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운영하는 피자가게 들어봤어?

조회수 2020. 12. 30. 14: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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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분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 인천의 한 가게는 비대면 소비문화가 오히려 가게에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푸드테크'를 도입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는 인천 '피자 이탈리'의 김광석 이사님과 인터뷰를 해보았어요.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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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으로 활로 찾은 ‘피자이탈리’

▶11월 25일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 강광석 이사가 자율주행 로봇 ‘딜리’를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0개월.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 가게를 내고 장사를 하던 수많은 자영업자가 설 자리를 잃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구조 재편에 맞춰 자영업의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해요. 그렇다면 자영업의 체질 개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동네 상권에 자리한 피자집에서 그 방향타를 찾아봤어요.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인 피자이탈리가 직영하는 루원시티점을 12월 17일 방문했어요. 


동네 피자집치곤 개방감 있는 널찍한 통로가 눈에 들어오죠. 이 매장의 특별함은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보여요. 손님은 자리에 앉자마자 좌석마다 설치된 태블릿피시(PC)로 비대면 주문(테이블 오더)을 해요. 


잠시 뒤 쟁반 네 개가 달린 로봇이 음료와 컵, 피클을 가져다줘요. 이어 주문한 주메뉴까지 테이블 앞으로 완벽하게 내와요. 그러고는 방긋 미소를 띠고 제 위치로 돌아가죠.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에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로봇 ‘딜리’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어요. 가게에서 만난 강광석 이사에게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Q.1 비대면 주문과 로봇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자이탈리는 배달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지금 가게 운영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참고할 만한 모델이에요. 


최근 국내 외식산업의 핵심은 배달앱 시장이에요. 매장 판매보단 배달에 중점을 둬야 하죠. 가맹점 교육장이기도 한 루원시티점은 배달 70%, 매장 30%의 비중을 두고 있어요. 


근데 이렇게 장사하려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상점’이 필요했어요. 피자는 어느 업종보다 스마트 주문이 필수예요. 토핑, 소스, 음료 추가 등 손님에게 따로 물어봐야 할 선택지가 많기 때문이죠. 


아무리 테이블 수가 적어도 주문만 받는 직원 한 명이 무조건 필요해요. 루원시티점은 낮에는 주방 직원 둘이서 일해요. 매장 주문과 음식 나르기를 테이블 오더와 로봇이 대신해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에요.

Q.2 로봇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이며 인건비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 보았나요?

3년 약정으로 매달 60만 원씩 내고 있어요. 이는 7시간씩 주말 이틀 아르바이트생 급여수준이에요. 주말 절반 시간 아르바이트생 급여로 똘똘한 직원 한 명을 고용한 효과를 보고 있어요.

Q.3 로봇이 말도 하고 단순하지만 표정도 지어요. 손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손뼉 치며 더 좋아해요. 딜리는 자율주행형 로봇이에요. 


직원이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고객의 테이블까지 음식을 싣고 가는데, 장애물을 피하는 기능도 갖췄어요. 음식을 나르는 로봇이 신기한 고객들의 누리소통망(SNS) 게시글이 늘어나면서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어요. 


고객이 누리소통망에 매장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을 올려요. 누리소통망 채널 알고리즘상 동영상 콘텐츠가 많으면 더 상위에 노출되는 효과가 있죠.

Q.4 비대면 주문과 로봇 외에도 다른 인공지능 운영관리가 있나요?

알밤’과 ‘알바체크’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적극 활용해요. 직원 출퇴근은 물론 매장 업무까지 모두 이동통신(모바일)으로 간편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식당 운영에서 직원 관리가 정말 힘들어요. 거기서 생기는 감정 소모가 서로를 지치게 하죠. 


푸드테크(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과 관련 산업에 4차 산업기술 등을 적용해 이전보다 발전된 형태의 산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앱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매장 운영 효율을 높였어요. 


2월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지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요식업에서는 진짜 혁명적인 일이죠.

Q.5 코로나19가 유행할 때인 2월 중순에 가게 문을 열었어요. 푸드테크 도입은 이를 대비한 선택인가요?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이 코로나 시대가 불어닥치면서 또 다른 효과를 나타냈어요. 푸드테크는 이용 노하우가 있었어요. 12년간 장사하면서 푸드테크 앱을 꾸준히 사용했어요. 알밤 같은 것이 생길 때마다 최신 정보를 수집해 바로 매장에 적용했죠. 


로봇 도입도 자연스러웠어요. 아담한 매장에서 신기술을 접목한 운영 방식을 원했어요. 그 완성된 모델이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이에요. 푸드테크를 활용해 인건비도 아끼지만 시간도 아끼고 직원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요.

Q.6 특히 자영업이 힘든 시기예요. 장사는 어떤가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문화와 맞아떨어지면서 소위 대박이 났어요. 우리 매장에선 “저기요” 하고 직원을 부르는 소리를 듣기 어려워요. 


결제할 때 외에는 직원과 마주 대할 일이 없기 때문이에요. 광고도 많이 안 했는데 로봇과 맛, 가성비 등으로 자연히 입소문이 난 것 같아요. 


개업 초기보다 매출이 5~6배 증가했어요. 특히 개업 초기 3명이던 직원은 7명으로 늘어났어요. 고용효과를 인정받아 올여름에 전국의 우수 스마트상점을 대상으로 개최한 ‘스마트상점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Q.7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의 모범으로 활용될 만하다고 봐요. 제안하고 싶은 방향이 있을까요?

스마트상점은 우리처럼 작고 알찬 매장에서 시도해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소상공인들은 생계형이에요. 큰 비용 투입은 현실적이지 못하죠. 


또 보급만 해준다고 다가 아니에요. 보급한 지능형(스마트)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게 해야 해요. 로봇이 있는데 직원이 직접 서빙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걸 놓치지 않았으면 해요. 


대안으로 우리 같은 기존의 스마트상점을 중심지(허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할게요. 중심지 역할을 하는 스마트상점에서 인건비는 얼마나 아꼈는지, 그래서 장사는 얼마나 더 잘 되는지를 직접 경험하게 하자고요. 


세상 좋아졌다며 남 일처럼 넘기지 않고, 내 장사에 적용할 수 있게 현실적인 지원이 되길 바라요.

Q.8 혹독한 위기 상황에서도 가맹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들었어요.

2019년 여름 가맹사업을 시작해 전국에 30개 넘게 점포를 열었어요. 코로나19로 가맹 문의가 늘었죠. 


가성비와 배달 열풍에 힘입었어요. 피자와 함께 파는 파스타와 치킨을 주메뉴 수준까지 품질을 높여 차별화했어요. 큰 방향은 배달을 위주로 해요. 


처음 장사하는 분들은 특히 직원 관리를 굉장히 어려워해요. 매장까지 하면 직원도 써야 하고 힘들어지죠. 배달에 최적화된 점포도 구해줘요. 


또 근무 인원도 짜주고 가까운 곳은 직원들 교육까지 해서 보내요. 중소 가맹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Q.9 본인이 생각하는 미래 가게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100% 비대면 서비스예요. 식탁에서 주문과 동시에 결제까지 되어야 해요. 한 번도 대면 안 하고 매장에서 식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딜리’는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가져다준다.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위해 비대면·디지털화 적극 지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스마트화’가 빨라져요. 정부가 비대면·디지털화 등 경영환경 변화에 소상공인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2021년도 예산을 크게 증액했어요.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는 22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어요. 이는 2020년 16억 5000만 원에서 무려 1233%(203억 5000만 원)나 증액된 것이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및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적용된 스마트 메뉴보드, 간이 판매대(키오스크), 무인 판매기기, VR·AR 적용 스마트미러, 서빙·조리 로봇 등 신기술이 소상공인의 점포에도 도입되어요. 


대면(점포 방문) 주문만 가능한 소상공인 경영현장에 모바일 등을 활용한 비대면 주문결제 시스템 ‘스마트 오더’도 도입해요. 스마트 오더를 도입하는 2만 개 점포에 35만 원, 스마트 기술을 들이는 점포 등에 5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에요. 


‘스마트공방 기술보급’ 사업에도 294억 원이 투입돼요. 2020년 69억 원에서 326%(225억 원) 증액되었죠. 


급변하는 비대면·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소상공인의 수작업 위주 생산공정에 데이터 수집·연계 등 기초단계 스마트 기술 보급을 지원해요. 


소상공인의 제조공정에 대한 사전 진단과 상담을 거쳐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600개 업체에 700만 원(자부담 30%)을 지원할 계획이에요. 스마트화를 위한 솔루션(SW)과 사물인터넷·바코드 등 관련 감지기 설치, 데이터 수집 플랫폼 등을 구축하는 비용을 정부가 70% 부담하게 되죠. 


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소상공인에게 스마트 기술 접목과 데이터 활용 등을 지원해 생산성 향상 및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지역 경제 및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제 활성화 사업, 인프라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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