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자살까지 한 남자의 이야기

조회수 2021. 2. 22. 10:2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유럽 전역을 휩쓴 18세기 최고의 미디어 스캔들'
『젊은 베르터의 고통』이 지금까지도 사랑 받는 이유!
베르터라는 이름의 한 젊고
감수성이 풍부한 남성이
약혼자가 있는 여인 로테를 짝사랑하다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것

이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고전 소설 『젊은 베르터의 고통』의 줄거리이다. 너무나 간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줄거리이지만 이는 ‘유럽 전역을 휩쓴 18세기 최고의 미디어 스캔들’이라 불릴 만큼 당시 독자들은 이 소설에 열광했다.


특히 젊은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는데, 남성들은 베르터의 복장을 흉내 내 황동 단추가 달린 파란 셔츠와 노란색 조끼를 입고 갈색 장화를 신었으며, 소설을 모티브로 한 향수와 찻잔 세트까지 만들어졌다.


그들은 베르터의 의식주를 흉내 내는 것도 모자라 그를 따라 자살에 이르기까지 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의 자살을 모방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사회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괴테는 책의 개정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추가했다.

사랑스러운 영혼이여, 너는 눈물을 흘리고, 그를 사랑한다. 너는 그의 기억을 굴욕감으로부터 구한다.

보라, 그의 넋이 그의 동굴에서 네게 손짓하는구나. 남자가 되어라. 그리고 나를 따르지 말라고.

이를 이해하기 쉽게 해석한다면 다음과 같다.

독자들의 사랑스러운 영혼이 베르터를 이해해주고, 그를 위해 눈물 흘려주기에 베르터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그에게 더 이상 굴욕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을 떠난 그의 넋이 당신에게 손짓하며 말한다. 나처럼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말고 남자답게 이겨내라고!

※주의※
베르터를 따라 자살하지 마시오!

괴테는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문학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주며 동시에 숨긴다

괴테는 새로운 서문을 통해 이 문제를 다시 문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보려 시도했다. 그러나 이를 지극히 ‘문학적’으로 표현한 결과, 아름답기는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거의 알아차릴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온갖 막장 연애 이야기에 익숙해진 현대의 젊은 독자가 250여 년 전에 쓰인, 짝사랑에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재밌게 느낀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현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는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이루지 못할 사랑에 힘겨워하는 이들을 위해, 대신 눈물을 흘려주는 베르터를 만날 준비가 되었는가?


“고전을 올바로 이해하고 즐기는 것은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

즉 우리가 ‘해석’이라 부르는

세심한 독서와 성찰로부터 시작된다.”



-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홍진호 교수



때로는 한 권의 책이
삶을 바꾸기도 한다

▲이미지 Click! 도서 자세히 보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