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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에게 아빠가 처음으로 한 말은?

조회수 2020. 12. 18.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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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라는 헤드라인은 거부한다!
출처: Youtube 사유리TV
‘미혼모’가 아니라
‘비혼모’입니다만

지난달 11월, 방송인 사유리 씨가 비혼 출산을 밝히면서 결혼관에 대한 논의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비혼모’의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에 적잖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듯하지만, 지금까지 ‘결혼하는 것/하지 않는 것’ 사이에 이분법적 선택지만 있는 것처럼 보였던 구도에 조금씩 균열이 가는 모습도 보인다. 


사유리 씨의 출산을 계기로 결혼하지 않고 사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드디어 조명되기 시작했다며 반가워하는 환영의 목소리들도 이어지고 있다.

“비난받는 게 당연해요. 저도 이 방법밖에 없어서 그런 거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 게 최고의 행복이고, 아기를 생각한다면 아빠가 있는 게 제일 좋겠죠. 낙태수술을 하는 게 여자의 권리라면, 출산도 여자의 권리가 아닐까요?” _ 사유리

출처: Youtube 사유리TV
딸의 자발적 비혼모 선택에 대한
아빠의 한 마디는?

사유리는 그녀의 임신 소식을 가장 먼저 엄마에게 말했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아빠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다. 고심 끝에 그녀의 엄마는 남편에게 편지로 딸의 임신소식을 전했지만 아빠는 답이 없었다. 


결국 그녀의 엄마가 직접 물어본 후에야 아빠는 한 마디를 했다. “상관없어, 신경 안 써” 엄마는 남편의 무심한 반응에 화가 나 “딸인데 왜 신경 안 쓰냐, 왜 상관없다고 말하냐?”고 물었다. 그제야 아빠는 속내를 밝혔다. “사유리만 안 죽으면 상관없어, 사유리가 행복하면 신경 안 써.”


제도 밖의 새로운 가족을 꾸려야 하니까!
비혼이기에 더 필요한 '가족계획'

“너희는 아이 더 안 낳을 거야?”

“응. 한 명 이상은 너무 힘들 거 같아서. 너는?”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면 아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육아의 고충부터 엄마로서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가족계획에 이르기까지. 대화 속에는 지금 이들이 어떤 삶을 꿈꾸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에 비해서 내가 나의 가족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조금 단조롭다.


“넌 정말 결혼 안 하게?”

“응.”

“고양이들은 잘 있고?”

“응. 개미는 여전히 작고 라쿤은 사람을 너무 좋아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 혼자 사는 것이 만족스럽긴 한데, 나중에 마음 맞는 친구랑 같이 살아 보는 건 또 어떨까. 함께 살 정도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고양이는 계속 두 마리인 것이 좋을까. 아빠는 혼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지금 내 가족은 누구일까…. ‘가족’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문득 비혼에게도 가족계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비혼이기 때문에 가족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도 밖의 새로운 가족을 꾸려야 하니까. 세상이 가르쳐 주지 않은 길로 가야 하니까.


‘혼자 살기’의 능력만큼 중요한
‘함께 살기’에 대한 고민

집과 돈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절대 잘 살아갈 수 없다. 1인 가구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불안한 주거권도 빈곤한 경제력도 아닌 사회적 고립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비혼 생활을 위해서는 ‘혼자 살기’의 능력만 키우는 게 능사가 아니다. ‘함께 살기’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중요하다. 비혼이라고 말하는 것이, 단순히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연대 선언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세상의 비혼들은 어떻게 먹고, 어떻게 돈을 모으고, 어떻게 인간관계를 이어 가는 걸까? 다행히 요즘엔 비혼에 관한 책이나 콘텐츠가 부쩍 늘어서 고맙고도 반갑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롤모델은 턱없이 부족하다. 내 브이로그 댓글에도 비슷한 고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서 답답해요.”

“우리끼리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여성단체 기반의 비혼 모임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최근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모임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정말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좀 더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 비혼을 디폴트로 두고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공간 말이다.


그런 상상을 하며 가족계획을 짜기 위해 노트를 펼쳤다. 새하얀 노트를 보니 막막해진다. 인생이란 것이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꾸준히 계획을 세우고 수정해 나갈 생각이다. 가족계획이 필요하다고 알게 된 것만으로도 분명 내 삶은 확장하고 있음을 느끼기에.


‘임시의 삶’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비혼 라이프’

〈내 집 마련 분투기〉 〈30대 비혼 프리랜서의 일상〉 등 유튜브에서 비혼 라이프를 보여 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1인2묘 가구’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비혼 생활자 중 한 명이다. ‘1인2묘 가구’ 채널에는 내 집을 마련하고, 고양이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자신의 마음을 정비하는 기록들이 담겨 있는데, 이 궤적들이 모여 책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를 빚어냈다.

고독사라는 헤드라인은 거부한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반려자 대신, 두 마리 반려묘와 살아가는

1인2묘 가구의 여성 공감 에세이

<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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