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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야말로 달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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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류 최초로 달 뒤편에 착륙한 중국의 탐사선 '창어 4호'가 온종일 화제였는데요. 우리가 달에 직접 갈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패야말로 달로 가는 지름길이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달의 탄생과 전설

그리스 아테네 남쪽의 수니온곶의 포세이돈 신전 위로 보름달이 떠올랐다.│한겨레

저는 어릴 때 달에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눈 씻고 봐도 보름달에서 절구질하는 토끼가 보이지 않았거든요. 할머니가 아무리 설명해도 안 보였습니다. 


또 달은 왜 일식과 월식, 밀물과 썰물처럼 이해하기 힘든 현상을 마구 일으켜서 공부하기 힘들게 하는지…. 어릴 땐 달 때문에 짜증도 많이 났지요.


달에 관한 전설이나 달로 인한 여러 가지 물리적인 현상들은 모두 달이 지구와 가깝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얼마나 가까운지 웬만한 쌍안경으로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망원경이란 걸 소문으로만 들은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망원경을 직접 만들어서 달을 보았을 정도입니다. 무려 1609년에 말입니다.


갈릴레오는 달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믿는 것과 달리 달 표면은 매끈하기는커녕 울퉁불퉁했거든요. 달에서 어둡게 보이는 부분은 낮고 평평한 지형입니다. 물로 채워져 있지는 않지만 ‘달의 바다’라고 하지요.


달의 바다가 어둡게 보이는 까닭은 낮아서가 아닙니다. 화산으로 형성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달의 바다에는 제주도처럼 검은 현무암이 많습니다.


달은 지구보다 조금 어립니다. 약 46억 년 전에 지구가 탄생한 후에도 태양계는 어수선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수많은 행성과 소행성 그리고 혜성이 번잡스럽게 돌아다녔거든요.


그 가운데에는 ‘테이아’라는 행성도 있었습니다. 화성만 한 크기였죠. 지구가 생기고 9000만 년쯤 지났을 때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했습니다. 그 충격으로 지구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우주로 쏟아졌습니다. 그 잔해들이 지구 주변을 돌다가 뭉쳐서 달로 탄생한 것입니다. 

절묘한 달의 위치 

달의 위치는 절묘합니다. 달의 지름은 태양의 400분의 1인데, 지구에서 달의 거리 역시 지구에서 태양 거리의 400분의 1이에요. 그래서 개기일식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구에서 볼 때 달이 태양을 정확하게 가릴 수 있거든요.


태양계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곳은 지구뿐입니다. 다른 행성에서는 위성과 태양의 관계가 이렇게 절묘하지 않거든요.


여기에는 어떤 신묘한 기운이 작용한 게 아닙니다. 그냥 우연입니다. 달이 처음 생겼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인력이 훨씬 컸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도 매우 빨랐습니다. 1년이 800일 정도였죠. 3억 6000만 년 전에야 1년이 400일로 줄어듭니다. 마침 지구-달-태양의 위치가 절묘하게 놓였을 때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했을 뿐이죠.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까요? 수학적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수학과 친하지 않습니다. 수학적인 결과는 신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소용없는 일입니다. 수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요. 과학자들 역시 수학적인 결과 외에 실질적인 결과로 설명하기 좋아합니다. 증거가 있습니다.

거울로 알아보는 증거

아폴로 11호의 파일럿인 버즈 올드린이 달 위에서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은 닐 암스트롱이 찍었다.│한겨레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습니다. 그때 우주인 버즈 올드린은 달 표면에 거울을 설치했습니다. 아폴로 14호와 15호의 우주인도 달에 거울을 설치했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구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면 지구와 달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지요.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는 매년 3.8cm씩 멀어지고 있어요. 1969년과 비교하면 벌써 1.8m나 멀어졌습니다.  


저는 어릴 때 달에 옥토끼가 있다는 할머니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믿습니다. 그것은 과학적이고도 역사적인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상아) 3호가 달에 착륙했습니다. 창어는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입니다. 그런데 창어는 가슴에 옥토끼를 품고 있어요. 


실제로 창어 3호는 옥토끼를 품고 달에 착륙했습니다. 달 탐사 로봇 ‘위투’를 한자로 ‘玉兎’라고 씁니다. 우리말로 하면 ‘옥토끼’죠. 


올해 1월 3일에는 지구에서 안 보이는 달 뒤편을 탐사하기 위한 창어 4호가 도착했습니다. 달 뒤편을 탐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구와 달 뒤편 사이에 달이 가로막고 있어서 직접 통신할 수 없거든요.

실패야말로 달로 가는 지름길

도대체 왜 달에 관심을 가질까요? 순수한 천문우주학적인 호기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달에는 헬륨3과 우라늄, 백금 같은 자원이 풍부합니다.


특히 지구에 거의 없는 헬륨3은 막대한 에너지원입니다. 석탄 40톤에서 얻는 전기에너지를 단 1그램의 헬륨3에서 얻을 수 있지요. 당연히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원입니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이미 독자 발사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2020년에는 해외 발사체를 이용해서 달 궤도선을 보내고 2030년까지는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착륙선을 보낼 예정입니다. 


쉬울까요? 어려울 겁니다. 전문가가 없어서는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뛰어난 전문가가 많습니다. 필요한 것은 시간과 안정적인 예산입니다. 


그런데 예산이나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실패에 대한 담대한 마음입니다. 


과학자들이 당당히 실패에 도전할 수 있다면 우리도 곧 달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분의 말씀인지는 비밀입니다만, 이것이 핵심입니다

“우리 독자 기술로 갈 경우 너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출연한 연구소의 연구과제 성공률이 무려 99.5%에 달합니다.

이 수치가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말하자면 성공할 수 있는 과제만 도전한다는 뜻이잖아요.

기초 연구나 원천 연구 등 해보지 않은 새로운 과제에 대한 도전은 많은 실패를 거쳐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실패조차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필자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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