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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할 때 듣는 음악, 효과 있을까?

조회수 2021. 4. 12. 15: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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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공부하거나 일을 할 때 또는 어떤 일에 집중이 필요할 때 '음악'을 찾으시나요? 유튜브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면 '~ 할 때 듣는 노래' 등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정말 음악을 들으면 일이 더 잘 되는 걸까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의사의 '마음의 만병통치약' 글로 음악의 효과에 대해 살펴보세요!


매일 아침 설거지를 한다.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음악을 들으며 접시를 닦는다. 그러다가 잠시 세제 묻힌 그릇을 싱크대에 내려놓고 멈춰 서 있을 때가 있다. 클래식 FM에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3악장 아다지오가 흘러나오면 지금 여기에 나는 없다. 음악이 흐르는 15분 남짓 동안 아련한 사랑의 기억 속으로 날아간다. 나~ 나~ 나~ 나나나, 하고 선율이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바로 그렇게 된다. 음표들이 격렬하게 몰아치다 고요해질 때쯤 흐흠, 하고 숨을 고르며 현재로 되돌아온다.


시공간을 뛰어넘게 만드는 음악을 곁에 둘 수 있는 건 큰 행복이다. 사랑하는 노래가 내겐 벗이다. 친구가 느는 것처럼 플레이리스트에 쌓인 명곡은 돈보다 귀한 보물이다. 코로나19가 여행길을 막아버린 지 1년이 넘었다. 상담할 때 환자들이 자주 이야기한다. “여행이라도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단 덜 우울할 거예요.” 삭막한 병원을 찾아가는 것보다 지친 마음을 여행으로 달래는 게 우리 본성에 더 잘 맞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해외에서 열린 야외 음악 페스티벌 영상을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휴가를 계획할 때처럼 ‘오늘은 어느 나라로 떠나볼까?’라유튜브를 클릭한다. 새파란 하늘 아래 탁 트인 광장에 모여든 군중의 열기를 느끼고 싶을 땐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매해 열리는 트랜스밋(TRNSMT) 공연을 본다.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든 저녁 무렵 이국의 공원을 슬렁슬렁 걷고 싶으면 핑크 마티니가 연주하는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을 틀어놓는다.


‘노동요’가 필요하다는 직장인이 꽤 많다. 일의 고단함을 음악으로 지운다는 거다. 실제로 음악이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줄까? 개인적 경험도 그렇지만 다수의 연구에서 ‘그렇다’고 말한다. 가장 오래된 연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공장에 음악을 틀어놨더니 생산량이 10% 정도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직장인 75명과 음악을 듣지 않는 181명의 업무 실적을 한 달 이상 비교한 연구도 있었는데 그 결과를 보니 노동요를 활용하는 직원이 회사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들은 업무 수행도 잘했지만 무엇보다 일에 대한 태도가 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었다고 한다(Oldham GR et al. 1995). 물론 이것을 일반화해선 안 된다. 조용한 곳에서 일이 더 잘 되는 사람도 있으니까.


는 어떤가? 지금처럼 글을 쓸 때는 가사가 없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틀어둔다. 지겨운 러닝머신 위의 달리기도 음악과 함께라면 더 오래 뛸 수 있다. 노래를 들으며 운동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칼로리를 약 10% 더 태울 수 있다(Karageorghis C.I. et al. 2012). 근력 운동을 할 때도 강도와 지속 시간을 늘려준다. 음악을 들을 때는 우리 뇌가 체력 소모량을 실제보다 적게 느끼기 때이다. 마취제나 진통제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곡을 들어야 이런 효과가 나온다. 그러니 음악은 친구이고 여행지로 우리를 날려 보내주는 행기이며 노동의 조력자, 운동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음악을 마음의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출처: https://gonggam.korea.kr/archList.do?sectId=gg_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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