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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팬이 열광하는 빠던, 미국에서 금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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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기의 묘미는 대개 선수들이 직접 뛰고 땀흘리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생생하게 보는 거예요.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 등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요. 앞으로 프로스포츠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 비대면 시대, 스포츠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아요.


서울 이태원 클럽의 확진자로 코로나19 확산 긴장감이 다시 올라가는 요즘이에요. 백신 개발 등으로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항체를 갖기 전까지 집단감염은 늘 존재하는 위험이에요. 그만큼 예방을 위한 주의를 잃지 않는 집중력이 중요해요. 하지만 사람에겐 한숨 돌릴 여유도 필요한 법이에요. 프로스포츠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기능을 담당하곤 했어요.


코로나19가 가져온 우울한 풍경 가운데 하나는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큰 스포츠 행사들이 개최를 무기한 연기하거나 도중에 중단하는 모습이었을 거예요. 2020 도쿄올림픽 이 1년 뒤로 미뤄졌고 유럽 프로축구 주요 리그는 중단되었어요. 최다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프로야구(MLB) 개막이 연기되었고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은 중단되었어요. 


스포츠 전문 채널<ESPN> 보도로는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 추산 결과 갑작스러운 ‘프로스포츠의 실종’으로 수십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관련 업계 매출이 12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의 타격을 받을 것이라 해요.


 ‘빠던’이 불러온 문화적 충격

▶ 홈런을 친 타자가 방망이를 던지는 배트 플립이 메이저리그 (MLB) 에는 금기 사항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른바 '빠던' (빠따 던지기) 으로 인기를 누린다. 5월 5일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NC의 모창민이 타격 뒤 방망이를 던지고 있다. | NC 다이노스

우리나라도 사정은 비슷했지만 ‘코로나19 대처 선진국’답게 프로스포츠의 회복도 빨랐어요. 감염병으로 중단됐던 프로야구 시즌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세계 두 번째 나라(첫 번째는 대만)가 되었어요. 세계 각국의 언론이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 소식을 전했고 심지어 ‘야구 종주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방송이 생중계하기까지 했어요. 


20여 년 전 박찬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가슴 떨려 했던 나라가 역으로 그 자신의 프로야구를 전송한 것이지요. 야구팬이라면 물론이겠고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한국 프로야구 리그 개막전을 송출했던 <ESPN>은 그 시기를 즈음해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누리집에 게시했어요. ‘보내기의 예술’(The Art of Letting Go)이라는 제목의 한국 프로야구 배트(야구방망이) 던지기에 대한 특집 기사예요. 원래 2016년 10월에 처음 서비스됐던 기사인데 한국 개막전 생중계를 맞아 다시 소개한 것이지요.


배트던지기(bat flip)란 타자가 투수의 공을 친 뒤 자신의 방망이를 던지는 행동을 말해요. 이른바 ‘빠던’(빠따와 던지기를 합성한 속어)이라고 해요. 미국의 전문매체가 한국의 빠던에 관심을 갖게 된 큰 이유는 문화적 충격 때문이에요. 미국에선 이 행위를 투수와 야구에 대한 ‘모욕’으로 본다고 해요. 팬들도 ‘어떻게 감히!’라고 생각할 만큼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이죠. 


반면 한국에선 타자, 투수, 팬 등 아무도 그렇게 여기지 않아요. 오히려 이를 통해 팬들은 열광하고 경기는 더 흥미진진해지기도 해요. 한국의 이런 경기 영상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름답기까지한 빠던에 미국 팬들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ESPN>은 ‘어떻게 같은 종목의 같은 행동에 이렇게 다른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심층 기사를 내놓은 것이에요.


결론은 50대 중심 올드팬에 마치 ‘오페라’처럼 경건한 늙은 미국 야구보다, 남녀노소가 어울려 요란한 응원곡과 치어리딩 속에 ‘록 페스티벌’처럼 즐기는 젊은 한국 야구의 문화적 차이를 그 중요한 이유로 꼽아요. 


빠던은 전체 경기에서 작은 요소에 불과하지만 좀 더 큰 맥락의 문화적 차이를 집약해 담고 있어요. 안 그래도 경기에 목말랐던 미국 야구팬들의 눈앞에 펼쳐진 한국 경기의 모습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코로나19가 인간 사회와 스포츠에 이런 의도치 않은 영향을 불러오는 점은 무척 흥미로워요.


전통 스포츠 공백에 기회 맞은 ‘이스포츠’

코로나19가 불러온 다른 의외의 현상은 이스포츠(e-sports) 가 전에 없는 기회를 맞았다는 점이에요. 직접 관람과 입장 흥행이 중요한 요소인 전통의 스포츠와 달리 온라인 게임을 바탕으로 하는 이스포츠는 상대적으로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와요. 


미국 <타임>지 보도로는 대표적인 게임 중계 사이트인 트위치의 시청자 수가 3월 동안에만 31%나 올랐다고 해요. 전통의 스포츠가 중단되면서 생긴 무료함의 진공 영역을 새로운 오락(엔터테인먼트)이 뻗어나가고 있는 셈이죠. 전자 스포츠가 이번에 주류 스포츠로 오를 발판을 마련할지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에요.


코로나19가 물러나고 난 뒤 프로스포츠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 일로 지친 마음에 위안을 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현대 프로스포츠에 대한 비판 역시 만만치 않아요. 일부 스타플레이어로 모이는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집약해 그것을 자연스러운 것인 양 홍보한다는 비판, 각종 미디어에 넘쳐나는 과한 스포츠 소식이 현대인에게 안식을 주기보다 정신을 어지럽힌다는 비판, 승부와 몸값이 스포츠의 전부처럼 여기게 한다는 비판 등이에요. 


비자발적으로 모든 사회가 속도를 줄이고 거리를 두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늘린 지금이 지나고 나면 코로나19가 스포츠에도 어떤 예기치 못한 영향을 미쳤을지 지켜볼 일이에요.

ⓒ 권오성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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