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와 두산의 22번째 어린이날 매치! 잠실 라이벌전의 승자는?!

조회수 2019. 9. 5. 1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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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어린이날이 대목입니다. 특히 ‘두린이’(두산 베어스 어린이 팬)와 ‘엘린이’(LG 트윈스 어린이 팬)로 불리는 잠실 라이벌전이 백미인데요. 두 팀의 과거 대결을 통해 이번 승부를 예측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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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어린이날 잠실 맞대결
2018년 5월 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팬│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96년부터 올해까지 두 시즌(1997, 2002년)만 빼곤 22차례나 어린이날 3연전을 두산과 LG 경기로 편성하고 있습니다.

 

두 팀의 어린이날 3연전 역대 전적은 61번 맞붙어 두산이 35승, LG가 25승, 무승부 1번으로 두산이 10경기를 더 이겼는데요. ‘위닝 시리즈’는 지난 시즌까지 21차례의 어린이날 3연전 가운데 두산이 13번, LG가 7번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3연전 중 한 경기가 비로 순연돼 1승 1패였습니다. 어린이날 3연전에는 유난히 명승부가 많았는데요. 1998년 어린이날 LG는 박종호가 연장전 만루에서 두산의 전신 OB 투수 강병규를 상대로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이겼습니다. 


이듬해인 1999년 어린이날에는 그해 OB에서 이름을 바꾼 두산이 9-9 동점에서 9회 말 LG 투수 차명석을 상대로 안경현이 끝내기 홈런을 날렸습니다.

과열로 빈볼 시비 잦아 눈총도 
2018년 5월 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LG트윈스 팬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어린이날 3연전 가운데 두산 팬들에겐 잊고 싶지 않은 극적인 경기가, 반대로 LG 팬들에겐 기억에서 영원히 지우고 싶은 악몽 같은 경기가 있었습니다. 


2000년 5월 7일 두산은 9회 초 투아웃까지 5-10으로 지다가 이도형의 3타점 싹쓸이 2루타와 장원진의 적시타 등으로 10-10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기어이 11-10으로 이겼습니다.

 

2001년 5월 6일 경기는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는데요. 연장 15회까지 두 팀이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이 경기는 당시 프로야구 한 경기 양 팀 최다 타석(127타석) 신기록과 한 경기 양 팀 최다 투구(507개) 신기록을 세울 만큼 혈전이었습니다. 


경기 시간도 5시간 45분으로, 2008년 두산-한화의 5시간 51분(연장 18회 두산 1-0 승) 기록으로 깨질 때까지 한동안 한 경기 최장 시간 경기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린이날 3연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빈볼 시비도 잦았습니다. 1998년 5월 7일 경기에서 LG 김동수가 OB 투수 류택현의 투구에 옆구리를 강타당했습니다. 


김동수가 마운드로 뛰쳐나가자 OB 1루수 타이론 우즈가 쏜살같이 달려와 김동수의 허리를 감은 채 넘어졌습니다. 그라운드는 몰려나온 두 팀 선수들로 난장판이 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우즈는 LG 선수들에게 스파이크로 엉덩이를 걷어차여 옷이 찢기고 타박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2007년 5월 4일에는 LG 투수 봉중근이 두산 안경현에게 초구에 머리 쪽으로 위협구를 던졌다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고, 두 선수가 나란히 퇴장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두 팀이 라이벌이 된 것은 34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KBO로부터 ‘3년 후 연고지 서울 이전’을 약속받고 충청도를 연고지로 삼았다가 1985년부터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이때부터 원래 서울이 연고지였던 LG의 전신 MBC 청룡과 ‘서울 라이벌’이 됐습니다. 

관중 무료 입장 내걸고 자존심 대결

 

1990년대에는 장외 승부도 치열했습니다. 신인 우선지명을 위한 ‘운명의 주사위 던지기’가 그것이었는데요. 주사위 두 개를 던져 합친 숫자가 많은 팀이 서울 연고 선수 가운데 1차 지명권을 가졌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유난히 거물 신인이 많았는데, 주사위만 던졌다 하면 늘 LG가 이겼습니다. LG는 덕분에 1991년 송구홍, 92년 임선동, 93년 이상훈, 95년 심재학, 96년 이정길을 잇따라 지명했는데요. 


94년에만 LG(유지현)와 두산(류택현)의 지명 선수가 달라 주사위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은 ‘무료입장’ 해프닝으로 절정에 달했습니다. 


2005년 5월 18일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앞둔 LG 구단은 “두산한테 이길 때까지 두산전 홈경기에 관중을 무료입장시키겠다”고 선언해 엄청난 화제가 됐습니다. LG는 2004년 8월 21일부터 이때까지 두산에 7연패를 당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3연전 첫 경기이던 2005년 5월 20일 두산에 1-5로 또 졌습니다. 두산전 8연패였는데요. LG 구단은 약속대로 다음 날인 5월 21일 경기에 관중을 무료입장시켰습니다.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무료입장 경기’가 펼쳐진 것입니다. 

이날 잠실구장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두 팀 팬들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3루 쪽은 흰색 막대풍선의 두산 팬, 1루 쪽은 빨간색 막대풍선의 LG 팬으로 가득 찼는데요. 


관중석의 왼쪽은 흰색, 오른쪽은 빨간색으로 양분돼 장관을 이뤘습니다. 이날 경기는 결국 LG가 9-5로 이겼고 무료입장 이벤트는 한 경기로 끝이 났습니다. 두 팀은 맞수 의식이 강하다 보니 서로 트레이드도 잘 하지 않습니다. 


맞트레이드는 37년 동안 딱 세 번에 불과했는데요. 가장 최근 트레이드가 무려 11년 전입니다. 


2008년 6월 3일 두산의 투수 이재영(은퇴), 발 빠른 왼손타자 김용의와 LG의 수비형 포수 이성열(현 한화), 스위치 타자 최승환(은퇴)을 맞바꾼 2 대 2 트레이드가 있었습니다. 


당시 LG는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무너져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고, 두산은 백업 포수가 필요했기에 실로 오랜만에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원년 이후 통산 두산 352승 LG 307승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지금까지 37년 동안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정규 리그에서 676번 맞붙어 두산이 352승, LG가 307승으로 두산이 50번 더 이겼습니다. 무승부는 17번 있었는데요. 


특히 두산은 2018년 LG와 16경기 가운데 15차전까지 15전 전승을 거뒀습니다. LG는 마지막 한경기에 자존심을 걸었습니다. 


만약 16번째 경기마저 내준다면 프로야구 원년(1982년) ‘전설의 팀’ 삼미 슈퍼스타즈가 그해 우승팀 OB 베어스에게 당한 16전 전패 이후 36년 만의 굴욕이었는데요. LG는 토종 에이스 차우찬의 완투에 힘입어 3-1로 간신히 이겼습니다. 


차우찬이 9이닝 동안 무려 134구를 던졌습니다. 9회 말 2사 만루에서 두산 마지막 타자 김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LG 팬들은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번 시즌 첫 3연전에선 LG가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습니다. 두 팀은 5월 3일부터 어린이날 3연전을 벌입니다. ‘두린이’와 ‘엘린이’ 가운데 이번엔 누가 웃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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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_한겨레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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