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도 더 안 올리는 마스크 업체는 어디?

조회수 2020. 3. 23.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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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원도 올리지 않았어요. 최저가 납품이에요."

"도와준다는 의미보다는 함께 이겨낸다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하루하루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는 일을 지속할 예정이에요. "


감염으로부터 지켜주는 소중한 마스크가 내 손에 오기까지 제조, 유통, 판매 업체의 숨은 노력들을 함께 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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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판매 앞장선 ‘착한 마스크 업체’
“1원도 안 올리고 최저가로 납품”

▶문경 가은공단에서 생산된 마스크 제품들│웰킵스

㈜피앤티디와 웰킵스㈜는 ‘국내 마스크 생산 1위, 판매 1위’ 기업이에요. 제조뿐 아니라 ‘웰킵스몰’을 통한 직접 판매는 물론 쿠팡,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CU, 세븐일레븐,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사에 납품하고 있는데요. 두 사업체를 이끌고 있는 박종한 대표에게 불철주야 돌아가는 마스크 제조 현장의 소리를 들었어요.


Q.

10여 년간 마스크 제작, 판매를 해왔는데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하면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요?

A.

사스의 경우는 국가나 기업, 국민 모두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였고, 메르스도 무방비로 노출되었어요. 메르스까지 겪고 나서 국내 방역 수준이 크게 나아졌어요. 그러나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상당했어요. 강한 전염성에 국내 마스크 시장이 출렁거렸어요. 우리나라는 마스크 수입국이이에요. 특히 병원용 덴털 마스크는 90%를 수입해요. 내수 시장도 크지 않아요.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국민의 10% 미만이 마스크를 착용해요. 당연히 국내 생산능력도 이 수준인 연간 4억 장에 맞춰 있어요. 그랬던 내수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히 커지자 착용률 100%로 올라갔어요. 여기에 사태 초반에 국내 생산분의 90%에 해당하는 5억 장 규모를 중국에 수출한 것도 악재였어요. 상당수 재고 물량이 수출로 빠져나가면서 절대 수량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어요.

▶제조법인 (주)피앤티디와 유통 판매법인 웰킵스(주)를 이끌고 있는 박종한 대표│웰킵스

Q.

 현재 공장 가동 상황은 어떤가요?

A.

주 6일 작업하고 하루 평균 약 90만 장을 생산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세 배가 증가한 수치에요. 늘어난 생산량만큼 인력도 60명에서 340명으로 늘렸어요. 이 중엔 군인도 20명(주간 10명, 야간 10명)이 투입돼 외부인 출입 통제와 상하차 등 힘쓰는 일을 거들고 있어요.


Q.

납품가를 올리지 않아 ‘착한 마스크 업체’로 알려졌다고 하는데요?

A.

단 1원도 올리지 않았어요. 부가세 별도로 장당 810원에 납품하고 있어요. 최저가 납품이에요. 쿠팡이나 웰킵스몰, 롯데마트, 백화점,편의점 등에서 이전과 동일하게 700~1000원에 구매할 수 있어요.


Q.

초과근로 등 비상체제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듯 싶은데요?

A.

마스크는 제조원가가 높지 않은 사업이이에요. 생산 확대로 인건비가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장당 10~20원 올라간 정도에요. 늘어난 납품 수량에 따른 수익까지 따져보면 큰 부담은 아니에요. 게다가 정부가 공적 물량으로 높은 가격에 마스크를 구매해주고 있어요. 업체 입장에선 오히려 절대 이익이 높아진 셈이에요. 지금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인데 이럴 때 과욕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벌크 납품이나 대용량 포장은 모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업체들의 과욕이에요.


Q.

마스크 수급 안정화가 여전히 절실한데 생산업체로서 좋은 제안이 있을까요?

A.

국내 멜트블론(MB) 필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생산 전량을 마스크 용도로 공급한다면 기대하는 수준만큼의 양을 생산할 수 있어요. 물티슈, 공기청정기 등에 사용되는 필터를 단기간 행정 지원을 통해서라도 마스크 쪽으로 전용해줄 필요가 있어요. 나아가 두 가지를 제안해요. 우선 1인당 공급수량 확대에요. 한 사람당 최소 3개에서 5개는 살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판매가 인하에요. 장당 1000원 이하로 가격을 낮춰야 해요.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인근에 자리한 적십자병원과 강북삼성병원 뒤쪽에는 약국이 즐비하게 들어섰어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두 개의 대형 병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3월 15일 일요일, 평소라면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는 휴일이지만 몇 군데가 문을 열었어요. 주말 당번을 자처한 약사를 만났어요.


Q.

 마스크 5부제 시행 전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A.

판매하는 입장에선 예전보다 편해진 부분이 있어요. 그 전엔 사려는 사람들은 몰려들어오지, 마스크는 안 들어오지 너무 혼란스러웠어요.해당 요일에 맞춰 방문해 분산되는 효과가 있어요.


Q.

 의무도 아닌데 주말을 반납하고 휴일지킴이를 자처했는데요?

A.

원래 일요일은 근무하지 않는데 하나라도 더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려고 출근했어요.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을 돌려보내는 일은 언제나 힘들어요. 도와준다는 의미보다는 함께 이겨낸다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Q.

공적 마스크 판매로 인해 힘든 점이 있다면요?

A.

수량 파악과 소분·포장하기 위해 2, 3시간 일찍 나와야 하고 구매자들의 주민등록번호도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데, 이건 몸이 조금 고될 뿐이에요. 이보단 마스크를 빼돌린다거나 공적 마스크 판매로 많은 이윤을 챙긴다는 오해를 받으면 섭섭해요. 가끔 줄 안 서겠다고 떼쓰거나 못 샀다고 버럭 화내는 어르신도 계시는데 이럴 땐 더 마음이 불편해져요.


 수급 안정화 위해 노력하는 유통업체
“하루하루 최대한 물량 확보 위해 뛸 것”

온라인 쇼핑몰 ‘쿠팡’은 코로나19 확산세를 틈타 마스크 끼워 팔기, 일방적 주문 취소 등 입점업체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고 있어요. 적발 시 해당 물품의 판매를 중지시키고, 품절로 주문이 취소된 경우 입점업체가 마스크를 확보해 계약을 이행하도록 조치했어요. 직접 판매 중인 마스크와 손세정제의 가격을 동결하고, 1인당 구매 수량도 제한했어요. 생필품 전체 책임자 김승태 씨와 건강 코너 책임자 이규택 씨가 쿠팡의 현장을 전했어요.


Q.

물량 확보와 배송 방안 등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A.

국내 120여 개의 모든 생산업체, 중간 거래상과 매일 연락해요. 마스크 가격 동결 이후 공급가보다 판매가가 높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헬스케어/ 퍼스널 케어 (개인 생활용품/ 건강용품) 분야 직원들이 이 일을 전담하고 있어요. 헬스케어 파트에서 조달(소싱)에 주력하고, 다른 직원들은 상품 등록, 물건 입고 요청, 유관부서 소통 등의 업무를 보고하고 있어요. 담당자가 아니어도 맡고 있는 범주(카테고리)의 업체에게 관련된 회사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달해주는 등 노력하고 있어요.


Q.

여러 노력에도 마스크 수급 안정화가 여전히 절실하다. 이를 개선할 유통업체로서 좋은 제안이 있을까요?

A.

온라인쇼핑은 비대면으로 감염 위험이 적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고,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유통망 (채널)이에요. 더 많은 물량이 확보될 수만 있다면, 고객들은 굳이 외출하지 않아도 안전한 방법으로 마스크를 공급받을 수 있어요. 민간에게 가장 익숙한 온라인 유통망도 하나쯤은 공적 유통망으로 인정받았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가졌어요.


Q.

앞으로 어떻게 대비 중인가요?

A.

다행히 조금은 나아진 분위기 같아요. 다만 언제 급변할지 몰라 계속 비상 상황이에요. 하루하루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는 일을 지속할 예정이에요. 더 많은 고객이 더 안전한 방법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계속 고객을 위한 업무를 지속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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