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마주 보지 않고 가능한 봉사활동! '랜선 나눔' 이야기

조회수 2020. 12. 23. 1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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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고 있어요. 봉사활동도 예외가 아니죠. 드론으로 연탄을 나르는 등 이전엔 보지 못했던 풍경들,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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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은 얼굴을 직접 마주해야만 가능한 걸까요? 코로나19 상황에서 등장한 각종 비대면 나눔 사례는 이런 생각이 고정관념에 그친다는 것을 말해줘요.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는 ‘비대면’ 나눔 이야기를 만나봤어요.

고교생 위해 온라인 멘토 변신한 대학생들

코로나19로 취약계층 학생들의 교육 공백 및 불균형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비대면’ 학습과 진로 상담·지도에 팔을 걷어붙였어요.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고려대 재학생과 취약계층 고등학교 1학년 50여 명을 일대일로 연결해 3년 동안 학업 상담과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미래나눔학교’를 진행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은 ‘비대면 멘토링’으로 준비했어요.


2019년 40여 명의 재학생이 멘토(지도나 조언을 해 도움을 주는 사람)로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2020년은 그 수가 두 배나 늘었어요. 현재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에 사는 취약계층 고등학생들이 멘티(멘토에게 도움을 받는 사람)로 참여 중이에요.


사회봉사단은 2020년 2, 3월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미래나눔학교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걸 보며 온라인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고려대 사회봉사단 학생들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청소년들에게 교육 기부를 하고 있다. | 고려대

미래나눔학교 총책임자인 위재홍 씨(영어교육과)는 “취약계층 청소년의 학업 공백이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려대 온라인 화상교육 프로그램 ‘마이크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대면 방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라고 설명했어요.


위 씨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가만히만 있을 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어요. 


멘티 학생들도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이었어요. 멘티로 참여한 한 학생은 “학업뿐 아니라 대학생 선배들의 삶의 태도 등 긍정적인 면을 본받을 기회가 됐고, 대학 진학에 대한 동기부여도 얻었다”라고 말했어요. 


사회봉사단이 진행하는 ‘마이크책’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요.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책은 실시간 화상 독서토론과 녹화 영상을 통한 코딩 교육(프로그래밍 교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코딩 교육은 참가 학교들의 요청으로 2020년 신설했어요. 강원 거성초, 보성 미력초, 고흥 풍양초 등 3개 학교가 참여했고, 반응이 좋아 확대 운영할 방침이에요.

“제 일이 궁금하세요?” 직무 멘토 된 직장인들

“영업을 잘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출장을 많이 가나요?”


9월 17~19일. 씨제이(CJ)제일제당 채두병 대리(식품수출담당 법인영업팀) 앞으로 질문이 쏟아졌어요. 강원도, 경기도, 경상남도 등 다양한 지역 청소년이 보내온 질문들이었어요.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랜선’으로 만난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일과 진로 등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CJ나눔재단이 전국 지역 공부방을 이용하는 중·고등학생 1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온라인 진로 멘토링>(이하 청소년 멘토링)의 한 장면이에요.


2018년부터 평소 교육기부 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정도 직무 멘토링(상담·지도)을 진행해온 CJ나눔재단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이를 온라인으로 전환, 대상도 청소년까지 확대했어요. 


6~9월에 진행한 <청소년 온라인 진로 멘토링>에서 CJ 임직원이 청소년들에게 직무 및 진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CJ 나눔재단

(사)한국자원봉사문화와 함께한 청소년 멘토링에는 CJ 계열사 임직원 50여 명이 참여했어요.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던 채 대리는 2020년 청소년 멘토링에서 두 차례나 멘토로 나섰어요.


그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더 다양한 이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등 온라인 멘토링만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덕분에 앞으로 비대면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시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어요.  


또 “멘토링 때 학생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며 “한 번 실패를 겪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라 잠깐 돌아가는 것뿐이고,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 실패에 너무 사로잡혀 있거나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어요. 


6월 4~5일 CJ 계열사 임직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대학생 온라인 직무 멘토링 프로그램 <랜선 잡담>도 성황리에 마무리됐어요. 


2020년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공동 추진한 <랜선 잡담>에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 대학생 봉사단과 CJ도너스캠프 대학생봉사단 소속 총 250여 명 학생이 각자 화상 앱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참여했어요. 


멘토링에 함께한 대학생 한여진 씨는 “직무 내용뿐 아니라 산업,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 커리어 비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만남이 어려워 취업 스터디, 멘토링 기회 등도 줄었는데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안전하고 유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어요.

코로나19로 줄어든 봉사, 드론 연탄배달로

11월 30일 대전 유성구 하늘엔 연탄(약 3.65kg) 두장을 실은 특별한 드론이 날아올랐어요. 대전 지역 소외계층에 연탄과 쌀, 라면 등을 전달하는 <연탄나눔 사랑봉사> 현장에서 선보인 이벤트였어요.


<연탄나눔 사랑봉사>는 국토교통부 예비 사회적기업인 (주)드론디비젼 우현호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10여 년 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 등 나눔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한 그는 드론 회사를 차리면서 2020년만큼은 좀 더 특별한 이벤트를 해보고 싶었다고 해요.


코로나19로 봉사활동이 위축되는 분위기에서 드론으로 연탄을 배달하며 나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드론 택배 등 드론 상용화가 주목받는 때 이웃을 위해 좋은 일도 하고, 드론 분야에 대한 관심도 부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어요.


대덕대학교 항공부사관과, (주)내일컴퍼니, 대전서부경찰서, 유성구 행복누리재단 등도 뜻을 모아 봉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어요.


이날 드론을 이용하거나 사람 손으로 전달한 물품은 연탄 총 2500장과 쌀, 라면 등이었어요. 봉사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이들은 드론 연탄배달 이벤트를 접하며 모두 신기해했어요.


물품 지원을 받은 가정 측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11월 말에 연탄 등을 지원받아 2020년 겨울 준비를 단단히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어요.


우 대표는 “앞으로도 매해 추위가 오기 전 일찌감치 연탄배달 등 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2021년에는 드론을 접해보지 못한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드론 체험 교육 및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려 한다”라고 밝혔어요. 

11월 30일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연탄나눔 사랑봉사>에서 드론이 연탄 두 장을 싣고 유성구 하늘에 떴다. | (주)드론디비젼

비대면 봉사활동, 나도 해볼까?

▶ 온라인 교육기부 봉사활동


코로나19로 대면 활동 기회가 줄어들면서 교육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어요. 각종 자원봉사 관련 누리집에 들어가면  지역아동센터, 지역 평생학습관 등에서 올린 교육기부 봉사자 모집 공지를 찾아볼 수 있어요. 


문의: 1365자원봉사센터 (www.1365.go.kr),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 (www.vms.or.kr)


▶ 생명 살리는 지도 만들기 ‘미씽맵’


컴퓨터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있어요. <미씽맵, 생명을 살리는 지도 만들기 활동>은 국경없는의사회  등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정확한 지리 정보가 부족해 구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지역의 디지털 지도를 만드는 글로벌  활동이에요. 


공개 소스 지도 서비스인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 OSM)’을 활용해 사용자가 위성사진을 보고 지도에 없는 건물과 길 등 개체를 그려 넣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지도는 구호단체들이 재난·전염병 등의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활용돼요. 


문의: 국경없는의사회 미씽맵 누리집 (https://msf.or.kr/missing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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