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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멀티플렉스가 생긴 지 21년째입니다. 그사이 멀티플렉스는 ‘컬처플렉스’로 변화를 시도하며,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공간을 넘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는데요. 이젠 영화도 TPO(Time Place Occasion·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즐겨봅니다. 멀티플렉스 특별관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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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안에 숲이 있다? CGV 강변에 가면 자연 콘셉트의 잔디 슬로프 특별관이 있다. ‘씨네 & 포레(CINE & FORÊT)’입니다. 티켓 확인 뒤 전용 입장로로 들어서면 숲에 온 듯 공기부터 쾌적한데요. 

홀로그램으로 꽃과 나비가 날아다니고 새소리가 관객을 반깁니다. 입장로 끝에 나오는 라운지는 글램핑 콘셉트인데요. 녹색식물 사이로 라탄 소재의 소파, 스툴, 나무 테이블과 벤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일명 피크닉 타임을 즐길 수 있고, 영화 상영 시작 20분 먼저 도착해야 더 즐거운 이유입니다. 상영관 내부는 숲속을 재현했습니다. 푸르름을 더한 ‘그린테리어’(Green+Interior)로 싱그러운 자연 향에 코끝이 상쾌합니다. 

벽면은 순록 이끼로 꾸며졌고, 계단을 없앤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형 바닥은 실내 잔디로 덮여 있습니다. 벽면 일부에 미디어 아트를 설치해 폭포, 연못, 하늘 등 숲의 움직임을 담았습니다. 

좌석은 1인용 소파 형태의 ‘빈백’(36석)과 쿠션감 좋은 ‘매트’(8석), 휴양지 느낌의 ‘카바나’(4석)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좌석마다 나무 소재의 개별 피크닉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고, 걸맞게 캠핑 감성이 녹아 있는 ‘치맥 콤보’ 메뉴도 준비되었습니다.

의자에 눕는 순간, 별이 빛나는 천장은 밤하늘 숲속으로 안내합니다. 그야말로 숲에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쾌적한 숲의 느낌을 살린 비결은 산소 발생기입니다.

이를 통해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이 유지됩니다. 맑은 공기가 더욱 그리운 요즘, 상쾌하게 영화를 즐길 방법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특별관도 있다. 의자 크기부터 높이, 공간 배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되어 있습니다. 찾아간 하남스타필드의 ‘메가박스 키즈’관은 총 35석으로 맨 뒷줄은 보호자석입니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부모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규모인데요. 영화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을 보러 온 아이와 엄마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키즈관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나 엄마나 키즈관이 더 편해요. 의자 크기도 그렇고 뭐든 아이들에게 맞춰 있거든요”를 꼽았습니다. 상영관 내부에 들어서니 우선 형형색색의 의자들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아이들에게 맞춰 영화는 바로 시작합니다. 광고는 하나만 나오고 대피 안내방송이 끝나면 영화가 상영되는데요. 마지막 상영 시간은 오후 8시 전후. 아이들의 취침 시간을 배려한 상영 스케줄입니다. 

영화가 시작해도 깜깜하게 불을 끄지는 않는데요. 많은 아이들이 어두운 걸 무서워하기 때문입니다. 상영 중에도 극장 안은 아이들이 주변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불빛을 비춥니다. 상영관 외의 곳들도 모두 아이들 눈에 맞춰 있습니다.  

라운지에는 아이들 전용 옷장이 설치되어 있고, 아이들이 직접 옷을 벗어 걸 수 있는 높이입니다. 라운지의 테이블과 의자도 모두 어린이를 위해 낮게 배치되었습니다. 화장실도 아이들 전용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만 상영관에 들여보낸 부모들을 위해 라운지 한쪽 벽면에는 상영관 내부를 볼 수 있게 모니터가 설치되었습니다. 키즈관에서 어른들은 걸리버가 됩니다.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를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좌석, 극장 스태프의 1:1 서비스, 영화 상영 1시간 전부터 전용 라운지 이용.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특별관, 프리미엄 영화관입니다.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점의 ‘더 부티크 스위트’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유럽의 부티크 호텔 같은 분위기를 표방하는데요. 그에 걸맞게 입장 시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호텔처럼 웰컴 음료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일명 스위트 패키지인 무릎담요, 실내용 슬리퍼, 물티슈 등도 함께 서비스됩니다. 상영관은 총 36석으로 일반관에 비해 훨씬 더 소규모입니다. 그만큼 개인 공간이 충분해 프라이빗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스칸디나비안 리클라이너 의자와 개인 옷걸이, 탁자, 탁상 조명 등 고급 호텔에서 봄 직한 가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와인을 가져오면 와인 잔 등을 제공하는 콜키지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영관 내 룸서비스도 가능한데요. 입장하면 탁자 위에 메뉴판이 놓여 있습니다. 

팝콘부터 샐러드, 치즈 플레이트 등 메뉴가 다양합니다. 화장실 역시 공들여 꾸몄습니다. 별도로 마련된 파우더 룸에는 전신 거울과 소파, 탁자가 자리하는데요. 

메이크업 수정과 스타일링 점검에 용이하도록 화장대 형태의 상반신 거울도 여러 개를 비치했습니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대접받는 느낌이다. 

미국의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가장 소중한 손님을 맞이할 때 개인 전용 영화관에서 최고의 셰프들이 준비하는 만찬과 함께 영화의 즐거움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 특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씨네 드 쉐프’(CIN？ de CHEF)입니다.

프랑스어로 ‘셰프가 있는 영화관’을 뜻하는 ‘씨네 드 쉐프’는 영화를 관람하고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디저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그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전용 출입구도 따로 마련했습니다. 

뉴욕 스타일의 오픈형 다이닝 공간이 특징인 레스토랑에서는 각종 스테이크와 바비큐, 시푸드 그릴 메뉴 등 뉴욕식 이탤리언 음식과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요리는 단품으로도 주문할 수 있는데요.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디저트 메뉴입니다. <백설공주>에서 영감을 얻은 달콤한 사과 디저트, <로마의 휴일> 속 진실의 입을 형상화한 레몬 파르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오마주로 탄생한 멘들스 케이크 등 다양한 영화 속 디저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날엔 더욱 좋겠지만, 밥 먹고 영화 보고 카페 가는 등 여러 번 움직이기 귀찮을 때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관람을 하지 않고 레스토랑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의자형 좌석이 아닌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관람하는 특별관도 있습니다. 침대와 영화관의 만남인 ‘템퍼 시네마’(TEMPUR CINEMA)입니다. CGV 용산 아이파크몰을 찾았습니다. 

입장은 씨네 드 쉐프 안에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템퍼관 전용 라운지에서 씨네 드 쉐프에서 파는 식음료 일부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누가 침대는 과학이라고 했던가요. 

템퍼 시네마는 간단한 버튼 동작으로 머리, 상체, 다리를 받치는 침대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일반 상영관 뒤편 위에 떠 있는 유리로 된 방을 본 적 있는가요. 오페라극장의 발코니석처럼 독립된 소규모 상영관입니다. 

극장 체인마다 ‘스카이박스’(SKYBOX), ‘발코니’(BALCONY), ‘씨네패밀리’(cineFamily) 등 이름도 제각각입니다. 별도의 방처럼 마련된 이곳에서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매점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며 영화를 볼 수 있는데요. 

 

찾아간 CGV 용산 아이파크몰은 2개의 ‘스카이박스’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장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 상영관에 최대 4명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상영관 안으로 들어서면 이곳이 집인지 영화관인지 헷갈리는데요. 방처럼 꾸민 상영관 안에는 2인용 리클라이너 소파 두 개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리클라이너 소파 뒤로 벽면에 1인용 소파 두 개가 더 마련되었습니다. 

담요와 슬리퍼는 기본이고, 신발 살균건조기와 공기청정기 그리고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집처럼 편안하게 신발도 벗고 겉옷도 벗어두면 됩니다.  

리클라이너 소파는 버튼 하나로 완전히 뒤로 누워서 볼 수 있게 각도가 조절됩니다. 자체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화면은 유리창 너머 스크린으로 관람합니다. 

집에서 배달시키듯 호출 벨을 눌러 룸서비스를 요청해도 되는데요. 집 안에 영화관이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극장은 영화를 보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영화와 함께 인생의 즐거운 한때를 돌아보게 하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중년의 살바토레가 자신의 빛났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떠올리는 장면처럼 말입니다. 특별한 영화관에서 내 인생의 한 장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기술적으로 특화된 영화관도 여럿입니다. 그중 국내 자체 기술로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얻고 있는 특별관이 4DX와 스크린X입니다. 우선 4DX관은 오감으로 영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상하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다이내믹한 특수 의자와 의자의 진동, 음향, 수증기, 워터, 번개 같은 특수효과를 주는 특수장비가 영화 속 장면에 따라 움직이고 작동합니다. 

<아쿠아맨>에서 수중으로 들어갈 때 물이 뿌려지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헬리콥터 액션신에서 충돌할 때 타격감이 느껴지는 식인데요. 스크린X는 스크린의 양쪽 벽면까지 활용하는 다면 상영 특별관입니다. 

3면을 활용해 파노라마 뷰를 보여줍니다. 이는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가 스크린X 싱어롱 열풍을 일으킨 결과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