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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카페는 가라! 이색 체험 명소, 바둑 카페 '두시오'

조회수 2019. 9. 9. 17: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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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쉽고 즐겁게 바둑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바둑 카페 '두시오'인데요. 어떤 공간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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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오'공동대표 이우종
길해정 대표(왼쪽)와 이우종 대표가 바둑을 두고 있는 모습│이우종

‘일상과 바둑을 잇다.’ 바둑 카페 ‘두시오’를 차린 이우종(30), 길해정(30) 공동대표가 매장 한편에 붙여놓은 글귀입니다. 두 대표는 각자 어린 시절 바둑에 입문했다가 학업을 이유로 중학교 때 그만뒀습니다.

 

이후 취미로만 바둑을 즐기던 중 서로를 알게 됐고, 바둑 카페까지 냈는데요. 그저 많은 사람이 바둑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창업한 바둑 카페는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창업한 지 두 달도 안 되었을 무렵부터 바둑 교육, 카페 창업, 취재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월 28일 이우종 대표에게 ‘두시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두시오’의 시작은 2016년 5월 오픈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였습니다. 


마침 당시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로 바둑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뜨거웠는데요. 처음에는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바둑 콘텐츠 연구소’를 구상했습니다. 

둘 다 애홍가로 낡은 기원 식상 
바둑 카페 ‘두시오’를 찾은 손님들

이 대표는 “바둑에 관심은 있지만 어려운 용어나 게임 규칙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바둑을 알리는 데 특히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딱딱하고 지루한 해설 대신 바둑에 대한 정보를 동영상, 카드 뉴스 등의 형태로 쉽게 제작해 블로그에 올렸는데요.


이 대표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공공기관에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했으며, 길 대표는 뮤지컬을 전공해 배우로 활동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걸어온 길은 서로 달랐지만, 두 사람은 바둑이라는 공통분모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만나면 바둑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바둑을 둘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기원은 자욱한 담배 연기와 낡은 시설 등으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기원을 탐방할수록 ‘바둑문화 복합공간’에 대한 갈증이 커졌는데요. 이런 아쉬움을 반영해 사업 계획서를 써나갔습니다. 

바둑 카페 ‘두시오’ 내부 모습

두 대표의 ‘바둑 카페’ 창업은 어쩌면 바둑에 대한 애정을 담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결심이 서고 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창업 지원 사업인 ‘신사업창업사관학교’ 도움도 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사업 계획서는 썼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은 이론부터 실전까지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짜여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특히 4개월 동안 실제 매장을 운영해볼 수 있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의 점포경영 체험교육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점포경영 체험을 통해 현재 바둑 카페 ‘두시오’ 매장 운영의 체계를 세웠고, 매장 운영과 재고 관리, 고객 분석 등 노하우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창업 지원 교육을 받은 후 두 사람의 성향에 따라 역할 분담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서류 준비나 기획 등 행정 업무는 내가 맡고, 길 대표는 매장을 관리한다”며 “이런 역할 분담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 국민 18급 만들기'등 프로그램 운영
‘두시오’의 스낵교육을 모두 수료한 한 어린이 손님의 모습│이우종

바둑 카페 ‘두시오’는 2018년 6월 충청남도 천안에 문을 열었는데요. 평일 점심과 저녁에는 바둑을 두려는 중·장년층이, 저녁 이후에는 일반 카페 손님이 많이 찾습니다. 주말에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 손님으로 붐빕니다. 


어떻게 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바둑 카페를 찾는 셈인데요. 비결을 묻자 이 대표는 “‘바둑문화 복합공간’을 목표로 한 만큼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전 국민 18급 만들기’라는 주제로 운영하는 9개 스낵 교육과정(1과정당 10~15분 소요)입니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친 사람은 ‘두시오’만의 18급 급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 한잔을 마시면 바둑 수업과 함께 독서, 보드게임 등 다양한 문화 체험도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바둑 좀 두는 손님이 오면 대표 중 한 사람이 바둑 친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다양한 연령대가 바둑 카페를 찾는 만큼 기억나는 손님도 많습니다. 이 대표는 “처음 부모님 손을 잡고 카페에 왔을 때 무척 소극적이고 숫기 없는 어린이가 있었다”며 “그런데 몇 차례 방문해 바둑 스낵 교육을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크리스마스 때 온 가족이 카페를 방문해 스낵 교육을 받았는데, 시종일관 환하게 웃는 아이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노년의 아버지와 그의 딸이 카페를 찾았을 때도 떠올렸습니다. 


정년퇴직 후 매일 집에만 계시던 아버지를 딸이 모시고 나왔던 것인데요. 이 대표는 “바둑을 두며 행복해하던 어르신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따님을 보니 참 뭉클했다”며 “앞으로도 ‘두시오’가 남녀노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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