문득 거리 아티스트와 만나 클럽에서 뒤엉킨(!) 나를 발견하곤 했다.


숙소는 어디였나? 이 도시에서의 숙박에 대해 팁을 준다면? 

포르투갈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호스텔의 갑으로 통하는 숙소가 많 다. 무엇보다 여행한 사람이 만든 듯한 편의(침대 층간 높이 및 사이즈, 개인형 플러그 코드 장착, 자체 무료 투어 등)와 왜 호텔을 가야만 하는지 의문이 나는 부티크형 호스텔이 많기 때문. 리스본에 숙소를 잡고 신트 라와 포르투를 1일 코스로 여행했던 이유도, 위의 두 요소를 충족하는 숙 소 리스본 라운지 호스텔이 한몫했다. 여행의 첫날은 거의 무조건 도미 토리 룸에 묵는 습관이 있는데, 8인실이 동네 운동장처럼 넓다. 여행자에 게 낯선 집이 될 수밖에 없는 호스텔에서 환영받는 기분도 황홀했다.

평소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과 이 도시는 어땠나? 

무계획으로 떠났다가 현지인을 만나는 우연으로 일관한 여행을 좋아 한다. 포르투갈, 게다가 리스본에선 관광 명소랄 곳이 없다는 점이 더 신 선하고 호쾌했다.


혼자라서 아쉬웠거나 외로웠던 순간은 없었나? 

바이후 알투 지구는 낮과 밤이 야누스처럼 변하는 동네다. 특히 이곳의 밤은 극락이다. 클럽과 바, 파두하우스 등이 집결된 거리는 안과 밖 모 두 선남선녀의 수다와 음악 소리로 가득하다.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면 실내로 진입해 몸 좀 흔들어주다가 그냥 쓱 나와도 아무도 모른다. 혼자가도 친구가 생기는 특유의 DNA 가 있는 장소다.


위험했던 순간은?

신트라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고 리스본으로 돌아오던 날, 숙소 근처에서 그림 그리는 그리스 출신 야니스를 만났다. 함께 클럽과 파두하우스를 전전하며 상그리아가 한두 잔 넘어갈 때, 그가 내게 말했다. “One Woman, One Love, One Life.” 여행 최고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여기는 절대로 혼자 가지 마라’ 하는 여행지가 있다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 합승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4~5명 정원이 차야 출발하는 시스템인데, 이 기사와 협상하는 게 나라를 구하는 일만큼 힘들다. 운이 나쁘면 정원이 차기를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할 때도 많다.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 : 나지언(프리랜스 에디터)
여자 혼자라도 이 도시가 좋았던 이유는? 

이 섬에서 영화 <브로큰 임브레이스>를 찍은 페드로 알모도 바르는 이렇게 말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섬 같습니다.” 주제 사라마구가 여기에 머물면서 걸작 소설을 써냈다. 이보다 더 설명이 필요한가?


여행 기간은 얼마 동안이었고 주로 뭘 하며 보냈나? 

하루는 <브로큰 임브레이스>의 촬영 장소이자 초현실적인 지구 그 자체인, 초록색 호수 엘 골포, 검은색 포도밭 라 게리아 등을 돌아다녔다. 나머지 이틀은 거리와 해변을 유령처럼 어슬렁거렸다.


숙소는 어디였나? 이 도시에서의 숙박에 대해 팁을 준다면? 

부엌과 거실, 발코니가 있고 침대 2개가 있는 푸에르토 델 카르멘 지역의 호텔이 1박에 33유로였다. 란사로테의 호텔들은 스파 시설과 수영장과 부엌을 모두 갖추고 있고 저렴하다.


평소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과 이 도시는 어땠나? 

서울의 물질주의자로서 보통은 (뭔가를 잔뜩 살 수 있는) 도시 여행을 선호한다. 이 도시에서는 살 게 포도주밖에 없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화산지대로 섬 전체가 화성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혼자라서 위험했거나 외로웠던 순간은 없었나? 

낙타 트레킹을 할 때 엉덩이가 정말 아팠는데, 그 얘기를 낄낄거리며 공유할 사람이 없어 순간적으로 외로웠다.


‘여기는 절대로 혼자 가지 마라’ 하는 여행지가 있다면? 

러시아 모스크바. 간판도 읽을 수 없고 말도 안 통해 옆에 친구라도 없으면 러시아 경찰에게 끌려가 총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올 것 같다.

Credit

에디터 황선우

출처 W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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