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달라진 한가위 풍속도는?

조회수 2020. 10. 2. 07: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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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올 추석 풍경은 달라진 점이 많아요. 추석 차례와 성묘도 가족·친지와 안부도 모두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요. 

만나지는 못해도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때예요.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한가위 풍경 이모저모를 살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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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족공원 입구에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공원 전면 폐쇄 안내 펼침막이 걸려 있다.│한겨레

2020년은 ‘비대면 한가위’ 풍경이 펼쳐졌어요. 코로나19 때문인데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추석 연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되도록 집에 머물 것을 당부하고 나섰어요. 실제로 2020년 5월과 8월 연휴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다고 해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먼 거리를 이동해 모인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위해 되도록 집에 머물러달라”고 권고했어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020년 추석 열차 전체 좌석 200만 석 중 절반인 100만 석만 예매를 받았어요. 열차 승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하며, 전화와 애플리케이션 등 100% 비대면으로 예매가 이뤄졌어요. 코레일 관계자는 “명절 기간 열차 방역을 철저히 하는 등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어요.


산림조합중앙회도 벌초 작업을 직접 하기 어려운 성묘객을 위해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장사시설에서는 고인의 사진이나 봉안함을 찍고 사이버 차례상을 올려 추모할 수 있게 했어요.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한가위를 맞이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직원들이 벌초 대행을 하고 있다.│한겨레

#1 “매년 추석 즈음 친지들과 모여 벌초를 했다. 하지만 2020년엔 대행업체에 맡겼다.”

집안장손 김종현(55)씨

“2020년 추석은 직계가족끼리 보낼 예정이에요.”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종현 씨의 2020년 추석은 예년과 다른 모습이에요. 집안 장손인 그는 매해 명절마다 고향인 전남 완도로 향했어요. 정확히는 명절 2주 전부터 조부모와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 미리 벌초했어요. 


완도와 서울, 경기 파주에 흩어져 사는 형제들도 함께하는 연례행사였죠. 하지만 2020년은 향우회로부터 귀성을 자제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직접 고향에 내려오지 말고 벌초 대행업체에 맡기라고 했어요. 벌초 비용의 40%는 완도군에서 지원한다고 하더군요.” 


완도군은 벌초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 외에도 이른바 ‘이동 멈춤’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요. 이번 추석 연휴가 코로나19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귀성과 역귀성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인데요. “한가위답지 못한 시간을 보내게 될 연휴가 안타깝지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선 ‘일시 멈춤’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해 동참했어요.”


온라인 쇼핑몰 티몬이 8월 27~30일 이용자 1500명을 조사해보니 ‘이번 추석은 직계가족끼리만 보내겠다’고 한 응답이 47%에 달했어요. 18%는 직계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죠. 만남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가 확산해 조심할 필요가 있어서’(79%)였어요. 예년과 똑같이 진행하겠다는 응답은 11%에 그쳤어요.

▶서울역 매표소에 추석 승차권 비대면 예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한겨레

#2 “추석 전후가 위기일 수도 있기에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에 동참하려 한다.”

직장인 최아름(33)씨

직장인 최아름 씨는 2020년 추석만큼은 가족·친지와 특별한 추억을 쌓기로 결심했는데요. 코로나19로 가족 얼굴을 직접 보는 대신 단체 영상통화를 하기로 한 거죠. 모두 모이면 30명이 넘는 대가족이지만 문제 될 건 없다고 해요. “코로나19로 인해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 회의 때 팀원 전체가 영상통화를 하곤 하는데 ‘바로 이거다!’ 싶더라고요.”


최 씨는 명절에 다 함께 얼굴을 보며 서로 안부를 물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아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어요. 대신 최 씨는 온라인 장보기로 추석 먹을거리를 주문해 부모님 댁으로 미리 보냈다고 해요. 장을 보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람 간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에요.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자체별로 농·특산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장보기를 자주 이용하고 있어요. “얼마 전 ‘코로나 일상’ 시대에 코로나 방역에 지름길은 없다고 한 질병관리청의 브리핑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일상을 안전하게 하나씩 바꾸고 위험 요인을 최대한 차단하는 길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늘 명심하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추석 명절 연휴기간 국립하늘숲추모원(경기도 양평)의 방문을 제한적으로 운영한다.│산림복지진흥원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누리집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갈무리

#3 “감염 위험 때문에 온라인 성묘로 차례를 지내고 각자 집에서 조용히 쉬기로 했다.”

주부 박경희(48) 씨

20년 차 주부 박경희 씨는 2020년 추석을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하는 시간으로 보내기로 했는데요. 추석 성묘객을 분산하기 위한 대책으로 나온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한 거예요.


장사시설에서는 고인의 사진이나 봉안함을 찍어 사이버 차례상에 올려준다고 해요. 가족은 추석날 고인의 사진이나 안치 사진을 올린 뒤 차례상 음식 차리기 또는 추모글 등을 작성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어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온라인 헌화·분향을 할 수 있고, 추모글을 남긴 뒤 누리소통망(SNS)으로 공유할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나마 성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박 씨는 친지와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은 선물로 갈음했어요. 선물은 농·특산물 온라인 장터를 이용했고요. “제가 사는 서울 강서구에서는 자매결연 맺은 12개 지역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살수 있어요. 농가도 돕고 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해 선물할 수 있어 뿌듯했답니다.”


농·특산물 온라인 장터는 부산, 전남, 충남 등 전국 지자체에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 주문과 각 누리집,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주문하고 택배로 받아볼 수 있어요.


조선시대에도 역병 돌 때 명절 차례 지내지 않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역병이 유행한 탓에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를 9월 15일 공개했어요.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 살던 초간 권문해는 <초간일기>(1582년 2월 15일자)에서 “역병이 번지기 시작해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몹시 미안했다”며 나라 전체에 감염병이 도는 탓에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께 송구스럽다고 했어요. 안동 예안의 계암 김령은 <계암일록>(1609년 5월 5일)에서 “역병 때문에 차례(단오)를 중단했다”고 했죠. 


안동 하회마을의 류의목은 <하와일록>(1798년 8월 14일)에서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에서 의논해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어요. 또 안동 풍산에 살던 김두흠은 <일록>(1851년 3월 5일)에서 “나라에 천연두가 창궐해 차례를 행하지 못했다”고 밝혔고요.


역병이 돌 때 차례를 비롯한 모든 집안 행사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보다 감염 우려 때문인데요.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조선시대 홍역, 천연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이 강한 감염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기 위해 조선 선비처럼 과감히 추석 차례를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어요.


정세균 국무총리는 9월 18일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사료를 확인해보면 우리 선조들도 홍역이나 천연두 같은 역병이 돌 때는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고 한다”며 “코로나19를 물리치고 평화로운 일상을 하루속히 되찾기 위해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생활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어요.

한가위 연휴 꼭 지켜야 할 방역수칙은?

1. 정부 추석 방역대책 마련 

■이동 시 개인 차량 이용, 대중교통 이용 시 음식 섭취 자제, 휴게소 이용 시간 최소화

■(철도 승차권) 사전예매 시 창가 측만 판매, 전체 판매비율 50% 제한

■(대중교통) 반드시 마스크 착용, 음식 섭취 자제 등

■(고속도로 휴게시설) 탁자 가림판, 한 줄 앉기 좌석 배치, 휴게소 혼잡안내 시스템 운영


2. 추석 기간 감염 확산 위험이 큰 사업장·시설 방역관리 강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시설) 직원·고객 마스크 착용, 행사·시식 등 자제

■(노인요양시설·요양병원) 부득이한 경우 사전예약제를 통한 비접촉 면회 실시


3. 연휴 기간 방역·의료 대응체계 지속 운영

■(해외유입 차단) 모든 해외 입국자 대상 3일 이내 진단검사, 14일 격리 실시 유지

■(전화상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24시간 운영

■(진단검사) 연휴 기간 이용 가능한 선별진료소 정보 안내 및 병상·생활치료센터 확보, 응급실 등 비상진료체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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