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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클라인, 마크 제이콥스, 톰 포드가 단골이었던 고물상

조회수 2020. 4. 15.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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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할머니가 알려주는 패션 이야기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퍼스트레이디 의상을 가장 많이 담당한 오스카 드 라 렌타를 비롯해 캘빈 클라인, DKNY를 설립한 도나 카렌, 마크 제이콥스, 구찌의 실장을 지낸 톰 포드 등이 이곳의 단골 디자이너였다. 



영화배우로는 안젤리나 졸리의 코디네이터가 단골. 스튜디오라고 해야할까, 고물상이라고 해야할까, 이곳을 자주 찾았다. 

출처: 톰 포드

고물에 미친 남자

그의 이름은 프랑코 이아카시. 밀라노의 종로와 밀라노의 인사동이 만나는 사키거리 3번지에 그의 창고 겸 스튜디오가 있다. 그곳에는 200년 전의 의상과 단추에서부터 100년 전의 장갑, 핸드백, 양산, 베르사체나 돌체앤가바나의 액세서리, 구두, 핸드백, 직물, 그리고 엣날 패션 잡지와 직물 정보지 등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고물이자 보물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로로피아나와의 인연

프랑코 이아카시는 1960년대 말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학생운동을 하다 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현대 미술품을 다루는 화랑을 열었다. 이후 고서점을 운영했는데, 이때 세계적인 캐시미어 회사인 로로피아나의 사장 세르지오와 인연을 맺는다. 


1970년대 말, 세르지오가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의상과 역사에 관한 연구를 그에게 의뢰해왔다. 프랑코는 이때 의뢰받은 연구를 진행하다가 그만 옛날 의상과 사랑에 빠져 패션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 후, 전시는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고물상 창고의 이름
빈티지

이때부터 그는 낡은 물건 사냥에 나섰다. 파리와 제네바, 리옹 등지를 순회하며 오래된 레이스와 단추와 특수 직물 등 과거 문화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모두 표적으로 삼았다. 이렇게 빠져든 과거로의 여행은 어느새 그의 삶이 되었고, 1984년에 지금의 장소를 빌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스튜디오에 붙인 이름이 '빈티지'였다. 패션 하우스의 역사가 짧아 자신의 스튜디오에 오래된 자료가 없는 미국의 디자이너나 이탈리아에서 각광받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프랑코 이아카시의 소문을 듣고는 문턱이 닳도록 이곳을 드나들었다.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이 곳을 들리는 이유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짧게는 1년 전, 길게는 200년 전의 자료를 이 스튜디오에서 구입해 당대의 감성에 맞게 재창조한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으로, 복잡한 스타일 다음엔 단순한 것이 나오고, 현대적인 디자인 다음엔 고전적인 것이, 로맨틱 스타일이 유행한 후엔 극단의 미니멀리즘이 나오게 마련이다. 

과거 없는 현재나 미래는 없다. 패션은 예술이 아니다. 인간의 신체 위에 걸치는 기술일 뿐. 

*빈티지

빈티지는 원래 와인의 생산 연도를 뜻한다. 하지만 오래된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는 등식이 생기면서 이제는 '빈티지'하면 낡아서 좋은 것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즉, 빈티지 패션은 오래된 느낌과 독특한 멋을 풍기는 것을 가리킨다. 

위 포스트는 밀라논나 장명숙 님의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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