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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비혼 선언'을 들은 부모님의 현실 반응은?

조회수 2021. 1. 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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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녀 4명 중, 1명 비혼 선택.

‘딸의 비혼 선언’을 들은
부모님의 현실 반응은?

출처: SBS 스페셜
딸의 비혼을 ‘반대하는 아빠’
유감스럽죠, 내 딸이 저렇게 얘기한다는 자체가.

방탄소년단처럼 젊은 친구가 나타나서 한 마디로 재력도 있고, 잘생기고 잘 나가는 신랑감이 딸에게 프러포즈를 한다면 딸은 결혼한다고 봐요.

비혼을 선택하면 내 자식의 인생 방향은 반드시 틀어질 거예요.
SBS 스페셜
딸의 비혼을 ‘지지하는 엄마’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저도 딸과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여자들은 다 집에서 살림하고 그런 줄 알고 살았죠. 만약 임신을 하지 않았다면 남편이 아니라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고, 제 꿈을 찾았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자기 이름을 걸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누구 딸이 아닌 그냥 ‘오화진’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사는데 아프면 어떡하지?

평소와 같았던 어느 오후, 책상 위의 핸드폰이 울렸다. 검은 화면에 ‘아빠’라고 떴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받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 아빠가 조심스레 말했다.


"놀라지 말고 들어라, 너희 엄마 위암이란다. 큰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그 전화 이후, 우리 가족의 일상은 많이 달라졌다. 아빠는 곧장 사표를 내고 엄마의 간병에 모든 시간을 쏟았다. 제대로 된 요리라곤 생전 해본적도 없었던 아빠가 온갖 조리 도구와 재료를 사들이고 암 환자용 식사를 만들겠다며 고군분투했다.


“민정아,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하지 않겠나?” 

‘집 있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된다.’라며 나를 지지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아빠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앞으로 혼자 살아갈 내가 걱정됐는지 수시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빈말이라도 할 만한데, 결혼 생각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내 소신이 뚜렷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엄마가 결혼을 해서 암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결혼을 해서, 그러다 나를 낳아서, 나를 키우느라 온갖 일을 해서, 그렇게 먹고사는 데만 신경 써서, 그런 엄마를 내가 너무 미워해서, 가슴이 너무 아파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위암이 찾아온 게 아닐까. 그런 의심 속에서 “그래, 한번 해볼게”라고 대답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편으로 나도 내가 걱정이 된다. 혼자 사는데 아프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은 좀 더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내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가족이 없다면 간병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국가가 해줘야 한다. 혼자 살다가 아프다고 그냥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 


비혼에게도, 아니 비혼이기에
더욱 필요한 가족계획!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면 아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육아의 고충부터 엄마로서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가족계획에 이르기까지. 대화 속에는 지금 이들이 어떤 삶을 꿈꾸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에 비해서 내가 나의 가족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조금 단조롭다.


지금 혼자 사는 것이 만족스럽긴 한데, 나중에 마음 맞는 친구랑 같이 살아 보는 건 어떨까. 고양이는 계속 두 마리인 것이 좋을까? 아빠는 혼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지금 내 가족은 누구일까. ‘가족’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문득 비혼에게도 가족계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비혼이기 때문에 가족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도 밖의 새로운 가족을 꾸려야 하니까. 세상이 가르쳐 주지 않은 길로 가야 하니까. 집과 돈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절대 잘 살아갈 수 없다. 1인 가구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불안한 주거권도 빈곤한 경제력도 아닌 사회적 고립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비혼 생활을 위해서는 ‘혼자 살기’의 능력만 키우는 게 능사가 아니다. ‘함께 살기’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중요하다. 비혼이라고 말하는 것이, 단순히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연대 선언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집 마련부터 내 마음 정리까지!’


여성의 지속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비혼 일상기


반려자 대신, 두 마리 반려묘와 살아가는

‘1인2묘 가구’의 여성 공감 에세이

『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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