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범죄 소굴이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한 사연?

조회수 2020. 7. 3. 09:3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김정후 지음
출처: Le Pont de la Tour 홈페이지
샤드 템스 지역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Le Pont de la Tour'

템스 강변, 전 영국 총리가 클린턴 전 미대통령을 대접한 곳으로 유명한 최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르 퐁 드 라 투르 (Le Pont de la Tour)’. 이 식당이 위치한 샤드 템스에는 세계적 셰프 제이미 올리버를 배출한 ‘리버 카페’, 런던 초고층 빌딩 ‘더 샤드’ 등 런던의 유명 맛집과 명소가 모여있다. 이곳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현지인들과 관광객으로 붐빈다. 맛과 멋을 아는 사람들이 모인 동네라고 평가받는 이곳은 한 때 버려진 물류창고가 모인 우범 지역이었다.  


쇠퇴하고 버려진 동네가
부촌으로 탈바꿈한 배경은?

런던은 15세기를 전후로 이미 수변 도시로서 명성과 부를 축적했다. 이중에서 ‘샤드 템스’는 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템스강 전체에서 가장 넓은 창고지대가 자리 잡은 무역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수천 명의 인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드나들던 샤드 템스도 빅토리아 시대를 지나며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다. 

강을 따라 늘어선 창고들은 생기를 잃고 화물 운송을 위해 설치된 대형 크레인들은 검붉게 녹슨 채로 곳곳에 방치되었다. 빈 창고에는 노숙자들과 범죄자들이 모여들었고 한때 영국의 번영을 상징했던 샤드 템스는 한순간에 최악의 범죄 소굴로 전락했다. 

샤드 템스, 아무도 찾지 않는 동네에서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1972년 샤드 템스에 자리한 마지막 창고가 문을 닫으며 샤드 템스 거리 전체가 문을 닫았다. 시민들이 찾지 않는 이곳에 모여든 건 다름 아닌 예술가들이었다. 예술가들에게 낡은 창고와 활력을 잃은 거리는 자유로운 창작의 원천이었다. 창고의 기본적인 평면인 정방향의 넓은 공간은 예술가들의 작업과 전시를 위해 안성맞춤이었고, 템스 강과 마주한 지리적 조건은 있는 그대로 작품의 일부로 활용하기에 적격이었다. 

낡은 창고에서 순식간에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탈바꿈한 샤드 템스에는 화가, 조각가, 사진가, 무용수, 공연가, 영화제작자, 수공예 장인들이 모여들었다. 불과 몇 년 만에 150명의 예술가가 모여든 샤드 템스는 어느덧 런던을 대표하는 예술촌으로 발돋움 하였다.


샤드 템스를 덮친 또 한 번의 비극

그러나 1979년 화재사고가 발생하며 예술가들의 터전이었던 샤드 템스는 다시 암흑기를 보내야했다. 화제 이후 낡은 창고가 거주와 작업 공간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1980년 전체 퇴거 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샤드 템스 일대에 예술가들이 입주해 활동한 기간은 10년이 되지 않을 정도 짧지만, 이곳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이 남긴 유산은 매우 컸다. 무엇보다 런던에서 쓸모 없는 장소로 전락한 샤드 템스 일대 산업유산의 잠재력을 일깨웠고, 런던 시민들에게 샤드 템스라는 장소를 매력적인 장소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세계적 디자이너 ‘콘랜’의 손에
새롭게 태어난 샤드 템스

샤드 템스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화재는 예술가들에게 큰 불행이었지만, 그 일대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기회가 되었다. 예술가들의 아지트이자 문화 공간으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샤드 템스는 영국의 사업가이자 디자이너인 테렌스 콘랜의 주도하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그가 주도한 ‘ 창고 중심 복합개발 ’ 덕분에 샤드 템스 일대는 주상복합 주거지, 업무 공간, 레스토랑들로 채워졌고, 빅토리아 시대의 원형을 유지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30년 전만 해도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동네가 살기 좋은 도시, 즐길 만한 도시, 걷고 싶은 도시,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도시로 평가받기까지 수차례의 실패와 재기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샤드 템스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다. 


도시의 쇠퇴는 필연적이므로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샤드 템스는 도시의 재생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유산이다. 런던이 런던답게 도시재생을 이루었듯이 우리 또한 우리 도시다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도시재생의 출발지, 런던

런던의 도시재생을 통해 우리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다!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