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주인처럼 살 뻔했네?

조회수 2019. 9. 2. 1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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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서 ‘손님 정신’이란 강의를 들었어요. 주인이 아닌데 주인처럼 살지 말고 대신 손님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제넘게 주인 행세를 하기보다는 손님답게 사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죠.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 원문 보러 가기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 제목

그 질문을 들으니 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 제목이 생각나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제목만으로도 그 책의 핵심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쓸데없이 열심히 사느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대충대충 살아라, 그럼 마음도 편하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그런 종류의 책이 요즘 넘쳐나요. 너무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반발이기 때문에 이해는 돼요.

 

오늘은 ‘주인 정신’과 ‘손님 정신’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지요. 우리 아파트에서 경비 아저씨의 비중은 높은 편이에요. 경비 아저씨가 누구냐에 따라 주민들 삶의 품질이 결정돼요. 그동안 수십 명의 아저씨를 보았죠. 


옛날 아파트라 주차를 도와주는 일의 비중이 높아요. 주차 공간이 늘 부족해 차를 빼고 주차해주는 일이 중요한데요. 특히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는 경비 아저씨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곤 하죠. 

규정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다

회사 일도 그렇죠. 큰 회사는 보통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이 있어요. 하지만 복잡한 세상일을 그런 규정으로 다 묘사할 수는 없는데요. 큰 역할과 책임이 무언지 규정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일은 알아서 할 수밖에 없죠.


규정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어떤 태도로 할 것인지가 중요한데요. 핵심은 주인 정신이에요. 주인처럼 일하라는 것이죠. 진부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어요. 아니,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처럼 일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죠.


주인은 주인처럼, 객은 객처럼 일해야 한다고 따질 수도 있어요. 난 동의하지 않는데요. 내가 이 일의 주인인지 하인인지는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내가 이 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주인이에요.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조직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고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면 그는 이미 주인이에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죠. 늘 한 발 빼고 있는데요. ‘주인도 아닌 내가 설칠 일이 뭐 있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넋을 놓고 있다가 누군가 지시할 경우 비로소 한다면 그 사람은 완벽한 하인이에요. 시키기 전에 알아서 하고, 찾아서 하고, 상사가 내게 무엇을 기대할까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면 그는 이미 주인이에요. 

그런 사람은 당연히 조직에서 인정받고 조만간 진정한 주인이 될 거에요. 어차피 할 일, 빨리 하는 것이 좋아요. 누군가 할 일이면 내가 하는 것이 좋은데요. 뒤처져서 하는 것보다는 앞장서서 하는 게 즐겁죠. 


야단맞고 하는 것보다는 일찍 일하고 거기에 대해 칭찬받는 것이 좋아요. 모든 게 그렇죠.  등산을 할 때도 그런데요. 등산을 즐겁게 하는 방법 중 하나도 앞장서서 가는 것이에요. 뒤처지면 힘들죠. 


앞장서서 간다고 빨리 가는 것은 아니에요. 또 뒤에 간다고 천천히 가는 것도 아닌데요. 비슷한 속도로 똑같은 길을 가요. 하지만 느끼는 강도와 느낌은 아주 달라요. 


앞에 가는 것이 훨씬 수월해요. 그래서 초보자를 앞에 세우고 숙련자는 맨 뒤를 따라가죠. 마라톤도 그래요. 42.195km를 뛰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처음 뛰는 사람이나 여러 번 뛰어본 사람이나 다들 힘들죠. 


그런데 앞서 있는 사람은 덜 힘들어 보이고 뒤에 처진 사람일수록 더 고통스럽게 보여요. 시켜서 하는 일은 재미없어요. 알아서 하는 일은 재미있어요. 내가 의견을 내서 하는 일은 신이 나죠. 마지못해 등 떠밀려 하는 일은 지루해요. 내가 일의 주인이 되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돼요. 

논쟁을 하기보다 시간에게 묻는다

난 쓸데없는 논쟁을 싫어해요. 논쟁으로 누군가를 설득할 수도 없고 누군가를 이긴다고 그가 내 말을 들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인데요. 난 논쟁 대신 신에게 묻기를 택하는 편이에요.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신은 시간이죠. 


시간이 모든 걸 결정하기 때문인데요. 주인 정신이 좋은 사람은 주인처럼 살면 되고 손님 정신이 끌리는 사람은 손님처럼 살면 돼요.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준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명확해져요. 


주인 정신으로 사는 게 좋은지, 손님 정신으로 사는 게 좋은지는 개인의 선택이에요. 다만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죠.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난 주인으로 살고 싶어요. 내 인생은 내 것이기 때문이죠. 설혹 내 선택이 잘못돼도 난 불평하고 싶지 않은데요. 내가 선택했기 때문이랍니다.  

  ⓒ 한근태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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