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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이 알리는 우리나라 보물?

조회수 2021. 4. 16. 15: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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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색이 깃든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노래로 표현하는 밴드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퓨전국악밴드 '비단'이에요. 


순수 창작곡으로 국악을 노래하는 '비단'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아요!


퓨전국악밴드 ‘비단’

너른 대지를 달려서 내 가슴에 이 세상을 담으리 / 푸른 하늘을 달려서 내 발아래 이 세상을 두리라.

시원한 판소리 보컬에 가야금·대금·해금, 타악이 더해져 흥을 돋아요. 국내 한 퓨전국악밴드가 부른 ‘출사표’라는 곡의 일부인데요. 흥미롭게도 가사 속 화자는 ‘훈민정음’이에요. 조선시대 새로운 문자로서 세상을 개혁하겠다는 훈민정음의 각오를 1인칭 시점으로 표현한 곡이죠.

출처: 케이앤아츠
▶우리 문화유산을 노래하는 퓨전국악밴드 ‘비단’의 공연 모습

이 특별한 음악의 주인공은 국악인 5명으로 이뤄진 퓨전국악밴드 ‘비단’이에요. 이 밴드 이름에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노래한다’는 표어가 붙는데요. 예로부터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나 외교사절단 등에게 임금이 하사한 귀한 옷감으로 알려져 있던 비단! 밴드 비단은 금 못지않게 귀중하게 여겨졌던 비단 옷감처럼 가치 있는 우리 문화유산 콘텐츠를 창작국악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우리 문화유산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가 있지만 대부분 깊은 산속이나 박물관에 가야만 접할 수 있죠.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리자는 뜻으로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창작국악을 하고 있습니다.” 보컬을 담당한 김수민은 비단의 음악을 이렇게 소개해요.


비단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에는 훈민정음부터 한식, 한옥, 춘향전, 이순신 장군, 조선의 궁, 제주 해녀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담겨있어요. 각각 ‘출사표’는 훈민정음을, ‘만월의 기적’은 조선백자를, ‘달’은 <심청전>을 소재로 하는데요. 모두 우리 고유문화를 알리겠다는 특별한 취지가 돋보이죠.


아홉 개 언어로 이뤄진 문화유산 다큐 공연 주목

“국악인 듯 가요인 듯 참신합니다. 듣고 나니 도깨비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요.”

“국악은 따분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네. 아이돌 노래 듣다가 국악까지 넘어왔네요.”


비단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댓글을 보면 ‘한국 고유문화를 알려주는데 고루하지 않다’는 반응들이 많아요. 특히 음악과 함께 소개되는 역사 다큐멘터리 등은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와 역사적 맥락을 알려주는 등 교육적 의미도 큰데요.


음악 세계만큼 이들의 특별한 공연도 주목거리예요. 비단의 음악은 전통 판소리를 전공한 소리꾼의 노래와 해금·대금·가야금, 타악(모듬북, 꽹과리, 운라, 정주 등) 등 다양한 국악기 소리로 구성되는데요. 특히 일반 국악공연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운라, 정주 등 전통악기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죠.

출처: 케이앤아츠
▶퓨전국악밴드 ‘비단’의 보컬 김수민

비단의 공연을 본 이들은 “노래가 좋아서 공연 보러 왔는데 역사를 배우고 간다”는 반응을 보이곤 해요. ‘문화유산 미디어 국악공연’이란 콘셉트로 진행하는 이들의 공연은 문화유산 다큐멘터리 상영과 더불어 퓨전국악 공연을 감상하는 식으로 꾸려지는데요. 다큐멘터리는 관객들의 다양한 국적에 맞춰 총 9개 언어로 제공돼요. 


비단 소속사인 사회적기업 케이앤아츠 김기범 대표는 “아무 설명 없이 음악만 듣는 것보다 어떤 유래와 배경에서 그 음악이 시작된 것인지 관련 정보를 알고 들으면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고 말을 전했어요. “공연을 보고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됐다고 해주는 관객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합니다.”


음악 선정과 영상 기획 등을 할 때 비단만의 기준도 분명히 있어요. 우선 특정 문화유산이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먼저 판단해요. 다큐멘터리 영상은 아홉 개의 언어로 소개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인지 살피는거죠. 노래 가사는 최대한 은유·함축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주제를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다 계몽적이거나 촌스러운 음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문화유산·독립운동가 소재 음악 등도 준비

퓨전국악밴드로 활동하는 비단 입장에서도 최근 국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반가운 일이에요. 그간 국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음악’ ‘낯선 분야’라는 세간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죠. 김수민은 “우리가 마트에서 음식을 사도 시식코너에서 맛을 보고 사잖아요. 그런데 국악에 대해선 이미 어렵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서 그 맛을 볼 생각을 못했던 거죠. 최근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국악을 대중화하는 시도를 많이 하는데요. 대중의 눈에 높아 보였던 국악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단 자칫 전통이 빠진 일반 대중음악으로 변형하는 일은 조금 주의할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김 대표는 “기존 가요 등을 국악과 접목해 부르는 시도나 카피곡(다른 음악가의 곡을 재해석한 곡) 등도 의미 있겠지만 저희처럼 순수 창작곡으로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시도가 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어요.


비단은 문화유산 현장을 직접 찾아 뮤직비디오를 찍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이 뮤직비디오는 3월부터 격주로 비단 유튜브 채널에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데요. 장기적으로는 주변국의 동북아 문화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독도를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등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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