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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SBS 간판 아나운서에게 퇴사 이유 물었더니!

조회수 2020. 11. 4. 13: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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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주는 사람 없으니 나라도 해야지. "가볍게 살아, 때로는 막 살아도 괜찮아"
8년차 SBS 간판 아나운서에게
퇴사 이유 물었더니!

『TV 동물농장』,『본격연예 한밤』,『씨네타운』등 SBS 간판 아나운서로 지난 7년간 종횡무진 활약해온 장예원 아나운서의 퇴사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의 퇴사 이유를 두고, 결혼 혹은 방송국과의 불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기사화될 만큼 세간의 관심이 주목됐다. 


2012년, 당시 지상파 3사를 통틀어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해 SBS 간판 아나운서로 큰 사랑을 받아온 그녀가 불현듯, 퇴사 소식을 전하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열세 살부터 간절히 바라온 아나운서
7년 후, 함께 무너진 몸과 마음

“당신의 마음은 안녕한가요?”

열세 살부터 간절히 바라던 아나운서가 된 이후 한동안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앞으로 내 꿈은 무엇일까?’, ‘이렇게 간절하게 또 꿈꿀 수 있을까?’ 제 복에 겨운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사춘기는 꽤 당황스러웠다.


재수를 결심한 이유도, 자기소개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쓰기 위해 도서관에 살았던 이유도, 모두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서였다. 오로지 단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는데, 그 꿈을 이루고 나니 불현듯 공허함이 찾아왔다.


아나운서 8년 차. 아직 못해본 게 더 많은데 쓸데없는 생각에 빠진 거라며 나의 오만함을 꾸짖어도 보고, 주어진 일을 해치우기에 바빠 휘몰아치는 고민을 미뤄두기도 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게 섣불렀던 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더 큰 파도가 밀려왔다.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만약 진짜 암이면 어떡하지. 왜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게 평소에 채소 좀 많이 먹을걸. 이대로 아나운서 생활도 끝나는 건가.


그때 나는 휴식이 절실했다. 몇 년째 네 다섯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니, 링거를 맞고 촬영하는 날이 늘었지만 아픈 줄도 몰랐다. 오히려 일거리가 하나라도 줄어들면 다른 프로그램도 없어질까 불안했고, 조급했다. 어리고 예쁜 후배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걸 보며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더 욕심을 냈다. 일이 없어서 힘들 바에 일 속에 파묻혀 쓰러지는 게 더 낫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해왔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더는 무리라는 몸의 신호를 무시할 수 없었고, 결국 5년간 진행하던 스포츠 뉴스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치열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잠깐 멈춰야 할 때였다. 몸에 혹이 생긴 건 알아차리지 못했어도 그보다 먼저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나를 돌보아야 했다.


누구 하나 말해주는
사람 없으니 나라도 해야지.

가볍게 살아,
때로는 막 살아도 괜찮아.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빨리 가는 게 괜찮은 인생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시간에 쫓겨 김밥으로 때우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꽤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일에 쫓겨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면서도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거라는 불변의 진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하고 되묻게 되는 날이 있었다. 밥벌이를 위해 하루를 살아내기도 버거운데 그 와중에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느니, 연애도 결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느니, 그 나이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채널을 돌릴 때마다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자니 소확행을 찾지 못한 나는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도 개미처럼 일하는 우리. 잘 살고 있는 건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며, 그게 도대체 뭐기에 서로서로 잘 살자고 혹은 나대신 너라도 제발 잘 살라고 이야기하는 걸까. 사람마다 각자 살아가는 목적과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니 좌절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일하며 행복을 찾고, 누군가는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저 각자의 인생을 즐기면 그만인 거다.


프리한 아나운서 장예원의

본격 시작 권장 에세이!


❝미쳤지, 내가 퇴사를 왜 해서!❞

<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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