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파파고" 어떤 번역기가 가장 정확할까?

조회수 2020. 8. 14. 12: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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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를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 또는 학생들에게 질문! 여러분은 어떤 번역기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파파고 또는 구글 번역기? 언어는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이번 8월 17일 임시공휴일에서 사흘을 쉰다는 말을 구글 번역기는 4 days라고 번역을 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어요. 번역기마다 해석의 차이가 왜 다른지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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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네이버 파파고/ 구글 번역

얼마 전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의 영예를 떨친 봉준호 감독만큼 그의 동시통역을 맡은 샤론 최의 통역 수준이 화제가 되었죠. 순발력뿐 아니라 우아하고 문학적이기까지 한 표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새삼 언어란 문화와 동의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인터넷 환경의 핵심은 본문에서 관련 문서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하이퍼링크’에요. 지금이야 매우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인터넷의 등장 초기 그 연결성과 확장성은 어떤 미디어보다 혁신적이었어요. 이 같은 연결성이야말로 인터넷의 존재 이유이기도 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지는 못했어요. 언어의 장벽 때문이죠. 한국어를 사용하는 지역과 인구는 한정되어 있고, 그 환경에서 생산되는 문서의 양도 제한적이에요. 장벽 없는 인터넷의 장벽은 언어였고, 이것은 번역의 문제로 수렴되요. 그래서 구글 번역기의 등장은 2000년에서 10년이나 지난 시점에 한국에서 그 확장 가능성을 비로소 실현한 기술이기도 하죠.


하지만 구글 번역기의 품질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아요. 매일같이 해외 뉴스와 칼럼, 논문을 읽어야 하는 필자에게도 언어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귀찮은 장벽이기도 한데 최근에는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의 파파고 번역기를 자주 써요. 번역의 결과가 꽤 만족스럽기 때문이죠.


“처음 파파고가 나왔을 때는 네이버 직원들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파파고의 사용자 만족도가 구글을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파파고를 이끄는 신중휘 리더의 얘기에요.


2020년 7월 28일 <서울경제>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동시통역을 언급하며 번역기의 확장성을 거듭 강조했어요. 최근 한 언론사의 ‘사흘’ 논란(광복절 임시공휴일 관련 기사에서 표기한 ‘사흘’을 다수의 독자들이 ‘4흘’로 이해하면서 왜 ‘3일’이 아니라 ‘4일’이라고 하느냐던 이슈가 있었다)에서 구글과 네이버의 번역 능력을 비교한 결과가 반짝 유행하기도 했어요. 여기서 구글 번역기는 ‘사흘’을 ‘four days’로, 네이버 파파고는 ‘three days’로 번역했어요.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의 차이는 ‘사람’

파파고와 구글의 차이는 바로 ‘사람’에 있어요. 신중휘 리더는 “구글이 다양한 언어로 영역을 확장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한다면, 파파고는 사람이 직접 개입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연구한다”고 밝혔어요.


양을 늘리기보다는 좁은 범위에서 디테일과 전문성을 높이는 게 파파고의 비전이자 방향이라는 뜻이에요. 범용 번역기가 아니라 소설·법률·금융·생물 등 분야별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런 번역기의 고도화는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창작에도 영향을 줘요. 일례로 유튜브가 있어요. 유튜브에서는 다양한 언어의 자막을 제공하는데 그중에는 구글의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번역한 자막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사실 개인 단위의 창작자(크리에이터)에게 번역은 만만찮은 비용이 드는 영역이에요. 유튜브는 이 문제를 인공지능과 집단지성이라는 방법으로 해소해요. 창작자는 번역 이슈보다는 좀 더 반응이 높은 콘텐츠 기획에 매진할 수 있어요.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파파고를 비교할 때, 문자 번역은 매우 빠르게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죠.


하지만 오디오 콘텐츠만큼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요. 문서(텍스트)와 이미지가 아닌 소리를 번역하는 건 아직 넘어야 할 과정이 많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음성 콘텐츠의 번역이라는 문제는,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시사해요. 음성 번역이란 사실상 동시통역과도 같은 개념이기 때문이죠.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의 팟캐스트는 10~15% 이상 성장하고 있어요. 2022년까지 팟캐스트의 광고 시장은 1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해요.


또한 팟캐스트의 구독자들은 다른 미디어 사용자보다 광고로 접한 브랜드에 더 높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비디오와 마찬가지로, 팟캐스트는 음성 콘텐츠 전반과 더불어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요.


▶미셸 오바마가 진행하는 ‘미셸 오바마 팟캐스트’ 홍보 포스터│스포티파이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국내 팟캐스트 전략은?

이런 맥락에서 스포티파이는 음악이 아니라 오디오 플랫폼으로 자사를 정의하며, 드라마 <오피스>의 팟캐스트, 미셸 오바마의 팟캐스트 등 대중적으로도 영향력이 높은 인물들의 팟캐스트를 직접 제작하거나 지원해요. 이런 환경에서 스포티파이는 유튜브가 그랬던 것처럼 ‘팟캐스트의 창작자’라는 존재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에요.


유튜브가 순환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된 데에는 이 ‘창작자’의 존재가 핵심적이죠. 이들이 오직 콘텐츠 기획과 전략에 집중하려면 다른 이슈들은 쉽게 해소될 수 있어야 해요. 번역도 그중 하나에요.


또한 기술적으로 구현되는 음성 번역, 통역이란 인터페이스(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접속 장치) 관점에서도 중요한데요. 키보드, 마우스, 트랙패드, 터치 등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역사는 바야흐로 ‘음성 인터페이스의 등장’이라는 사건을 앞두고 있어요.


기존의 인터페이스가 어떤 방식이든 결국 손을 이용한 과정이라면, 음성 인터페이스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국내의 팟캐스트 전략도 드라마, K-팝과 같은 콘텐츠 기업의 전략처럼 ‘글로벌 시장’을 기본적인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어요. 한국어로 제작된 문서, 비디오, 음악, 음성 콘텐츠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기획되고, 나아가 어느 문화권에서든 통용되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도 있어요.


여기에 콘텐츠 비즈니스의 속성, 다시 말해 ‘팬덤 커뮤니티’의 형성과 지식재산권(IP)의 확장이 음성 번역을 통해 가능해질 수도 있죠. 음성 콘텐츠가 원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 그로부터 ‘지적재산권 기반의 콘텐츠 비즈니스’ 역시 번역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오히려 번역의 완성도가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도 ‘먹히는’ 기획이에요.


거듭 강조하지만,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질 때보다 아이디어의 구현을 가능케 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 더 큰 가치를 지녀요. 바야흐로 우리는 전대미문의 기술 발전 환경을 살아가고 있어요.



ⓒ 차우진_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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