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드는 전주 지역화폐 '꽃전'을 만나보세요!

조회수 2020. 12. 30. 14: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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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지역화폐를 사용해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특히, 공동체화폐 '꽃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요.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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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평화동 공동체화폐 ‘꽃전’

전주형 지역화폐인 ‘꽃전’의 착한 소비가 눈길을 끌고 있어요. 이미 가맹점 수는 100곳을 쩍 넘겼고 가맹점 응원을 위한 참여 잇기(챌린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죠. 


여기에 지역화폐 상승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요.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한 상가에 있는 정육점 ‘고기 명가’도 꽃전 가맹점이에요. 꽃전을 통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대표 최병철(39) 씨 입가엔 미소가 번져요. 


개업한 지 만 4년째. 꽃전 가맹점 회원이면서 소비자이기도 한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마을 공동체성을 살리자는 취지에 공감해 가맹점으로 가입했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꽃전의 성공적인 정착은 이웃을 위해 일하는 지역 봉사자와 착한 소비자, 가맹점의 건강한 참여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죠.


전주시 사회혁신센터와 전주사회경제네트워크는 2018년 11월 사회혁신 ‘리빙랩(Living La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주형 공동체 화폐 도입을 처음 논의했어요. 


이후 기초 현황 조사와 이름 및 디자인 시민공모, 견학, 유통 프로그램 개발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어요. 


이를 토대로 약 4개월 동안 평화2동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죠. 모든 절차는 주민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주관했어요.

▶꽃전 착한 소비 챌린지 가운데 하나인 ‘스탬프 가맹점 이벤트’

지역공동체의 신뢰와 열정이 뒷받침돼야

평화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뭘까요?


지역화폐는 지역공동체의 신뢰와 열정, 가맹점의 적정한 확보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평화동은 평화복지네트워크 등 지역의 자생적 연계망이 우수하게 형성되어 있는 지역이었어요.


학산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마을 장터, 돌봄 및 방과후 학교 등이 운영되고 지역 주민과 상가 사람들끼리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돋보였죠. 


특히 네트워크 구성원과 지역 상인들의 지역화폐 운영에 대한 열망이 높았어요. 덕분에 공동체 인적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생활공간 내에서 생필품 중심의 다양한 가맹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어요. 


‘공동체 지역화폐 모형 설계’라는 4개월간의 실험은 여러 유의미한 성과를 불러왔어요. 여러 분야 전문가와 주민의 동참으로 지역 정체성을 담아낸 덕분이었죠. 


기획팀, 운영위, 홍보팀 등 세분화한 조직도 아래 소비자 교육과 약정회원 모집, 가맹점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구성을 마련했어요. 우선 지역화폐를 경제적 유인이 아닌, 지역 순환형으로 설계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게 했어요. 


즉, 소비자가 받는 할인율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동일하게 5%로 하되, 소비자 스스로 기부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에요. 그러자 전체 5% 할인 금액 가운데 32.1%는 기부금으로 적립되어 지역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가맹점도 환전 시 3% 수수료를 부담하되, 환전하지 않을 경우 지역 가맹점 안에서 순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실제 시범사업 기간 판매금액 대비 환전금액 비율은 40.6%이고, 전체 가맹점 수 대비 환전율은 14.6%로 나타났어요. 


이는 75개 가맹점 가운데 11곳만 환전한 수치예요. 이외 대부분 가맹점은 가맹점 내 순환하여 지역화폐를 사용했어요.


시범사업 이후에도 환전금액 비율 등 지역화폐 사용은 꾸준히 늘고 있어요. 2020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환전금액 비율은 86%로 시범 기간보다 눈에 띄게 늘었어요. 


가맹점 중에서도 중형 마트에서 많이 환전하는 편이에요. 다른 지역화폐는 환전 시 가맹점에서 이득을 볼 수 있지만, 환전하는 가맹점들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지역 내 순환에 기여하고 있어요.

▶꽃전은 지역 내 가맹점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도 키워

지역화폐를 통해 공동체 기여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데도 집중했어요. 이를 위해 화폐 이름 및 디자인 공모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어요. 


시민 공모를 통해 화폐 이름을 ‘꽃전’으로 결정하고, 지역의 특성을 담은 디자인으로 전주의 과거(남부시장)와 현재(합죽선), 미래(전주역 앞 첫 마중길)의 모습을 담았죠.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방법도 고민했어요. 지역화폐 사용의 주요 대상을 공동체 경험이 있는 지역 주민으로 두고, 정기적으로 약정 금액을 지역화폐로 사용하는 ‘약정회원’ 방식을 도입했어요. 


실제 지역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역화폐에 대한 설명과 안내를 통해 약정회원 77명이 등록했죠. 월평균 10만 원 정도의 약정 금액을 사용하는 약정회원의 월 금액은 715만 원에 도달했어요. 


평화동 한 교회 목사인 최훈창(56) 씨도 약정회원 가운데 한 명이예요. 꽃전 운영위원이기도 한 최 씨는 “평소 서로에게 즐겁고 편안한 공동체이면서 좋은 이웃이 되길 바랐다” 며 참여 계기를 밝혔어요.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나 홀로 안전할 수도, 편안할 수도 없는 공동체적 운명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어요. 꽃전 사용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이웃과 소통, 상생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주 공동체 화폐 꽃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약정회원으로 참여하게 된 동기나 취지에 ‘목적이 좋아서’(49.1%), ‘마을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서’(21.1%)라고 응답해 70.2%가 공동체형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을 직접 참여해 실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한 ‘내가 꽃전을 사용함으로써 우리 동네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96%가 긍정적 답변을 보였어요. 


‘향후에도 지속해서 꽃전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89%가 ‘그렇다’고 응답해 약정회원들은 일반 이용 회원들과 비교하면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는 것으로 평가됐어요.

▶꽃전’ 홍보에 사용된 캘리그래피는 황한주 작가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단순 소비활동 넘어 착한 소비운동으로

평화동의 촘촘한 공동체 의식은 위기에서 더욱 빛났어요. 2020년 초부터 들이닥친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를 위한 캠페인이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이에요. 


‘꽃전 착한 소비 챌린지’를 준비한 꽃전 거래소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노미나 팀장은 “꽃전 착한소비 챌린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마을 주민들을 다 같이 격려하고 힘든 상황을 즐겁게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밝혔어요. 


꽃전 착한 소비 챌린지의 방법은 총 세 가지예요. 첫 번째가 ‘착한 소비 릴레이’예요. 소비자는 꽃전 가맹점을 직접 이용한 인증사진과 내용을 핵심어 표시(해시태그)와 함께 올려요. 내용 마지막에 릴레이를 이어갈 다음 사람 두 명 이상을 지목하면 돼요. 


두 번째 방법은 꽃전 가맹점을 이용하고 스탬프 카드에 도장을 찍는 ‘우리 동네 가맹점 스탬프 이벤트’예요. 도장이 10개가 모이면 꽃전 거래소에서 선물도 받을 수 있죠. 


마지막은 ‘착한 소비+ONE’이에요. 지인 두 명 이상에게 꽃전 사용을 제안하며 꽃전을 선물하면 돼요. 꽃전 누리집 이벤트 게시판에는 “어떤 가맹점을 누구와 함께 갈까 고민하며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살리기 위한 공동체 화폐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서로 협력해 극복하는 좋은 구실이 되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이런 이벤트를 통해 서로 응원하는 우리 동네가 되면 좋겠습니다” 등의 내용과 함께 참여 인증사진이 계속해서 올라왔어요. 

노 팀장은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두 달 진행된 착한 소비 챌린지 캠페인 기간에 실제 일반회원이 늘면서 자연히 가맹점을 찾는 사람도 늘고, 이용하는 가맹점도 다양해졌다”고 밝혔어요. 


그러면서 “동네 꽃집에서 꽃과 화분을 사고,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웃과 친목을 다지는 등 동네에서 다채로운 소비활동도 펼쳐졌다”라고 말했죠. 


노 팀장은 “단순히 소비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동에 있는 좋은 단체들과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착한 소비운동을 하면 경제도 살아나고, 이웃 관계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어요.

▶지역 주민들이 꽃전 가맹점에 응원글을 보내는 모습
“꽃전을 통해 단순히 소비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동에 있는 좋은 단체들과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착한 소비운동을 하면 경제도 살아나고, 이웃 관계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꽃전=1원’ 현금처럼 반복 사용해
자원 절약, 발행 비용 감소 효과도

꽃전은 ‘1꽃전’=‘1원’으로 1000원권, 5000원권, 1만 원권 등 세 종류예요. 지역 내 가맹점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고, 액면가의 80% 이상을 쓰면 꽃전 또는 현금으로 잔금을 받을 수 있어요. 


꽃전으로 거스름돈을 받을 경우 사용률에 대한 조건이 없어요. 꽃전을 받은 가맹점은 거래소에서 3%의 수수료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돼요. 


거래소는 꽃전을 다시 사용자에게 판매해 순환시켜요. 꽃전 사용자는 거래소에서 5%를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어요. 


전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은 식료품, 병·의원, 미용실 등 평화2동에 있는 상점 100여 곳이며,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 맞춰 유흥업소와 대형마트, 일부 가맹점 등은 제외했어요. 


꽃전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다른 지자체의 상품권형 화폐와 달리 현금처럼 반복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를 통해 자원 절약과 발행 비용 감소 등의 효과도 기대돼요. 


꽃전 거래소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노미나 팀장은 “꽃전은 동네에서 주민들이 사용하는 돈이 우리 마을 경제를 활성화하고, 환전·태환 시 발생하는 기부금으로 주민들을 돕는 착한 소비를 지향한다”라고 설명했어요.

▶4월부터 6월까지 약 두 달간 진행한 꽃전 착한 소비 챌린지. 사진은 가맹점 스탬프 이벤트에 참여한 지역주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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