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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이런 기술을 이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돌봄공간을 구성한 곳이 있다는데요! 바로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의 '스마트돌봄스페이스'입니다. 평범한 집처럼 보이는 이곳에서는 곳곳에 돌봄 로봇과 센서가 숨겨져 있다고 해요. 돌봄을 주는 공간, '스마트돌봄스페이스'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의 ‘스마트돌봄스페이스’가 3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 장소로 선정됐어요. 이곳은 ‘돌봄 로봇 중개연구 및 서비스모델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돼 2020년 7월 문을 열었는데요. 스마트돌봄스페이스는 돌봄 로봇기술을 바탕으로 중증장애인과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선호도와 행위를 분석해 추후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 안에 구축된 스마트돌봄스페이스를 찾아 관계자와 함께 둘러보고 공간의 의미를 들어봤어요!



스마트돌봄스페이스는 국립재활원 내 누리관 2층 공간 59.6㎡(18평)에 조성돼 있는데요. 일반 가정집처럼 현관, 거실, 주방, 침실, 욕실 등 6개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이하 연구소) 관계자는 “언뜻 평범해 보이기도 하는 이곳은 공간별로 돌봄 로봇과 각종 센서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시설·기기들이 융합·설계돼 편리하고 안전한 돌봄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돌봄스페이스는 커다란 양문식 출입문에서 시작합니다. 침대 등 맞춤 가구와 기기 및 사람의 원활한 출입을 위해서인데요. 특이한 점은 전용 잠금장치를 통해 출입자의 목적에 맞는 공간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사전에 지문을 등록한 의사가 방문할 때와 가족이 방문할 때를 구분해 IoT 시설이 맞춤 환경을 설정하는 거죠.

낮과 밤 등 상황에 따른 환경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특이점은 현관 벽에 설치한 나무판과 보조 손잡이인데요. 나무판의 손잡이를 당기니 접이식 의자로 변신했어요. 입구에서부터 더 편리한 출입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공간을 설계할 때부터 장소에 삶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사람에게 공간을 맞추고 싶었다. 이에 보편적인(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공간 안에 돌봄을 ‘주는 이’와 ‘받는 이’를 위한 돌봄 로봇, 그리고 그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줄 IoT 시설이 각기 다른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어요.



본격적인 탐방은 허공에 외친 한마디로 시작됐습니다. “나 왔어!”라는 말에 커튼이 걷히고 조명과 에어컨이 켜졌어요. 로봇 청소기는 작동을 멈췄죠. 이내 편안한 음악도 잔잔히 흘러나왔습니다. 전신마비가 있는 A 씨가 집에 도착하는 시나리오에 맞춰 공간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우선 ‘로봇형 이동식 리프트’를 이용해 침대로 이동했습니다. 고리가 달린 해먹을 리프트에 걸고 리모컨으로 들어 올린 뒤 손잡이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방식인데요. 무엇보다 돌봄 받는 이에게는 안정감을 주고 돌봄 주는 이의 체력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이어 침대에 도착한 A 씨가 소변을 볼 수 있게 만든 ‘배설장치’가 등장했어요. 배설 자동 흡인 로봇기술이 적용된 기저귀 형태로 휴대도 가능한데요. 대소변을 처리한 뒤 세척과 건조 기능까지 갖춰 완벽한 배설보조 역할을 해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배설처리는 아무래도 돌봄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 체력과 심리적으로도 힘들어하는 일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런 부분에서 배설보조 돌봄 로봇은 돌봄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의 만족감이 높다”고 전했어요.



외출에서 돌아왔으니 샤워를 해볼까요? ‘천장 주행형 리프트’를 이용해 욕실로 이동했어요. 천장 주행형 리프트는 돌봄 받는 이가 필요한 동선에 맞춰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데요. 천장 주행형 리프트를 타고 도착한 곳은 화장실 안 전동샤워 베드 앞입니다. 전동샤워 베드는 물 빠짐은 물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요. 아울러 화장실 곳곳에는 이용자가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고려한 설계가 많았습니다. 양변기 옆에는 양쪽으로 손잡이를 달아 안전성을 높였고 세면대 높낮이와 거울 각도도 조절할 수 있었죠.



이제 침대로 돌아가 편하게 휴식을 취합니다. 침실은 돌봄 받는 이와 주는 이 모두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인 만큼 기대감도 컸는데요. 이때 ‘전동침대’가 접히고 기울어지는 다축 구동으로 자세 변환을 도왔어요. 이동과 낙상 방지는 물론 욕창 방지를 돕는 획기적인 장치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이동식 이승장치’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바꿔 타 TV를 시청했어요. 이동식 이승장치는 앞선 이동과 마찬가지로 돌봄 받는 자의 안정감을 높이고 돌봄 주는 자의 체력 소모를 줄여줬습니다.

TV를 시청하다 보니 어느새 식사시간이 됐습니다. 주방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 돌봄 공간에 대한 많은 고민이 느껴졌는데요. 개수대를 휠체어가 들어갈 정도의 넓은 폭으로 설계했어요. 싱크대와 찬장은 간단한 버튼으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편리함을 더했죠. 혹시나 모를 누수 상황에 대비한 사물인터넷(IoT) 누수감지센서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밖에도 IoT 기계와 연결해 각기 다른 상대에 따른 다양한 맞춤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요리를 끝내고 본격적인 식사시간이에요. 식탁에는 ‘식사보조’ 돌봄 로봇이 놓였는데요. 돌봄 받는 이가 능동보조 및 수동보조를 받으면서 스스로 식사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조작법도 간단해요. 버튼을 누르면 부착된 숟가락이 음식물을 뜨고 센서가 얼굴을 인식해 위치에 맞춰 알아서 먹여주죠. 팔 지지(Arm support) 구조 또는 외골격로봇 구조로 휴대하기도 쉬운데요. 연구소 관계자는 “능동보조 제어기술 덕분에 스스로 식사 속도에 맞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봄 받는 이의 심리적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거실 한쪽에 세워진 ‘이승보조’ 돌봄 로봇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승보조 돌봄 로봇은 흔들림 제어기술과 충돌경보 및 전복경보 시스템이 적용돼 안전하게 바꿔 탈 수 있다는 게 연구소 관계자의 설명인데요. 특히 재설치가 쉬운 바닥형 리프트 방식으로 국내 사용 환경 등 실정을 고려해 개발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용 환경에 적용 가능한 모듈형으로 환자 대상과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어요.

모든 공간을 둘러본 뒤 누리관 2층 공간에 마련된 2차 스마트돌봄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먼저 살펴본 스마트돌봄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IoT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화된 돌봄서비스를 실연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욕창 방지 침대와 이승보조 로봇, 배설보조 로봇, 식사보조 로봇 등 4종의 돌봄 로봇도 들어왔죠. 반면 공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는데요. 최소한의 동선으로 돌봄 받는 이의 기본적인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2020년 4월부터 다양한 돌봄환경과 사용자에 따른 맞춤화된 돌봄 로봇 4종(욕창 예방용 자세 변화, 이승보조, 배설보조, 식사보조) 구현을 위한 중개연구를 해왔습니다. 현재 4종 돌봄 로봇의 기술 개선과 시험 검사 등 중개연구를 통해 2022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인데요. 복지부는 “스마트 돌봄 로봇 개발을 통해 일상공간을 편안한 환경으로 개선함으로써 노인·중증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