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행복한 사람들도 바람을 피울까?

조회수 2019. 12. 30. 16: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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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을 살면서도 불륜이라니 대체 무슨 일일까

결혼 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데도 불륜을 저지를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우리 문화는 누구의 잘못도 없이 외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관계를 탓할 수 없을 때는 개인을 탓한다. 임상 문헌들은 바람피운 사람의 유형을 분류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불륜을 한 사람들은
죄인 아니면 병인 것일까?

그렇다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비정상인 것은 아닐까?

마치 성격이 언제나 상황을 이기는 것처럼 말이다. 종교적 언어는 심리학 용어로 대체되었고, 죄는 질병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우리는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 우리는 아픈 사람들이다. 속죄하는 것이 진단명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훨씬 쉬운데 말이다.

외도의 문제를 찾고
상담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사랑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방법일까?

그러므로 상담의 목표는 애초에 외도를 일으킨 문제를 찾아내고 치료하여 커플이 면역 접종 증명서를 손에 들고 떠날 수 있도록 하 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해결식 접근법으로 정말 사랑의 한계와 복잡성을 무력화할 수 있을까?


외도가 자기 발견의 한 형태이자
새로운 정체성의 추구라는
가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여기, 새로운 가설이 있다. 외도는 자기 발견의 한 형태이자 새로운(또는 잃어버린) 정체성의 추구라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외도를 문제의 증상이 아니라 성장과 탐구, 변화를 수반하는 경험의 확장으로 묘사한다. 


외도가 자기 발견이라고?
웃기는 소리 하네!

“경험의 확장?!”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기 발견이라고? 웃기는 소리 하네! 그래, 고속도로 옆에 있는 모텔에서 놀 아난다는 표현보다 고상하네. 하지만 아무리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고 싶어도 바람은 바람이야! 잔인하고, 이기적이고, 부정 직하고, 폭력적인 행동이라고.” 실제로 배신당한 사람에게는 그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바람피운 사람에게
외도는 어떤 의미였을까?

바람 피우는 사람이
가장 매료되는 타자는
'새로운 자신'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갈구할 때 외면하는 대상이 파트 너가 아니라 나 자신일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다른 사랑을 찾는다기보다는 또 다른 자신을 찾고 있다. 멕시코의 문학가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는 에로티시즘이 타자성에 대한 갈망 이라고 말한다. 많은 경우 바람피우는 사람이 가장 매료되는 ‘타자’는 새로운 애인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이다.


비밀로 감싸져 있는
상상력의 세계

외도라는 평행우주는 일상생활의 의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상화되거나 삶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 주겠다는 약속으로 물들기 쉽다. 어떤 이들에게 불륜은 가능성의 세계, 자기 자신을 다시 상상하고 만들수 있는 대안현실이다. 하지만 그 세계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 세계가 비밀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잘 살고 있는 것일까?
계속되는 의심과
몰아치는
살아 보지 못한 삶의 유혹

살아 보지 못한 삶의 유혹 새로운 자신에 대한 탐구는 외도 서사의 강력한 주제 중 하나다. 저명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은 이렇게 말한다.


현대의 삶에는 “늘 의심이 있다. … 내가 거짓이거나 실수인 삶을 사는 건 아닌지, 엄청나게 중요한 무언가를 간 과하고, 놓치고, 무시하고, 시도해 보지 않고, 탐구해 보지 않 은 건 아닌지, 진실한 나를 위해 마땅히 다해야 할 의무를 다 하지 않은 건 아닌지, 여태까지 경험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 류의 행복을 누릴 기회를 제때 붙잡지 않은 건 아닌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산다면 그 기회가 영영 사라지는 건 아닌지 하는 의심 말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역할에 갇혀 버렸고
호기심은 영원히 남는다

어렸을 때 우리에게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어른이 된 우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역할, 또는 우리가 선택한 역할에 갇혔다고 느낄 때가 많다. 파트너를 선택할 때 우리는 하나의 이야기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호기심은 영원히 남는다. 내가 들어갈 수 있었던 다른 이야기는 무엇일까? 

외도는 이 다른 삶을 보여주는 창문이 되어 그 안의 낯선 사람을 엿보게 해 준다.
그러므로 병이나 기능 장애의 측면에서만 외도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 커플에게 어떤 나쁜 결과가 발생했는지뿐만 아니라, 규칙을 위반하는 경험에 어떤 감정이 공명하고 있는지에도 신중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 도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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