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동물은 포유류만의 특징!?

조회수 2019. 9. 5. 19: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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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에는 많은 동물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포유류를 설명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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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만의 특징을 찾기위한 분석

포유류는 대체로 온혈동물입니다. 이것을 과학자들은 내온성 동물이라고 표현합니다. 체온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몸 안에서 공급받는다는 뜻이지요. 흔히 말하는 냉혈동물은 외온성 동물이라고 하고요. 


체온 에너지를 외부에서 얻기 때문이지요. 이들도 햇볕을 쬐면 피가 따뜻해지기 때문에 냉혈동물이라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피가 따뜻하다는 것은 포유류만의 특징이 아닙니다. 


새는 완전히 내온성 동물이지요. 또 피가 따뜻한 물고기도 있습니다. 일부 상어 그리고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붉평치가 그렇지요. 그렇다면 내온성 또는 온혈은 포유류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없겠네요.


몸이 털로 덮여 있다는 것은 어떨까요? 포유류는 대부분 몸에 털이 있지만 없는 것도 있어요. 고래는 털 대신 두툼한 지방층으로 체온을 유지하지요. 

또 아르마딜로는 털 대신 딱딱한 갑옷을 입었고, 고슴도치는 털이 가시로 변했네요. 게다가 새와 공룡도 몸이 털로 덮여 있으니 털 역시 포유류만의 특징은 아닌 것 같아요.


아하! 알 대신 새끼를 낳는 것! 새끼를 낳는 것이 정말로 포유류만의 특징일까요? 그럴 것 같아요. 작은 벌레에서 어류, 양서류, 파충류는 모두 알을 낳네요. 심지어 포유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새마저 알을 낳잖아요.


이제야 포유류만의 특징을 찾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답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알을 낳는 포유류들이 있거든요.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는 몸이 털로 덮인 온혈동물입니다. 그런데 새끼는 알로 낳아요. 참 이상한 놈들이지요. 

다윈 구한 젖꼭지 없는 오리너구리 

그렇다면 포유류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포유류(哺乳類)라는 이름 안에 들어 있습니다. 먹일 포(哺), 젖 유(乳). 젖을 먹이는 동물이라는 뜻이지요. 우리말로는 젖먹이 동물이라고 합니다.


포유류, 그러니까 젖먹이 동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젖먹이 동물은 태반류(胎盤類)입니다. 살아 있는 새끼를 낳지요. 호주에 살고 있는 캥거루는 유대류(有袋類)입니다. 


새끼가 태어나기 전에 짧은 기간 동안 어미의 몸에 달려 있는 주머니[袋]에서 자라는 동물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알을 낳는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가 속한 단공류(單孔類)입니다. 구멍이 하나 있다는 뜻이지요. 


다른 포유류들은 오줌과 똥을 누고 생식하는 데 필요한 구멍이 각각 따로 있는데, 단공류는 이것이 모두 하나의 구멍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구멍을 총배설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파충류의 특징입니다. 


단공류는 포유류보다는 파충류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공류가 포유류에 속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젖먹이 동물이라는 특징 때문이죠. 그만큼 젖은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엄청난 차이점입니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면서 7장에 “젖샘은 모든 포유류 집단에 공통되며 생존에 필수 불가결하다. 따라서 젖샘은 극히 이른 시기에 발달했음이 틀림없다”고 썼습니다. 바로 이 젖샘 때문에 다윈은 많은 공격을 받았죠. 


“포유류 이전에는 젖이 나오는 젖샘이 없었을 것이다. 포유류의 오래전 조상에서 막 나타난 젖샘에서 찔끔찔끔 흘러나오는, 영양분도 거의 없는 액체를 우연히 빨아 먹은 덕에 새끼가 살아남았다는 게 가당키나 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오리너구리 같은 단공류가 찰스 다윈에게 좋은 근거가 되었습니다. 오리너구리에게는 젖꼭지가 없습니다. 피부에서 젖이 스며 나오죠. 새끼는 이 젖을 핥아 먹으면서 자랍니다. 


오리너구리는 알을 낳던 포유류의 조상과 젖꼭지가 달린 다른 포유류 사이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젖꼭지는 땀구멍이 진화해 만들어지거든요.

어미 개가 호랑이와 자신의 새끼(오른쪽)까지 젖을 먹이는 모습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단공류, 유대류, 태반류 할 것 없이 모든 젖먹이 동물의 젖 성분이 같다는 것입니다. 젖을 만드는 유전자가 같기 때문입니다. 젖먹이 동물이 등장하기도 전에 젖이 생겼다는 뜻이지요.


젖은 새끼에게 양분을 전달하면서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역할도 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젖에 항생물질이 들어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예 미생물이 젖에 관심을 갖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했지요. 


그래서 택한 것이 젖당입니다. 모든 동물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젖에는 포도당 대신 젖당이 들어 있습니다. 박테리아나 효모에게는 낯선 성분입니다. 젖당을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를 갖고 있지 않거든요. 


다행이지요. 만약에 젖에 젖당 대신 포도당이 들어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엄마의 젖꼭지에는 균이 득실댔을 겁니다.

인류는 정착 생활을 하면서 양과 염소 그리고 소에게서 젖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기들에게 먹이고도 많이 남았지만 성인들은 먹지 못했습니다. 


예전의 성인들은 젖당을 소화하지 못했거든요.(요즘도 그런 사람들이 조금 있습니다) 남은 우유가 방치되었습니다. 젖당이라는 영양분이 있는데 이걸 먹는 미생물이 없을 리가 없습니다. 유산균이 바로 그들입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사람들 세계 속으로 유산균이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먹다 남겨놓은 우유를 마구 먹어 치웠습니다. 먹었으니 뭔가 배설해야 합니다. 그 배설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치즈입니다. 


치즈는 젖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귀한 영양분을 공급했습니다. 치즈는 우리나라 음식이 아닙니다. 

지정환 신부가 준 선물, 치즈 
우리나라에서 치즈를 처음 만든 고 지정환 신부│한겨레

우리나라에서 치즈를 처음 만든 사람은 벨기에 태생의 지정환 신부님이죠. 본명은 디디에 세스테벤스. 1959년에 입국한 신부님의 눈에는 한국 사람들의 영양 상태가 아주 부실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젖소를 수입해 치즈를 생산했습니다. 한국 낙농업의 선구자죠. 그뿐만 아닙니다. 그는 한국의 민주화에도 관심을 갖고 행동했습니다. 


인민혁명당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고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벌어졌을 때는 우유 트럭을 몰고 광주에 갔지요. 군사정권의 미움을 받았지만 한국 낙농업에 끼친 공로로 추방은 면했습니다.


지정환 신부님이 4월 13일 선종하셨습니다. 치즈를 먹을 때마다 지정환 신부님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치즈뿐만 아니라 민주화운동에 대한 공적도 함께 기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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