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상암에 나타나게 될 버스의 정체는? (aka. 무인버스)

조회수 2020. 2. 10. 13: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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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세계 최초의 5G 융합 도심 자율주행 시험지구가 있어요. 이곳에는 로봇이 택배를 배달해주고, 기사와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어요. 바로 상암DMC의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예요. 서울시는 상암동 일대를 세계 자율주행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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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DMC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가다

화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소형 카트 형태의 차량이 주차해 있던 택배차량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자율주행 택배로봇’이에요. 로봇 위에 커다란 택배 박스 2개를 올려놓자 좁은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어요. 장애물을 만나면 알아서 피하고, 사람이 지나가면 스스로 멈추기도 했어요. 1월 6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언맨드솔루션이 자율주행 택배로봇 ‘위더스 로지(WITH:US LOGI)’를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는 “택배로봇이 자율주행을 하다 보면 고정된 장애물은 물론 사람이나 자전거처럼 움직이는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다. 지나가는 장애물은 바로 멈추기만 해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잠시 기다리도록 ‘배려’하는 법을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했다”고 말했어요.


이 밖에도 배달할 목적지가 여러 곳이면 어떤 경로가 가장 효율적인지 찾아내는 등 다양한 AI 기술이 융합된 결정체가 자율주행 택배로봇이에요.

1월 6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DMC첨단산업센터에서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가 자율주행 택배로봇 ‘위더스 로지’를 시연하고 있다

국내 첫 택배로봇 본격 시험서비스

언맨드솔루션은 이르면 3월부터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자율주행 택배로봇이 일반인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입니다. 첫 고객은 MBC 문화광장에 입주해 있는 프랜차이즈업체 30여 곳이에요. 이들이 매일 공급받는 재료가 주차장에 도착하면 ‘위더스 로지’가 매장까지 옮기게 됩니다.


문 대표는 “배송차량이 매장까지 들어갈 수 없어 수백미터 떨어진 주차장에서 사람이 손수레로 이동하던 걸 자율주행 택배로봇이 대신하게 된다”며 “MBC 문화광장에서 주기적 배송으로 학습하고 데이터를 쌓은 뒤 다른 장소로 점차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어요.


사람의 도움 없이 로봇 스스로 물건을 배송하는 자율주행 택배로봇은 국내외 여러 업체가 개발하고 있어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스카우트’를,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FedEx)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페덱스 세임데이 봇(SameDay Bot)’을 운영하고 있어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2019년 말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안에서 ‘딜리’를 시범 운영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배달 음식 등 작은 크기의 화물만 나를 수 있는 소형 로봇이에요. 반면 ‘위더스 로지’는 폭 1.2m로 웬만한 중형 화물도 실을 수 있고 2톤이 넘는 무게까지 견딜 수 있어요. 본격적인 택배로봇의 시범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이에요.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직원이 ‘위더스 로지’와 함께 다니며 문제가 없는지 관찰합니다. 처음에는 인도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인도와 자전거전용도로가 함께 있는 ‘광역 보행로’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직원이 바로 세울 수도 있어요.


속도는 최대 시속 30㎞까지 가능하지만 사람의 보행 속도에 맞춰 시속 4~5㎞로 운행해요. 문 대표는 “택배로봇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사람들이 놀랄 수 있어 보행 속도에 맞춰 주행할 계획이다. 만약 로봇 전용도로가 생기면 훨씬 빠르게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어요. 

1월 6일 오후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 택배로봇 ‘위더스로지’가 짐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세계 최초 5G 융합 도심 자율주행 시험지구

언맨드솔루션이 상암DMC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세계 최초의 ‘5세대 이동통신(5G) 융합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베드’가 조성된 곳이기 때문이에요. 자율주행 차량 시험과 인증 등에 활용되는 시험지구로 자율주행 운행 상황을 실시간 관제하는 자율주행 관제센터,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차량통신기술(V2X) 장비, 차량 정비·주차 공간, 전기차 충전소 등 자율주행 실증에 필요한 기술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요.


2019년 9월 서울시는 언맨드솔루션 등 자율주행 관련 국내 25개 기업·대학·연구기관과 ‘자율주행 등 미래교통 기술 개발 및 실증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을 맺은 모든 기업·대학·기관에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24시간 개방해 미래교통 기술 실증을 지원하고 있어요. 기업·학교·기관들은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 있는 관제센터, 연구 공간, 주차장 등 모든 편의시설과 장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문 대표는 “자율주행 차량이 자체 센서로 주위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지만, 횡단보도 신호 등 모든 도로 상황을 인식하는 게 처음부터 쉬운 건 아니다.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서는 C-ITS에서 신호등 정보 등 보행 정보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하게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 집중하기 위해 언맨드솔루션은 10년 동안 서울 서초구에 있던 본사를 2019년 6월 DMC첨단산업센터로 옮겼어요. 문 대표는 “자율주행을 하다 문제가 생기면 교통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어 바로 수정·보완할 수 있는 지역 거점이 필수”라며 “아마존·페덱스 등도 특정 도시에서 자율주행을 운영하며 문제점을 발견하고 최적화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식”이라고 설명했어요.


2019년 6월 22일 상암동에서 열린 ‘상암자율주행 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위더스’에 합승해 있다.│한겨레

상암동 일대는 ‘세계 자율주행의 중심지’

언맨드솔루션은 자율주행 택배로봇에 이어 ‘자율주행 마을버스’도 4월부터 상암DMC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해요. DMC첨단산업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2㎞ 떨어진 상암DMC역인데, 이 구간을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순환 운행하게 돼요. 처음에는 언맨드솔루션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서비스가 안정되면 DMC첨단산업센터 입주 직원으로 넓힐 계획이에요.


이 시범서비스에 투입되는 6인승 자율주행 셔틀 ‘위더스’는 이미 반년 전에 사람을 태우고 상암동 도로를 달리기도 했어요. 2019년 6월 22일 열린 ‘상암 자율주행 페스티벌’에서지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언맨드솔루션을 포함해 SK텔레콤, KT,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업 15곳과 연세대, 국민대 등 2개 대학이 참여해 다양한 자율주행 차량과 기술을 선보였어요.


‘위더스’ 등 자율주행 차량에 직접 탑승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가 중소기업, 신생 기업이 기술을 연마해 대기업과 함께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상생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어요.


서울시는 2020년 5월 시행되는 ‘자율주행자동차법’에 따라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일대를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신청하고,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공유차량 서비스 등을 도입해 상암동 일대를 ‘세계 자율주행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2019년 6월 22일 ‘상암자율주행 페스티벌’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위더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언맨드솔루션은 2020년 4월부터 상암 DMC에서 이 차량으로 ‘자율주행 마을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KT

‘상암동 차 없는 도로정밀지도’ 활용

㈜드로미는 자동차에 학습시킨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위 자동차를 영상에서 자동으로 지워주는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했다.│㈜드로미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는 도로정밀지도가 꼭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항공과 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도로정밀지도를 제작했으나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해상도 영상은 불가능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용 카메라를 단 차량으로 도로를 주행하며 촬영해도 다른 자동차에 가려지는 부분 때문에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최근 국내 벤처기업이 완성한 ‘상암동 차 없는 도로정밀지도’를 활용하고 있어요. ㈜드로미는 드론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에 AI 딥러닝 기술(컴퓨터가 사물을 분류하도록 훈련시키는 기계학습의 일종)을 적용해 자동차에 가려진 부분 없이 완전한 도로정밀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위성이나 항공보다 지상에 가까이 나는 드론은 고해상도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5~10㎜ 크기의 도로 균열이나 노면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자동차로 가려진 부분은 자동차를 학습시킨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위 자동차에 자동으로 지워주는 AI 기술을 개발해 해결했어요.

이승호 ㈜드로미 대표는 “차량이 없는 도로 지도가 드론 영상으로 제작된 건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상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자율자동차용 정밀도로지도 시범구축 지역이기 때문에 ‘차 없는 도로정밀지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드로미가 드론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과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최근 완성한 ‘상암동 차 없는 도로정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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