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불-바람-물? 람보르기니에서 현대자동차까지, 욕망의 자동차 네이밍 전략

조회수 2019. 3. 21. 13: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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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그럴듯한데 뜻을 감지하기 쉽지 않았던 자동차 네이밍 세계, 이유가 있다.
출처: 캡틴 플래닛_유튜브 영상 캡처
땅, 불, 바람, 물, 마음...
다섯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출처: 캡틴 플래닛_유튜브 영상 캡처

그 뒤 가사가 자동재생 된다면 당신의 나이는 아마도 8N년, 삼십대 중반. 결혼은... 아,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다섯 가지 요소처럼, 자동차 업계에도 브랜딩을 굳건히 하고자 하는 네이밍이 존재한다.


그 이름이 거의 "땅, 불, 바람, 물, 마음..." 수준이다. 어떻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렇게 큰네이밍을 사용하게 되었을까? 이름은 그럴듯 한데 뜻을 감지하기 쉽지 않았던 자동차 네이밍의 세계. 하나씩 알아보자.


브랜드 네이밍에 패밀리 보이스(Family Voice)가 있다. 한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의 이름에 공통점을 부여하는 전략. 동일한 정체성 아래 개발한 브랜드임을 언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전략은 새로운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의 후광 효과를 발판으로 시장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합이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로 존재감을 한껏 높일 수 있다.



우리는 싸움소다!

람보르기니
앰블럼에서 이름까지,
투우-소싸움 시리즈
출처: 람보르기니 우루스

자동차업계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패밀리 보이스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람보르기니의 ‘투우’ 시리즈다.  


우루스(Urus), 우라칸(Huracan), 아벤타도르(Aventador), 가야르도 (Gallardo), 무르시엘라고 (Murcielago) 등 모두 사람들의 피를 뜨겁게 달구었던 투우, 즉 싸움소의 이름이다.



무역풍 지역풍 모래폭풍
지구의 바람은 다 내 것

폭스바겐 폴로 시리즈
출처: 폭스바겐 골프 GTI

또 다른 예로 폭스바겐의 ‘바람’ 시리즈가 있다. 골프(golf)와 폴로(polo)가 스포츠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대서양 연안 지역 걸프 스트림(Gulf Stream)의 독일식 표기가 골프다.


출처: 위기백과. 멕시코 만류(걸프 스트림)

폴로는 북극에서 불어오는 강하고 찬 바람을 뜻한다. 제타(Zetta) 는 제트기류(Jet Stream), 파사트(Passat)는 무역풍, 보라(Bora)는 아드리아해 연안의 지역풍, 시로코 (Siroco)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이탈리아로 부는 모래폭풍을 각각 의미한다.



모든 왕관은 우리의 것!
그러나 쓸 만한 왕관이 별로 없네

토요타의 패밀리 네임
'왕관'을 벗은 이유
출처: 토요타 공식 홈페이지. 캠리

토요타(Toyota)에도 알파벳 C로 시작하는 ‘왕관’ 시리즈가 있다. 코로나(Corona)와 코롤라(Corola)는 라틴어로 왕관이란 뜻이다. 캠리(Camly)는 일본어로 왕관을 의미하는 ‘칸무리’에서 유래했다.


출처: 사진 출처: 위키백과
출처: 토요타의 모델들_토요타 공식 홈페이지

토요타의 아발론(Avalon)은 고대 켈트 신화 속 지명으로, 아서 왕이 전투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러 간 낙원이다. 바람이나 왕관을 의미하는 단어의 풀(pool)은 너무나 좁다. 그 좁은 풀에서 상표로서 안전하고, 자동차 이름의 음성학적 조건을 갖춘 단어를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패밀리 보이스의 주제는 폭이 너무 좁지 않아야 한다.



미국 멕시코
전 세계 아름다운 휴양도시를
다 돌거야!

현대자동차 SUV의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 , 코나
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투싼

현대자동차의 SUV도 좋은 예다. 현대자동차 SUV 라인의 패밀리 보이스는 ‘여행’이다.


출처: 미국의 투싼. 위키백과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는 모두 유명한 휴양지 이름. 투싼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도시,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주의 주도, 베라크루즈는 멕시코 해안의 휴양도시 이름에서 유래했다.


출처: 현대차 영문 공식홈페이지. 코나

가장 최근에 출시한 소형 SUV 코나(KONA) 역시 이 패밀리 보이스를 따르면서 자신만의 특징을 표현했다. 코나는 하와이에 위치한 휴양지로, 세계적인 커피 생산지다.


여행이라는 패밀리 보이스에 딱 어울리는 지명이다. 또 파열음인 ‘K’로 시작하기 때문에 SUV 특유의 파워풀한 느낌이 있고, 기분 좋은 진동이 있는 양성 모음 ‘O, A’로 구성되었다. 무겁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기는 음성 모음과 달리 양성 모음은 가볍고 밝은 이미지를 풍기므로, 소형 SUV 네이밍을 위한 언어적 요소로 적절하다.



기업의 패밀리 보이스
주의 사항은?

투우, 바람, 왕관, 여행 등은 모두 그 기업 브랜드가 견지하는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는 신중하고 주의 깊게 결정해야 한다.


출처: 폭스바겐 공식 홈페이지. 티구안

둘째, 지속 가능한 주제여야 한다. 이제 폭스바겐과 토요타는 더 이상 패밀리 보이스를 따르지 않는다. 폭스바겐의 티구안(Tiguan)은 ‘타이거(tiger)’와 ‘이구아나(iguana)’를 조합한 이름인데, 2007년 무려 35만 명이 참여한 공모를 통해 결정되었다.


셋째, 패밀리 보이스의 적용 기준이 있어야 한다. 패밀리 보이스를 따랐다는 것은 기존 브랜드와 동일한 카테고리임을 스스로 밝히는 것이다. 즉,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공유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신뢰를 줄 수 있지만, 혁신적인 이미지는 전달하기 어렵다. 브랜드 카테고리, 철학,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추구한다면 패밀리 보이스를 따라서는 안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항상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보여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신념이다. 다른 주요 자동차 기업들도 비슷한 원칙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업계의 패밀리 룩(Family Look)은 유명하다.

현대자동차 ‘Fluid Sculpture’나 렉서스 ‘L-피네스’처럼 디자인 철학을 정립하고, BMW ‘키드니 그릴’ 같은 디자인 공통 요소를 적용해 패밀리 룩을 완성한다. 패밀리 보이스도 그래야 한다. 자신만의 철학, 자신만의 목소리, 자신만의 전략을 담아 그 브랜드의 목소리로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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