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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노래하는 BTS 동생 그룹 TXT!

조회수 2019. 9. 2. 13: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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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거야.” TXT(TOMORROW X TOGETHER: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의 낮잠’ 뮤직비디오는 이런 선언으로 끝나는데요. 2019년 6월 5일에 공개된 비디오에요. TXT는 어떤 그룹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 원문 기사 보러 가기

BTS 동생 그룹 TXT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5인조 그룹으로, 방탄소년단(BTS)의 동생 그룹으로도 불린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표기할 때는 모두 붙여 쓴다)는 올해 3월에 데뷔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5인조 보이 그룹으로, 방탄소년단(BTS)의 동생 그룹으로도 불리는데요. 


당연히 데뷔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 그룹명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소년들이 꿈을 향해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할까, BTS와 비슷한 콘셉트와 세계관이지만 음악의 분위기나 스타일은 상당히 달라요. BTS가 힙합을 지향했다면 이들은 더 밝고 경쾌한 팝(pop)에 가깝워요.

여기서 ‘별을 좇는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꿈을 기억한다는 뜻으로, 별은 꿈의 다른 이름인데요. ‘꿈의 장’은 소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에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너를 만나고 우리가 함께할 때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랍니다. 전체 스토리텔링은 전통적인 서사를 따르고 뮤직비디오의 분위기는 동화적인데요. 


BTS의 팬덤보다 좀 더 어린 연령을 향하기 때문에 멤버들의 스타일도 해맑고 귀여운 순수한 소년 이미지를 지향해요.

귀여운 것에서 무서운 것까지 모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뮤직비디오 ‘별의 낮잠’│빅히트 엔터테인먼트

TXT의 타이틀곡은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인데 이 제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어요. 너무 판타지 같다는 의견부터 뿔이라니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는 의견까지 나왔는데요. 


이후 두 달간 TXT는 ‘Blue Orangeade’와 ‘Cat & Dog’ ‘Our Summer(Acoustic Mix)’를 발표하고 마침내 ‘별의 낮잠’까지 공개했답니다. 


이전 곡들의 비디오는 주로 멤버들과 콘셉트의 아우트라인을 소개하는 목적이었다면, 이번에 발표한 ‘별의 낮잠’은 이들의 스토리텔링과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요.


팀 버튼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촬영 기법, 동화적인 분장과 특수효과, 컴퓨터 그래픽 등이 인상적인데 팬들의 반응은 ‘귀여운 것부터 무서운 것까지 모두 있다’ ‘감동적이라서 울었다’ 등 다양해요. 대체로 이 스토리텔링에 공감하는 분위기인데요. 


개인적으로도 이 비디오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룹이자 빅히트의 넥스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이 그룹을 통해 빅히트가 꿈꾸는 비전과 그것이 이전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먼저 비디오의 제작은 디지페디가 맡았어요. 현재 K-팝 뮤직비디오의 원형을 만들었다고 할까, 초현실적인 연출과 특유의 색감, 실험적인 영상으로 유명한 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드림캐쳐, 레이즈, 이달의 소녀, 아이즈원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요. 


또, 국제적인 크리에이티브 그룹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별의 낮잠’의 경우엔 좀 더 영화적이고 좀 더 장르적이에요.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라고 보기엔 좀 더 함의적이고 상징적인데, 어째서 이런 스타일의 비디오가 되었을까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뮤직비디오 ‘별의 낮잠’│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 이야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비전을 함께 봐야 할 것 같아요. 빅히트는 ‘음악으로 힐링’하겠다고 선언한 회사인데요(music & artist for healing). 이 점은 홈페이지에 정확히 적혀 있는 비전이랍니다. 


좀 더 풀어 쓰면, 이런 미션 아래 음악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것을 지향하는데요. 단순히 음악 기획사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힐링을 줄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어요.


이걸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해요. 하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이고, 그건 이미 BTS가 이루고 있답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인데요. 그건 ‘아미’로 불리는 팬덤을 기반으로 하나씩 실험 중이이에요. 


예를 들어 자사 홈페이지에 자사의 굿즈를 판매하는 별도의 숍이 있고, 중요한 이벤트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개해요. 또 얼마 전에는 ‘아미피디아’라는 글로벌 규모의 팬덤 이벤트를 열었어요.


이 이벤트는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아미가 이런저런 정보를 기입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아미의 국적, 나이, 사는 곳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단서는 TXT의 새 비디오에서도 드러나는데요. 


그런데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이에요.  ‘별의 낮잠’의 뮤직비디오는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에 뿔이 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뤄요. 


이 콘셉트는 이미 티저를 통해서도 공개됐는데, 이전 비디오가 밝고 귀여운 분위기였다면 이번 곡의 비디오는 어둡고 우울한, 심지어 피도 등장하는 비디오인데요. 하지만 중요한 건 ‘뿔’이라는 메타포에요.

내게로 와서 꽃이 된 비주류

다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돌아가서, 이 회사의 비전은 ‘음악으로 힐링한다’는 것에 있어요. 그렇다면 음악으로 무엇을 고칠까요? 사람의 마음이랍니다. 그런데 그건 대체 어떤 마음일까요? 


상처받고 외로운 마음, 소외되고 배제된 마음인데요. 그렇다면 그것은 또한 누구의 마음일까요? 아웃사이더, 소수자, 비주류, 왕따, 이런저런 이유로 버려진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내가 누군지 믿지 못하고, 나의 가능성을 상상하지 못하는, 자존감이 낮아진 사람들의 마음이랍니다.


현대사회에서 그들은 모두 이상한 존재, 돌연변이 같은 존재인데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뿔이 돋은’ 것은 이런 맥락의 메타포로 보여요. 그 점에서 BTS의 월드 투어 캐치프레이즈를 새삼 환기할 필요도 있어요. 


이들은 이번 월드 투어를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Find your name”으로 정의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름’이랍니다. 아미에 대한 기사나 인터뷰 등을 보면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미의 정체성이에요.

이들은 소위 비주류로 분류되던 그룹으로 이제껏 팝 컬처 영역에서는 이들에게 특별한 이름을 만들어준 이들이 없었어요. 


그들은 단지 긱(geek, 특정분야 강한 지적 열정을 가지는 사람)이거나 너드(nerd, 한 분야에 몰두해 다른 일은 신경 쓰지 않는 사람), 크리피(creepy, 기이한)한 위어드(weird, 기괴한)로 여겨졌는데요. 


뭔가 이상한 존재,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 내 공간을 나누기 애매한 친구들을 이야기했어요. 이에 비해 록과 힙합은 그렇지 않았는데요.

하드코어 록, 헤비메탈은 노동계급 청년들을, 인디 록은 고학력 힙스터를, 힙합은 흑인들을 팬으로 불러왔답니다. 이름 없던 자들에게 이름을 붙여준 일, 그게 바로 팬덤 기반 비즈니스의 핵심이에요. 그렇게 ‘너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제껏 모든 문화현상은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의 밀도가 임계점을 넘어설 때 문화현상으로 확장되었는데요. 음악이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가 바뀌는 순간을, 계기를, 접점을 만들었답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바로 이걸 위해 자신의 팬들이 누군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과 아티스트들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려 애쓰고 있는데요. 


그들이 명시한 바,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콘텐츠’와 우리의 고객인 ‘팬’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높은 기준과 끊임없는 개선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는 내용 그대로에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의 낮잠’ 뮤직비디오는 바로 이 모든 것이 결합되는 교집합이에요. 이 한 편의 뮤직비디오에는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는 콘셉트와 ‘힐링’이라는 기업의 방향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팬덤’이란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하고 있는데요. 


그 점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아이돌 기획사들과 다르고,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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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_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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