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바탕으로 청춘에게 제안하다! 인생 선배의 '청춘멘토'

조회수 2019. 9. 5.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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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일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방법 중 하나는 그 일에 대해 정확한 재정의를 내리는 것입니다. 재정의(redefinition)란 남이 아닌 내가 내린 나만의 정의를 말하는데요. 청춘을 한번 재정의해보겠습니다. 


위클리공감 홈페이지 원문 보러 가기

청춘과 미래에 대한 재정의

청춘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생각하는 청춘은 흔들림 혹은 방황입니다. 반대말은 안정 또는 방황 끝이다. 청춘은 흔들리기 때문에 청춘입니다. 왜 흔들릴까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확실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 하고 있는 전공을 계속할 것인지, 이 직장이 내게 맞는 직장인지, 직장을 그만두고 내 사업을 할 것인지,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내 배우자로 적합한지, 아이를 낳을지 말지…. 정말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픕니다. 


다음은 미래에 대한 재정의입니다. 미래(未來)는 말 그대로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오지 않았다는 건 확실한 게 없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기대와 동시에 불안과 걱정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하는데요. 동감합니다.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데요. 우리 때는 그래도 취직은 잘됐는데 지금은 취직부터 문제입니다. 그러잖아도 앞이 캄캄한데 처음부터 꼬이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난 미래는 원래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미래가 보인다면 그건 미래가 아닙니다. 


내가 젊을 때도 그랬고, 아버지가 젊을 때도 할아버지 때도 앞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래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흥분되고 기대되는 것입니다. 

입시, 군대, 취직, 결혼, 퇴직… 

흔히들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곤 합니다. 내 답변은 명확합니다. 난 다시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요. 꼰대 같은 얘기지만, 내 이야기를 잠시만 하겠습니다. 


국민학생 때부터 일류 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에 시달렸습니다. 다행히 국민학교 6학년 때 중학교 입시가 폐지되긴 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내내 입시에 시달렸는데요. 학창 시절 전부를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바친 셈입니다. 


물론 도움이 되는 과목도 있지만 그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그리고 힘든 군대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내가 군에 있을 때 군복무 기간은 33개월이나 됐는데요. 


물론 군대 생활을 통해 강해졌고 배운 것도 많지만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직에 실패해 6개월간 놀면서 집에서 구박을 받았고 취직 후 결혼을 했는데 그 과정도 힘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는 비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독재정권이 싫다며 내 친구들이 내게 유학을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별생각이 없었는데 친구들이 다 떠나니까 나도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국비 시험을 봐서 유학을 갔는데 그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도 쉽지 않았는데요. 국비는 학점이 기준 이하면 지원이 끊기는데 난 늘 박사 자격시험에 떨어지는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다녀와서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먹고살기가 힘들었습니다. 친구들은 7~8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고 그 돈으로 강남에 집도 사고 상가도 마련했다는데 난 잔액이 제로인 알거지로 시작했습니다. 


30대 중반 직장에서 융자받은 돈으로 부평에 21평짜리 아파트 전세를 얻고 아이 둘을 데리고 한국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융자금을 갚느라 삼시 세끼 밥 먹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극도의 절약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백화점 근처도 가지 않고 아이들한테 과일도 사주지 못했습니다. 임원이 되면서 조금 살림이 풀렸는데 일이 생겨 3년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그때 난 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직장이 아닌 컨설팅 회사에서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문제는 외환위기로 취직이 거의 불가능했는데요. 난 무보수로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그 일이 적성에 맞았습니다. 


그때 다시 경영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한편으론 글을 썼습니다.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분한 감정 때문에 글을 썼는데 덕분에 교육 전문 중소기업의 경영자로 스카우트됐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경영대학원 교수 생활도 하고 지금은 글을 쓰고 강연도 하며, 코칭하는 기업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고 있습니다.  

난 코칭이나 컨설팅을 할 때 늘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그 입장이면 어떨까? 뭐가 고민이고, 이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청춘을 상대로 한 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까를 자주 생각합니다. 난 다음과 같이 살 것입니다. 살고 싶습니다. 첫째, 현재에 집중하고 단기적인 목표를 갖고 살 것입니다. 인생은 알 수 없는데요.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한다고 그걸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다고 갖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요. 지금의 난 운 좋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난 이런 삶이 있다는 사실조차 요즘 알게 되었습니다. 공대를 나온 사람이 이런 일을 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돌아돌아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인생이 무언지는 몰랐지만, 난 늘 현재에 집중하고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했습니다. 


공장으로 발령받아 불량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몇 년 동안 그 문제에 몰입했고 결국 해결했습니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훨씬 더 현재에 몰입해서 살 것입니다.

그래도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둘째,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할 것입니다. 일의 의미를 발견할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그 일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하며 일할 것입니다.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을 배우기 위한 것입니다.


일을 해야 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결국 이게 내 자산이란 사실을 예전엔 깨닫지 못했습니다. 쓸데없는 불평 따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직장 생활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세 가지인데요. 


바꾸든지,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떠나든지. 최악은 불평하면서 정년까지 채우는 것입니다. 비범함이란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해내는 것입니다.

 

셋째,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단기 성공보다 장기적 성공이 중요합니다. 젊은 시절의 성공은 별거 아닌데요. 좋은 학교를 나오든지, 부모를 잘 만나면 단기적으로는 잘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젊은 시절에 돈을 많이 버는 것, 갑자기 큰 부자가 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교만해지거나 주색잡기 등으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버닝썬 사건’이 그런 교훈을 줍니다. 


보통 성공하면 경제적인 면을 생각하지만 그보다 사회적 자산이 중요합니다. 그 사람의 평판이나 인맥이 그것인데요. 그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을 늘 소중하게 여기고, 내 행동을 모든 사람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 것입니다.

넷째, 계속 공부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것입니다. 그래서 엄청난 지식을 축적하고 그걸 밑천으로 살 것인데요. 사람은 주특기가 확실해야 합니다.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 지식의 우위를 가지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 학습을 해야 합니다. 난 20년 이상 책을 읽고 소개하는 일을 하는데, 요즘 축적된 지식의 효용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많아지고,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있으며, 오라는 곳이 많은데요. 근데 이런 일은 하루아침에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꾸준히 몸을 관리할 것입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꾸준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관리하면 괜찮아지고 관리하지 않으면 망가지는데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 관리를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이 생깁니다. 난 8년 전부터 헬스를 하면서 몸이 많이 좋아졌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몸이 먼저다>라는 책도 냈습니다. 


부귀영화를 누려도 몸이 망가지면 헛일입니다. 몸 관리하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입니다. 말로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사실은 청춘이 부럽습니다. 


풍성한 머리, 잘 보이는 눈, 건강한 신체, 뭐든 해볼 수 있는 가능성 등이 정말 부러운데요. 지금 한 얘기는 다 청춘을 부러워한 꼰대의 이야기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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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_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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