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기요금 폭탄! 해결책은 '이것'

조회수 2019. 8. 30. 16: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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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소식이 들릴 때마다 냉방 전력수요에 대한 고민이 나오는데요. 특정 한 해만 잘 넘기면 되는 일이 아니에요. 지구온난화 문제로 여름철 평균기온은 점점 더 오를 수밖에 없죠. 


이러한 상황에 ‘에너지 절약’ ‘고효율’ ‘친환경’ 등을 고려하여 냉난방기를 제작하는 회사가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시죠!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 원문 보러 가기

전체 매출 절반 이상 수출에서 벌어

8월 6일 경북 문경시 월드에너지 본사 공장에서 류진상 대표(앞 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직원들이 포즈를 취했다.

냉방기기 중에는 전기식 냉동기만 있는 게 아니에요. 흡수식 냉동기도 있죠. 흡수식 냉동기는 전기를 구동원으로 하는 전기(압축)식 냉동기와 달리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가스, 증기를 비롯해 엔진 냉각온수, 배기가스 등 각종 미활용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형 냉동기’로 불리죠. 


월드에너지는 흡수식 냉동기와 흡수식 히트펌프 등을 국내외에 개발·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절약형 냉난방 설비 전문 기업인데요. 


이 회사의 냉난방 설비는 여름철 지역난방용 온수, 산업현장의 폐열, 열병합 시설의 발전기,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 등에서 버려지는 열을 회수해 냉난방을 공급하는 제품들이죠. 흡수식 냉동기의 냉매는 자연 냉매인 물을 사용해 환경친화적이에요. 


2004년 설립한 이 회사는 지난 15년간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에 꾸준히 노력해 지금은 흡수식 냉동기 분야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2015년 제52회 무역의 날 ‘5백만불 수출의 탑’을, 2018년 고용증가 및 전력피크 감소 고효율 저온수 흡수식 냉동기 개발, 수출 확대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죠. 


2019년 4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돼 4년간 중기벤처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금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받아요. 


글로벌 강소기업은 혁신성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수출 중소기업을 발굴해 수출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 마케팅, 금융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이 회사 제품은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죠.

8월 6일 월드에너지 본사에서 만난 류진상 대표

수출에 꾸준히 매진해 2017년부터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에서 거두고 있어요.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작지만 강한 우량 강소기업’이라는 뜻의 ‘히든 챔피언’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죠.  


“수상 비결요? 우리나라 젊은 인력 많이 고용하고, 수출도 열심히 해서 주신 거 아닐까요? 대단한 비결이 있다기보다 생존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개발하고, 저희 제품을 필요로 하는 시장도 열심히 찾아다녔어요.”


8월 6일 경북 문경시 소재 월드에너지 본사에서 만난 류진상 대표는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등 최근 이뤄낸 성과의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류 대표는 에어컨 관련 회사에서 설계 분야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월드에너지를 설립했는데요. 설립은 2004년에 했지만 문을 닫는 2005년 하반기부터였죠. 


본격적인 시작은 “세 명이 일하던 첫해에는 겨우 임금만 가져갈 정도로 어려웠어요. 대개 회사 설립 후 1, 2년 안에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땐 망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시점이었어요.” 류 대표는 설립 초기를 이렇게 회상했는데요. 

 

다행히 창업 전 근무하던 회사를 통해 개발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어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협력해 판교 지역 지역냉방 사업에 들어가는 흡수식 냉동기 개발도 하게 됐죠. 


지역냉방은 대규모 열생산 시설에서 경제적으로 생산된 온수를 냉수로 전환해 일괄적으로 냉방하는 방식으로, 발전소의 여열 등 전기 대체에너지를 이용하는데요. 판교 지역 지역냉방 등에 들어간 월드에너지의 저온수 2단 흡수냉동기(2AB)는 지역난방용 온수를 이용한 냉방기에요.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운전비용(열요금, 전기요금)을 약 14% 절약할 수 있어요. 2009년경부터는 판교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냉방용 저온수 2단 흡수냉동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기존 20억~30억 원을 기록하던 연 매출이 100억 원대 수준으로 치솟았답니다. 

연구개발 역량 우수 기업으로 손꼽혀

흡수 냉동기

2006년부터는 미국에 저온수 흡수냉동기(130usRT) 수출을 시작으로 월드에너지 제품을 해외 시장에도 알려나갔는데요. 러시아, 호주, 동남아시아, 중동, 북미와 유럽 등 꾸준히 해외 시장 판매 보폭을 넓혀갔죠. 


2012년에는 선박용 흡수냉동기 개발에 성공해 유럽의 크루즈 선박에 공급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류 대표는 “관련 업계에서 경험을 쌓았던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어요. 


“창업 전 회사에 머물 때 흡수식 냉동기 제품을 해외 시장에서 팔 수 있게 개발하는 책임자로 일했어요. 무엇보다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그쪽 고객 니즈를 분석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익숙해 있던 거죠." 


"해외 시장의 경우, 전기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분산 발전’이 활성화돼 있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학교 건물이나 빌딩 등에는 발전소가 설치돼 있어요.”  


류 대표는 “외국 사람들 입장에서 삼성, LG 등 기업 이름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해외 시장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보고 제품을 구매했다”며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하다 보니 아무래도 제품 개발 쪽에 상당 부분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어요.


실제로 월드에너지는 연구개발(R&D) 역량 우수기업 사례로도 손꼽혀요. 연구개발 분야 직원은 전체의 약 3분의 1. 전체 80명 직원 중 1990년도 이후 출생자가 23명(전체 인원의 28%)으로 젊은 편인데, 특히 연구개발 부서에서 이공계 졸업자를 신입사원으로 수시 채용하고 있죠.

직화식 냉온수기│월드에너지

류 대표는 “저를 비롯해 우리 회사 강점이 ‘설계’ 분야에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강조하는데, 사실 ‘솥발이 세 개가 있어야 솥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말처럼 설계·생산·영업 세 분야가 균형을 잘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월드에너지는 자체 생산설비와 기술연구소를 갖춰 제품 설계를 하는 것은 물론 생산, 납품, 사후 교육 및 유지보수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요. 


엔지니어들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면 장인들이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품질관리팀에서 외관 검사, 누설 검사 및 성능시험 등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죠. 제품 판매 후에도 기술자를 파견해 사용법을 안내해준답니다.


2018년에는 선박용 흡수식 냉동기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어요. 기업의 연구 성과를 발굴해 1년 52주 동안 매주 1개 제품에 주는 상인데요. 


대다수 선박은 선실을 냉방하기 위해 전기식 냉동기를 활용했지만 월드에너지가 새로 개발한 선박용 흡수식 냉동기는 선박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 등을 활용해 냉동기를 돌리는 방식이에요. 


기존 전기식에 비해 20~30%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요. 또 물을 자연 냉매로 사용해 환경친화적이죠. ‘에너지 절약’ ‘고효율’ ‘친환경’ 등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월드에너지 제품들은 에너지 고갈 시대에 사회적으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답니다. 

‘수출 다변화’ 하고 OEM도 적극 확보

월드에너지 본사 사무실 모습

수출 시장을 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았는데요. 초기 20, 30억 매출을 내던 시절, 해외에 수출했다가 해외 현지 거래했던 열병합 관련 업체가 망해 손해를 본 적도 있고, 해외 가스값이 폭등하면서 수요가 줄어 고생한 경험도 많아요.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고 수출 시장을 잘 지켜낸 비결을 묻자 류 대표는 “‘수출 다변화’를 했다”고 말했어요. “어느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한 군데 수출 시장에만 의존하면 불리한 상황이 닥칠 수 있죠." 


"남미, 북미, 유럽, 러시아 등 수출할 수 있는 곳은 다 진출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업을 하다 보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니까 그런 점을 고려해 팔 수 있는 시장에는 다 파는 게 안전하죠.”


2, 3년 전부터는 월드에너지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고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물량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는데요. 


류 대표는 “수출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브랜드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을 때 LG전자, 캐리어 등에서 OEM 주문을 받는 식으로 일거리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약 300억 원인데 8월 초 현재 상황을 보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어요. 

80명 모두 정규직…학교와 연계 교육

월드에너지 공장 모습. 본사와 공장은 문경시에 있고, 영업 및 연구소는 경기도 군포시에 있다.

이 회사 직원 80명은 모두 정규직이에요. 2015년 27명이었던 직원 수는 문경에 공장이 세워진 2016년 52명, 2017년에는 66명으로 늘어났죠. 되도록 지역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해왔어요. 


문경 본사 43명 중 문경 지역 거주자는 15명(약 35%), 경북·대구 지역까지 포함하면 20명(46%). 제주관광대, 한림공고, 문경공고 등 학교들과 연계교육 협약을 맺어 산업기능요원도 선발하고 있는데요. 기간 종료 후 본인이 원하면 고용을 유지하고 있어요. 


류 대표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회사 조직과 매출 규모에 따라 그때그때 경영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그때마다 어떻게 할 것인지가 늘 과제다”라고 말했어요. 


“회사 운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조직 관리’라고 생각해요. 이른바 문과적 지식이 없으면 조직을 끌어가기 힘들더라고요."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기보단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경험이 지금 경영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인문사회학적 지식을 쌓고,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 등을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류 대표는 “업계 후발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 특권, 독과점 등이 횡행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생산·연구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기회가 주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어요. 


“시장에 공정한 질서가 형성될 거라는 기대가 있죠. 기본적으로 한국 인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대량생산만 놓고 보면 다른 나라들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다양한 제품군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능력이 있어요." 


"우리만의 우수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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