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유현준 교수에게 '청년 주거'를 묻다

조회수 2019. 9. 5. 19: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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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지옥고’(지하, 옥탑, 고시원)에 갇혔습니다. 서울 1인 청년가구 3명 중 1명은 지옥고에 살고 있는데요. 1인 가구는 증가하지만 나만의 공간이 줄어가는 추세입니다.


다양한 청년 주거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청년 주거 빈곤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청년들은 어디서 살 것인가. 건축가 유현준(50)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지난 4월 13일 만났습니다. 서울 논현동 굽이진 골목길에 위치한 그의 건축사무소에서 그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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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말하는 청년 주거 

Q.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려서부터 건축가가 되고 싶었나요? 

A.

발명가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암기 과목이 싫어서 이과를 갔는데요. 이과생이었지만 수학도 싫었어요. 

공대는 수학을 해야 하고 의대는 암기해야 해서 꺼려졌어요. 

남은 걸 생각해보니 제일 좋아한 과목은 미술이었고 물리, 지리, 지구과학이 재미있었습니다. 

이 네 과목이 겹치는 분야가 건축이었습니다. 

Q.

집 혹은 건축물에 대해서 정의를 한다면요?

A.

집은 쉬는 곳입니다. 특히 가족이랑 모여 살 경우 집은 가족 구성원끼리 더 화목하게 만들 수 있는 공간 구조여야 합니다. 

집 가치평가가 집값밖에 안 남아 
유학시절-MIT 총장 부부와 부모님과 함께

Q.

사람이 쾌적하게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요? 

A.

우리 사회가 점점 ‘협소해도 살 수 있다’는 분위기로 흐르는 게 안타깝습니다. 최소한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를 텐데, 넉넉할수록 좋다고 보는데요. 

집에는 반드시 쓸모없이 버려진 공간이 있어야 됩니다. 일종의 심리적인 여유입니다. 

Q.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MIT와 하버드 대학원 건축설계과를 다녔고, 건축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상도 받았는데요. 꽃길만 걸어왔을 거 같은데 취업난이란 걸 겪어 봤나요? 

A.

이력서를 500장 넘게 뿌려봤습니다. 하버드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골라서 취직하나 내심 생각했는데 현실은 지옥이었는데요. 

미국의 설계사무소는 공채 개념이 없습니다. 일거리가 있으면 뽑고 없으면 안 뽑는데요. 그때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이었어요. 

모든 프로젝트들을 다 중단시켜 놓은 상태여서 채용시장이 더 얼어붙었습니다. 두세 군데서 인터뷰 연락이 왔어요. 

낮에 할 일이 없어 애가 토한 이불을 빨래방에 가져가 빨고 옆에서 오락하는 거 구경하고 그러면서 한 한달 가까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어요. 

Q.

20대 유현준이 겪은 주거 문제가 궁금합니다. 

A.

1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다니면서 월세를 살았던 게 20대 생활이었습니다. 유학을 했던 두 학교가 다 보스턴에 있었는데 상황은 달랐는데요. 

MIT 다닐 때는 기숙사보다도 바깥 아파트 값이 더 쌌어요. 임대료 인상 규제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학교 밖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4, 5년 뒤 하버드 다닐 땐 달라졌어요. 규제가 풀려 월세가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기숙사에 못 들어가면 학교를 그만둬야 할 상황이었는데요. 

기숙사 배정 받으려고 집사람이 만삭의 몸으로 밤을 새 줄 섰던 기억도 있어요. 

유학시절-MIT 페루 쿠즈코 유네스코 놀이터건축 봉사활동 사진

Q.

원룸과 고시원은 이제 청년 주거를 대표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이런 청년들의 주거 환경에 대해 어떻게 보나요? 

A.

창문이 없는 고시원은 허가를 내주면 안 됩니다. 주거권은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인데요. 

영국 산업혁명 시대에 도시로 인구가 몰리자 방 한 칸을 쪼개 창문도 없는 방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그 결과 전염병도 돌고 평균 수명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에게도 은근슬쩍 창문 없어도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집이란 환기도 되어야 하고 햇빛도 받아야 되고 밖의 공간도 봐야 됩니다. 그러려면 창문이 필요한데요. 반지하도 안 됩니다. 

길 가는 사람들이 내 방을 훔쳐보지 못하게 창문 높이도 어느 정도 이상은 되어야 해요. 1인 가구에 대한 최저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Q.

이런 주거 형태가 야기시킬 더 큰 문제가 있을까요? 

A.

안 그래도 획일화된 우리나라의 주거 환경이 더 획일화 돼가고 있습니다. 예전엔 3베이 아파트라고 해서 방 세 개, 화장실 한 개 반이 보편적인 우리의 삶의 형태였는데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6, 7평의 원룸과 더 작은 고시원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주거 크기가 1/3, 1/4로 줄어들면서 다양성은 더 없어졌어요. 

획일화된 주거 형태는 집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을 집값밖에 안 남게 했습니다. 

저소득층 위한 ‘골조 주택’ 실험 주목 
유현준 건축물, 머그학동

Q.

최소한의 주거 속에서 다양성을 살릴 방법은 뭘까요? 

A.

도시가 나머지 부분을 커버해줘야 합니다. 길거리에 벤치가 드문 우린 돈을 내고 커피숍에 들어갑니다. 이때부터 문제가 생기는데요.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누군가는 5000원을 내고 스타벅스에 가고 누군가는 1500원을 내고 빽다방을 갑니다. 

어느 사회가 얼마나 건전한지는 단위 면적당 벤치의 숫자가 몇 개냐를 보고 판단을 내립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900미터 구간에 벤치가 200개 정도 있어요. 

반면 같은 길이의 서울의 신사동 가로수길을 보면 벤치가 4개 밖에 없는데요. 50배 차이입니다. 

그만큼, 즉 벤치가 적은 도시는 많은 도시에 비해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같은 추억을 가질 가능성이 훨씬 더 없어지는 도시가 됩니다. 

집 근처에 센트럴파크가 있고 브라이언파크가 있고 하이라인파크도 있으면, 몇 평 안 되는 집에 살아도 비참하게 느끼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Q.

공동주거(셰어하우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안으로써 긍정적으로 보나요? 

A.

우려 되는 부분이 원룸이든 셰어하우스든 대부분 월세란 점입니다. 특히 공유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청년들이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상태로 살게 됩니다. 

공유경제라고 말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모든 사람들이 소작농처럼 사는 건데요. 실험적인 해결책을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칠레의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다입니다. 공동주택을 지었는데 재미난 발상을 했습니다. 

저소득층이 집을 살 수 있게 반쪽자리 집을 지었고, 인테리어도 안합니다. 골조만 해놓고 팔았습니다. 나머진 입주자들이 살면서 증축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어요. 

각자가 증축을 하니까 기본 틀은 똑같으면서도 집들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데요. 주거의 다양성입니다. 무엇보다 소득 상승의 기회가 주어져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공유보단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안이 있다면요? 

A.

도시가 슬럼화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뉴욕의 소호처럼 슬럼가였다가 나중에 핫플레이스가 된 데가 많습니다. 

낙후된 지역의 집을 청년들에게 저렴하게 사게 해주면 됩니다. 

유현준 건축물, 쌍달리주택

Q.

시간이 오래 걸리겠는데요.(웃음) 기술 혁신으로 실현 가능한 방법은 없나요? 

A.

조선시대에 다 소작농으로 살다가 근대화가 되면서 다 지주가 됐던 배경에는 철근 콘크리트 공법이란 기술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엘리베이터와 철근 콘크리트 덕에 집을 빠른 속도로 지을 수 있었는데요. 근데 건축에서 기술 혁신이 지난 100년간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에 희망이 보이는 게 3D 프린팅 기술입니다. 상용화 되려면 멀었지만 3D 프린팅 기술이면 집 하나 짓는데 하루면 되고 공사비도 400만원밖에 안 드는데요. 

지금의 방법으로 지었을 때 3개월은 걸리고 1억원이 드는 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절약됩니다.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되면 모든 것들이 판이하게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주거 문제들도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요?

A.

그쪽 전문가는 아니라서.(웃음) 역세권에 청년 주거 짓고 하는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첫 번째는 내가 소유한 집이 아니고, 두 번째는 나만의 가치를 느끼기엔 평준화에 매몰된 건축설계입니다. 

우선 청년들이 집을 소유할 수 있게끔 금융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이 역에서 떨어져 있다면 자동차업체와 협업을 해서 퍼스널 모빌리티를 타고 다니게 하는 방법도 있을 거 같은데요.

이것이 또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야외 테라스도 눈여겨 봐야 
알레한드로 칠레 공동주택

Q.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사용자인 청년들의 목소리가 높아져야 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A.

행정가, 건설업자, 설계자, 사용자가 생각을 모아야 좋은 답이 나옵니다. 건축이 도대체 뭐고 어떤 공간이 만들어졌을 때 우리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요. 

집이 어떤 모양이 됐을 때 제대로 된 집이 될 것인가, 도시가 어떤 모양이 됐을 때 좋은 도시가 될 것인가, 이런 고민을 나누는 문화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됐을 때 우리가 찾는 답도 나올 거라고 봅니다.

우리에겐 아직 그런 이야기를 할 만한 플랫폼 자체가 없습니다. 

Q.

비좁고 남루할지라도 지금 살고 있는 내 공간에 좀더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면요?

A.

오늘날 제대로 된 단독 주택이라고 하면 옥탑방입니다. 일단 마당이 있고, 내려다보는 경치도 좋습니다. 

옥탑방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도록 건축 규제를 조금 풀어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골목길에 계단이 있는 동네를 골라야해요. 

계단 근처는 차량이 못 다닐테고 그러면 그 골목길을 마당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전봇대 밑에 의자 하나 갖다 놓고 앉아서 쉴 수 있어요.

인테리어 측면에서 말하면 스탠드에 돈을 쓰세요. 조명을 바꾸면 똑같은 공간이라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조명을 위로 비추고 곳곳에 스탠드를 놓으면 같은 공간이라도 훨씬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넓어 보입니다. 

Q.

요즘 대학생들은 카페에서 공부도 많이 합니다. 카페가 도서관이기도 한 거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나요? 

A.

긍정적입니다. 지금이 기술에 의해서 공간 구조가 바뀌어가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인데요. 커피 전문점은 더 이상 커피 파는 데가 아닙니다. 

복합문화공간이고 현대인들에겐 일종의 거실 같은 개념입니다. 도시형 주거인 원룸에 사는 청년들은 답답해서 밖으로 나옵니다.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업무를 사무실에 앉아서 안해도 되니까 또 밖으로 나옵니다. 커피 한잔 가격으로 도서관으로도 쓸 수 있고 오피스로도 쓸 수 있습니다. 

Q.

공공 공간에 대해 기업들이 먼저 소비트렌드를 읽고 시장 공략을 하는 셈인데요? 

A.

주변에 이런 시설들이 많습니다. 노래방, PC방, 멀티방, 게임방, 찜질방 등인데요. 단지 모두 돈을 내야만 갈 수 있는 곳들입니다. 

우리의 주거가 커버해주지 못하는 걸 민간 자본시장에서 시간 단위로 쪼개서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합니다.

중요한 건 걸어서 10분 이내에, 공원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벤치도 여러 군데 있어야 하며, 많을수록 더 좋은 사회입니다. 

Q.

주거 문제 해결에 있어 벤치마킹할 만한 해외 사례가 있다면요? 

A.

싱가포르의 주거 정책이 임대주택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그들의 다양성을 배우고 싶습니다. 집집마다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요. 

싱가포르에선 평면도가 똑같으면 허가가 안 납니다. 그래서 나만의 가치가 있는 집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어요. 

고밀화된 주거인데 하늘을 볼 수 있고 비를 맞을 수 있는 테라스 같은 사적인 자연 공간이 있는 집을 꿈꿉니다. 

세수도 안하고 이도 안 닦은 상황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주거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건축 법규, 부동산 가격 책정 방식 등이 조금 바뀌면 됩니다. 

Q.

어쨌든 청년 주거를 해결하기 위해선 큰 틀에서 주거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같이 가야 됩니다. 

A.

청년 주거만 따로 떼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닙니다. 청년이 나이 들면 장년이 되는 건데요. 

연결선상에서 도시 문제를 전반적으로 봐야 청년주거 문제도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길이 열리는 대로 가라 

Q.

당신에게 건축이란, 그리고 잘 지은 건물이란 어떤 건가요? 

A.

관계를 디자인하는 게 건축이 하는 일입니다. 사람이 모여 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갈등을 두 가지로 해결할 수 있는데요. 

소프트웨어적인 방법과 하드웨어적인 방법입니다.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이 세금정책과 행정정책이라면,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공간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사람들끼리 더 화목하게 할 수 있는 공간 구조가 좋은 건축입니다. 

Q.

예를 든다면요? 

A.

그리스가 문화를 꽃 피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고라와 원형극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고라와 시장에서 서로 주고받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원형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오락을 즐기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21세기형 원형극장이 필요합니다. 그게 쇼핑몰은 아닙니다. 돈이 없어도 갈 수 있는 새로운 어떤 공간을 만들 때 또 다른 혁신을 불러 일으킵니다. 

Q.

꾸준히 글을 쓰고 방송에 출연하고 강의를 합니다. 이 과정도 건축이라는 일과 연관이 있나요? 

A.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돼 있습니다. 건축가는 개인의 문제뿐 아니고 사회문제, 가족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하드웨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설계는 그 마지막 과정일 뿐입니다. 오늘도 인터뷰하면서 또 한번 생각을 정리하고 피드백도 받는데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인문학적인 생각이 정리가 됐을 때 하다못해 인테리어 하나를 놓든, 벽지를 고르든 더 좋은 판단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Q.

어떤 건축가를 꿈꾸나요? 

A.

내가 만든 공간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화목해지는 세상을 꿈꾸는데요. 

Q.

청년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지금의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나요? 

A.

내 인생을 보면 계획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차선이 모여 여기까지 왔습니다. 개인적인 얘기 하나 하면, 45살 전에 국제현상설계에서 1등으로 당선되고 프리츠커상을 받는 게 목표였는데요. 

20, 30대에 국제현상설계 공모에 죽어라 매달렸습니다. 줄곧 떨어지다 30대 후반에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일거리가 없었는데요. 그때 원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기도 안 쓰는 사람이었는데, A4용지 한 장 반 정도 써주면 10만원 준다는 제안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다 보니 고정 칼럼이 생기고 책도 여러 권 냈습니다. 

지금은 내가 원하는 건축 프로젝트도 하고 내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귀담아 주는데요. 

여러분에게 ‘길이 열리는 대로 가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다 보면 돌아서 원하는 데로 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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