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산 국제 영화제 개막! 어떤 영화가 핫이슈?

조회수 2020. 10. 27. 16: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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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개최될까? 걱정이 많았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는 2주 이상 늦게 개최되었지만,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여러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화제작들은 온라인 예매 시작 1분여 만에 매진되고 2시간 사이 70% 이상의 표가 팔리는 등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답니다.


대부분의 주요 국제영화제가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부산 국제 영화제는 해외의 관심도 더욱 받고 있어요.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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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이면 국내외 영화팬을 설레게 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감염병 확산 여파를 딛고 오프라인 무대의 닻을 올렸어요. 10월 21일 훙진바오(홍금보), 쉬안화(허안화), 쉬커(서극), 조니 토(두기봉) 등 일곱 명의 홍콩 감독이 함께한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이야기'를 개막작으로 내세워 관객을 만났어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악재 속에서 개막식은 생략했어요.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어요. 그러나 최근 사회적거리두기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장 개최가 확정됐어요. 영화제는 여느 때와 비교해 2주 늦게 열렸어요.

2020년 25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풍경은 개막 전부터 달랐어요. 우선, 영화팬들이 길게 줄 서던 현장 매표소를 찾아볼 수 없어요. 영화제 예매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온라인으로만 실시되기 때문이죠.

티켓 예매는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누리집(www.biff.kr)과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BIFF’에서만 할 수 있어요. 1인 1장 예매가 가능하고 기존의 종이 티켓 대신 모바일 티켓으로만 발권이 이뤄지고 있어요. 모바일 티켓을 소지해야 상영관에 입장할 수 있어요.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식 없이 68개국 총 192편 상영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상영관도 축소했어요. 부산 도심 곳곳에서 영화를 볼 수 있던 예년과 달리 영화의 전당 6개 스크린에서만 영화가 상영되고 있어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야외무대 인사와 레드카펫, 오픈토크 등의 각종 행사와 해외 영화 관계자 초청도 취소했어요. 영화제는 오로지 극장 상영만 진행해요.

폐막일인 10월 30일까지 1편 1회 상영을 원칙으로 68개국 192편을 상영해요. 물론, 상영관 내 좌석 간 거리두기도 시행하고 있어요.

영화제 홍보팀 관계자는 “극장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며 “각 상영관 전 좌석의 25%에 해당하는 분량의 티켓만 영화제 누리집과 공식 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어요.

보통 극장이 전체 좌석 수의 50%로 제한하는 것에 비해 더 강력한 조처예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관객들이 밀집할 만한 행사는 모두 취소했어요. 모바일 티켓을 가진 관객만 상영관에 출입할 수 있고, 일일이 발열 상태를 확인하고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를작성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다채로운 행사가 취소된 영화제는 대신 초청작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관객과 대화(GV)’를 통해 관객의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해요. 상영작 192편 중 140여 편의 감독과 배우들이 어려운 시기에도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 GV에 참여해요.

GV는 작품 상영을 전후로 감독과 배우 등 관계자들이 관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에요. 2020년 GV는 한국 작품은 오프라인으로, 해외 작품은 온라인으로 진행해요. GV에서 질의응답은 안전을 위해 공개 채팅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어요. 영화 관람을 마치고 극장 스크린의 QR코드를 찍어 질문 채팅창에 입장할 수도 있어요.

'반도'의 연상호 감독과 '사라진 시간'의 정진영 감독,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의 안재홍 감독 등이 직접 부산으로 날아가 관객과 대화를 나눌 거예요. 또 '시티홀'의 프레더릭 와이즈먼, '트루마더스'의 가와세 나오미 등 해외 감독들은 온라인영상 연결로 GV에 참여해요.

▶개막작 '칠중주:홍콩이야기'는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홍콩을 다루는 15분 안팎 단편 모음집이다.

온·오프라인으로 ‘관객과 대화’

상영 편수는 크게 줄었다지만 그래도 상차림은 풍성해요. 2020년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인 '끈'을 비롯해 취소된 칸영화제의 공식 선정작 56편 중 23편이 고스란히 넘어왔어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화제가 되는 작품들을 엄선했다. 칸영화제 선정작뿐 아니라 베니스, 베를린, 선댄스 등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대거 초청됐다. 2020년 화제가 된 영화들, 꼭보고 싶은 영화들을 부산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며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어요.


대부분의 주요 국제영화제가 취소된 2020년 부산국제영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죠.

유명 감독들의 화제작은 10월 15일 예매 시작 1분여 만에 매진됐고 2시간 사이 70% 이상 팔렸어요. 픽사애니메이션 '소울',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스파이의 아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사탄은 없다'는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이란 말이 나올 정도에요.

10일간의 영화제 여정은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애니메이션 판을 끝으로 막을 내려요.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폐막작을 통해 관객들이 잠시나마 무력감과 답답함에서 벗어나 훈훈함과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추천작

# 수석 프로그래머 ‘남동철의 픽(PICK)’
▶쿠오바디스, 아이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유럽 나라들에서부터 여덟 편이 날아왔어요. 그중 러시아의 거장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친애하는 동지들!'은 1962년 러시아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학살을 다루고 있어요.


‘노동자의 천국’임을 주장하는 나라에서 노동자의 시위를 총칼로 짓밟은 이 사건은 오랫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어요.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해요.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에서 벌어진 전쟁은 보스니아 출신 여성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주된 관심사에요.


2006년 '그르바비차'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그녀는 '쿠오바디스,아이다'에서 다시 한번 세르비아군의 학살을 고발하고 있어요. 인종 청소라는 끔찍한 범죄를 막기 위해 유엔군이 나서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 월드 프로그래머 ‘박가언의 픽’
▶나의 사랑스러운 혁명가

'나의 사랑스러운 혁명가'는 1980년대 칠레, 군부독재 정권의 막바지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피노체트 치하에서 고통받던 시민들은 길거리로 나와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으로 살아온 ‘퀸’은 우연히 자신을 도와준 잘생긴 운동권 동생의 부탁으로 수상쩍은 물건을 맡게 되죠.

영화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페드로 레메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요. 로드리고 세풀베다 감독은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며 정치사회적 요소를 직접 내세우는 대신 퀸이라는 비범한 인물에 집중하고 있어요. 평생을 차별과 조롱 속에서 살아온 퀸은 연인을 위해, 총구를 겨눈 경찰 앞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걸어가죠.

그 순간은, 좁고 어두운 아파트에만 갇혀 있던 이들이 여느 커플처럼 밝은 대낮에 소풍을 즐기는 눈부신 장면만큼이나 강렬한 해방의 감동을 안겨주고 있어요.

#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정한석의 픽’
▶최선의 삶

한국영화의 주목할 만한 장편 ‘데뷔작’들이에요. 김지석 감독의 '온 세상이 하얗다'는 황당한 이야기예요.


이런 남녀는 세상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완강하고 능청스러운 허구가 역으로 세상에 대한 밀접하고 예리한 시각을 품고 있어요.

정욱 감독의 '좋은 사람'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과도 같은 영화예요.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면, 우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좋은 사람'은 관객을 도덕적 판단의 수렁에 빠뜨려요. 그게 이 영화의 힘이에요.

중년의 해고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란희 감독의 '휴가'는 엉성한 것처럼 시작하지만 조용하게 내내 관객을 붙들어둔 다음 마침내는 주저앉혀요. 오랜만에 보는 의젓한 어른 영화예요.

이우정 감독의 '최선의 삶'은 10대에서 20대로 건너가는 그 격렬하고 예민한 시기의 특수한 사건과 관계를 섬세하면서도 강인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 아시아 프로그래머 ‘박성호의 픽’
▶개와 정승 사이

뉴 커런츠 부문 선정작 '개와 정승 사이'는 미얀마 작품으로는 처음 초청되었고, 여러 국가의 협업과 감독의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작품이에요.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을 그대로 해석하면 ‘돈은 발이 네 개 달렸다’이다.

미얀마 속담으로, 사람은 발이 두 개이기 때문에 돈이네 발로 빠르게 도망가면 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개와 정승 사이'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의 이야기예요.

미얀마 도시와 교외, 다양한 실내외 장면이 현실감 있는 색감으로 잘 살아 있어요. 시나리오 개발에서부터 완성까지 10년 가까운 여정에 녹아든 정성이 대단해요.


▶화양연화
# 아시아 프로그래머 ‘박선영의 픽’

동북아시아에서는 ‘거장들의 귀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요. 홍콩의 전설적인 감독 7인이 만든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를 비롯해 무려 네 편의 아시아 영화가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소개되고 있어요.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스파이의 아내', 칸 2020 선정작인 가와세 나오미의 '트루 마더스', 2020년 개봉 2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음질 향상 등을 위해 다시 마스터링 하는 일) 판으로 돌아온 왕가위의 '화양연화', 마지막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은 허안화의 신작 '사랑 뒤의 사랑'이 있어요.

아이콘 부문과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서는 차이밍량의 '데이즈'와 아오야마 신지의 '구름 위에 살다'도 만나 볼 수 있어요.


# 월드 프로그래머 ‘서승희의 픽’
▶열여섯 봄

청춘, 그리고 사랑이란 감정으로 인한 고통은 필리프 가렐 감독의 영원한 주제예요.

흑백영화 '눈물의 소금'에서 감독은 소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시골 청년 뤽의 여정을 쫓고 있어요. 일흔이 넘은 거장은 어떤 인물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사랑을 앓는 청춘들의 초상화를 물 흐르듯 그려내고 있죠.

올해로 스무 살인 수잔 랭동 감독은 첫 장편 '열여섯 봄'에서 직접 주인공으로 열연하고 있어요.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열여섯에 출연한 클로드 밀러 감독의 '귀여운 여도적'(1988)처럼 그야말로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앙증맞은 작품이에요.

스무 살 감독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은 이 사춘기 연대기를 영화에서 연극으로, 연극에서 뮤지컬로 전환되었어요.


# 와이드 앵글 프로그래머 ‘강소원의 픽’
▶호퍼/웰즈

오슨 웰스의 '호퍼/웰즈'와 도요시마 게이스케의 '미시마 vs. 전공투: 마지막 논쟁'은 전설적인 인물들의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작품이에요.

두 편 모두 50년 전 촬영한 필름으로, 2020년 발굴되어 처음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었어요. '미시마 vs. 전공투: 마지막 논쟁'은 극우 민족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에게 초점을 맞춘 작품이에요.

오슨 웰스는 '이지 라이더'로 이제 막 연출 데뷔한 데니스 호퍼가 자신을 찾아온 1970년 그날 밤, 그들의 밤샘 정담을 필름에 담아놓았어요. 할리우드 역사의 우상 파괴적인 두 아이콘이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호퍼/웰즈'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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