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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생계형 변호사, 강제로 공짜 알바 뛴 사연!

조회수 2020. 7. 8.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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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계의 복대리인을 아시나요?
출처: 드라마 '하이에나'

100년→8년→5년.


이 땅에 최초의 변호사가 탄생했던 1906년 이후

변호사가 1만 명씩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이라고 해요.

2020 변호사 3만 명 시대,

요즘엔 AI를 기반으로 법률 자문을 해주는 서비스도 생기고  변호사 도움 없이도 척척 재판하는 ‘셀프 소송’도 늘어나 일감은 점점 줄어들고 수임료는 반토막이 되었다고 합니다.

30년 전에는 이름 석 자 커다랗게 적은 간판을 걸어놓은 채 그저 사무실에서 고상하게 난이나 닦고 있어도 세상 억울한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왔을지 모르지만 요즘 같은 때에 개업 변호사가 그러고 있다면? 그는 30일 뒤 자기가 키운 난처럼 빼빼 마른 채 사무실 바닥을 기어 다니게 될 거다.
_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오늘도 쾌변> 중에서

이러한 각자도생의 시대,

젊은 변호사들은 인터넷에서 상담을 하며 고객을 끌어모으거나  ‘복대리인’ 자리를 구하기도 한다고 해요. 

복대리인이란, 대리인이 선임한 대리인.

그러니까 변호사가 다른 일정으로 해당 재판에 직접 출석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혹은 재판이 너무 먼 법원에서 진행되어 직접 출석하기엔 시간 지출이 너무 클 때 대신 선임하는 변호사를 말해요. 


물론 복대리도 공짜는 아니라서 적절히 협의한 비용이 지불되지요. 보통은 약 10만~15만 원 선.

어찌 보면 복대리는 변호사계의 알바인 셈이에요.


여기, 

서초동을 맴돌며 9년째 막내 생활 중인

생계형 변호사 박 모씨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별 친하지도 않은 고참에게 복대리 ‘의뢰’도 아닌 ‘지시’를 받게 됩니다. 

가장 전투력이 미약한, 늙은 막내인 죄로 말이죠. 

그것도 지인 찬스를 활용한 공짜 복대리로요. 

알바에도 도가 있거늘

복대리인의 도는 이래도 되는 걸까?


할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법정 가서

잠깐 앉았다 오면 된다는 식이었으나

실제로 가보니 1분도 되지 않아 거짓말임이 밝혀졌죠.

그는 판사에게 호된 꾸지람을 당하고야 맙니다.

판사(이하 판): 복대리인이시라고요?
복대리인(이하 복): 예? 예…….

판: 지난 기일에 분명 본대리인이 나와서 주장 정리하기로 했는데 복대리인은 이 사건 숙지되셨나요?
복: 에…… 그게…… 그러니까 제가 오늘 급히 복대리 선임이 되는 바람에…….

이쯤 되면 슬슬 판사의 목소리가 격앙되고 짜증이 섞여나기 시작한다.

판: 증거신청이나 입증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복: 그…… 저희는 변론 종결을 구하는 입장입니다만…….

판: 지금 상태로 종결 못하겠는데요.
복: 아…… 그럼…… 저…… 한 기일만 더 속행해주시면…….

판: 이게 벌써 몇 번째인가요. 이 사건 변론 준비가 불성실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기일에는 반드시 본대리인이 출석하셔야 할 겁니다.
복: 네…….

_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오늘도 쾌변> 중에서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서 남 대신 얻어먹은 욕 탓에 녹색 이슬과 점심을 함께한 박 모 변호사.

잘 맞지도 않는 이 바닥 생활 때려치울까 하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으나, 때마침 도착한 문자메시지에 그냥 생각을 때려치웠다고 하네요. 

고객님의 대출원리금이
오늘 결제될 예정입니다.
늘 저희 은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오늘도 쾌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에피소드입니다.


매일같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걱정하지만,

어쨌거나 생계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며

나름의 유쾌함으로 똑같은 일상을 견디고 사는 변호사의 모습은 여느 30~40대 직장인과 다르지 않은데요. 


직장인과 자영업자 사이,

승진 없는 직장이라 다행이라며 정신 승리하는 모습은

심지어 짠하기까지 합니다 .


변호사 존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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