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다! 안암골 공유 공방 이야기

조회수 2019. 9. 5.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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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고려대학교 서울 캠퍼스 안에 자리한 공유 공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위클리공감 홈페이지 원문 보러 가기

미국의 스타트업 사례

미국 스타트업의 요람인 ‘차고(Garage)’.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차고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두 회사 외에도 많은 슈퍼 기업이 허름한 차고에서 첫발을 디뎠습니다. 


구글, 아마존, HP, 월트 디즈니, 할리 데이비슨, 양키 캔들, 마텔, 그리고 한국에 매장 오픈을 앞두고 이슈 몰이 중인 ‘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까지입니다. 


미국에서 차고는 월세 걱정 없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하는데요. 

MIT 3D 프린팅 설계도 공유 1억 원대 의수, 10만 원대로

 

보급형 의수를 목표로 개발 중인 김승현 학생

중간고사를 코앞에 둔 4월 12일 금요일 오후, 고려대 국제관 지하 1층에 자리한 ‘X-GARAGE’에 2개 팀이 제각각 널찍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창업의 꿈에 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해 개발하는 ‘메이커(Maker)’들입니다. 먼저 의수를 개발 중인 ‘Tertius Manus’ 팀을 총괄하는 김승현 학생을 만났습니다. 


보건환경융합과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승현 학생(16학번)을 4명이 학교 안팎에서 도와주는데요. ‘보급형 의수’ 개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해나갔는지 궁금했습니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의수를 만드는 메이커가 있다고 들었어요. 무작정 e메일로 동업을 제안했지요. 그러면서 네가 만든 의수 모델링(3D 설계도)을 공유해달라고 했어요.” 그 설계도로 출력한 결과물이 지금 그가 만들고 있는 의수입니다. 

그럼 완성되면 바로 사업화가 가능할까요? “지금 만드는 의수는 비용이 꽤 들었어요. 모터값만 60만 원이니 제품화하기엔 제약이 많죠."
 
"지도교수님이 당장 사업화보다는 자원봉사를 목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셨어요. 저도 공감했지요. 임상실험까지 끝내고 연말쯤 세 분에게 기증하려고 해요.”

김승현 학생의 ‘보급형 의수’ 창업은 일보 후퇴한 걸까. “대량생산을 위해 MIT 메이커에게 다시 요청했어요. 흔쾌히 또 보내주더라고요. 2차로 받은 모델링으로 제작하면, 이번엔 생산 단가를 10만 원대로 크게 낮출 수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본격 사업화할 예정입니다.” 
공공기관 의무 스마트 절수기 정부 지원 마지막 평가 단계 
물인터넷을 이용한 스마트 절수기를 개발 중인 ‘안암빌리지’ 팀

또 다른 메이커인 ‘안암빌리지’ 팀의 사업 아이템은 스마트 절수기입니다. 사용자가 필요한 물의 양을 설정하고, 설정한 수치 대비 사용량과 잔여량을 디스플레이로 보여줘 물 사용 인식에 대한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인데요. 


이 아이디어의 출발은 안암빌리지 팀장을 맡고 있는 대학원 법학과 18학번 양지훈 학생입니다. 그가 학부 시절 프로젝트 발표 때 낸 아이디어였는데요.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예요. 상수도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지고 있죠. 고용량 키트를 개발해서 물 사용을 아껴보자 생각했어요.”

 

양지훈 학생의 아이디어에서 당시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이동훈 학생(경영학과 18학번)이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공공기관에는 절수 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돼 있어요." 


"수도법 제15조에 따르면 숙박, 목욕탕, 체육시설, 공중화장실(학교, 주유소 등)이 해당되죠. 절수 기능을 보강한 제품을 개발해 공공기관을 우선 공략하면 사업화를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X-GARAGE’ 러너들. 왼쪽부터 박선희, 예성철, 이도준 학생

사업화에 확신을 한 두 사람은 아이디어를 제품화해줄 선배들인 심창범(대학원 컴퓨터학, 14학번)과 정구안(대학원 바이오융합공학, 18학번)을 영입합니다. 이들은 세 가지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 바깥 공기를 통해 물살 약화입니다. 둘, 정해진 물 사용량 초과 시 잠김 기능입니다. 셋, 앱을 통해 실시간 사용량 확인입니다. 법학도답게 특허출원은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직후인 1년 전에 일찌감치 해뒀습니다.

 

안암빌리지의 사업화는 착착 진행 중입니다. 스마트 절수기 아이템이 정부 지원인 한국형 ‘I-Corps’ 사업의 서류심사를 통과해 마지막 평가 단계만 남은 상태입니다. 뽑히면 6000만 원을 지원받고, 7월에 워싱턴에서 투자 설명회를 하게 됩니다. 

고가 장비 갖추고 구조 창의적 17개 메이커 프로젝트 팀 활동 
‘공유 공방’인 ‘X-GARAGE’ 작업실 내부

‘X-GARAGE’는 2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2018년 말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사업에 선정돼 ‘전문형’으로 고려대 안에 구축된 곳입니다. 약 1372m2(약 415평) 규모에 넓고 쾌적하게 꾸몄습니다. 


3D 프린터와 대형 레이저 커터 등 고가의 최신 장비가 먼저 눈에 띕니다. 실내 구조나 설계도 창의적입니다. 차고를 개조해 제품과 재료를 운반하기 편하며, 높은 천장고와 유리문으로 나눈 실내는 창의성을 높입니다. 


메이커들이 지나가면서 서로 영감을 주고받게 하는 설계 구조입니다. ‘X-GARAGE’에는 함께 만들고 홍보하는 러너(Runner)들도 짝패입니다. 


“러너들 보고 있으면 계속 손에 안 놓고 있는 게 있어요. 필터랑 펜을 사서 공기청정기를 만든 러너도 있고요.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자극을 받게 되더라고요.” 


기계공학부 15학번 이재진 학생의 말에 같이 러너로 활동 중인 같은 학부 14학번 김우석 학생도 맞장구를 칩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답답할 때 주변을 둘러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그럼 그걸 바로 활용하죠.” 

현재 고려대 ‘X-GARAGE’에는 총 17개의 메이커 프로젝트 팀이 활동하며 전문 창업을 목표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오는 5월 3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러너 예성철 학생(화공생명공학과 14학번)의 말마따나 ‘공유 공방’인 ‘X-GARAGE’는 고려대 안에 있지만 고려대 학생들만을 위한 곳은 아닙니다. 


‘조건 없이 지원하고, 달라붙어 도와준다’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공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원하는 것을 사용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10명의 러너가 돌아가며 상주하는데요. 


이곳에서 창업자들은 아이디어나 기술을 구체적 결과물로 제작하고 테스트 과정까지 시연할 수 있습니다. 꿈은 꾸기만 하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이루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머릿속에 무언가 아이디어가 있다면 ‘X-GARAGE’의 문을 두드리세요. 

‘메이커 스페이스’란? 교육·체험과 창업 지원 2022년까지 350곳 조성 

정부는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의 확산’이라는 모토 아래 전국에 교육과 체험 중심의 기능을 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다수 만들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메이커 스페이스 350여 곳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2018년 235억 원을 투입해 전문랩 5곳, 일반랩 60곳 등 메이커 스페이스 65곳을 우선 구축했는데요. 그중 53곳이 올해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또 메이커 스페이스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통합 플랫폼 ‘메이크올(www.makeall.com)’도 운영 중입니다. 이 플랫폼에서 지역, 구비 장비, 제공 서비스 등 원하는 조건을 검색해 이용하면 됩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기능에 따라 생활밀착형 일반랩과 전문 창업을 지원하는 전문랩으로 구분된다. 전문랩은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까지 지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조 창업 인프라를 보완합니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보육센터 등 기존의 창업 인프라와 연계·협업해 이들 제품의 사업화를 지원합니다. 일반랩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 창작 활동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창업 관련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합니다. 


올해는 285억 원을 들여 60여 곳을 추가 선정하고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중점 추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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