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로 복원한 최초의 문화재는?

조회수 2021. 2. 4. 1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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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재청
▶황룡사 중층 우진각 중문 증강현실 복원안

작년 7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가 지금은 터로만 남아 있는 황룡사의 일부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했어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를 디지털로 구현한 사례는 2019년 돈의문이 있었지만, 건물 내부까지 들어가 체험할 수 있게 증강현실(AR)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가 최초라고 하는데요. 흥미로운 황룡사 복원 제작 배경을 함께 살펴볼까요?


황룡사 디지털 복원 한욱 학예연구관

출처: 한욱
▶한욱 학예연구관이 1월 13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인터뷰에 앞서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어요. 체험이 중요한 문화유산 분야에도 디지털 기술이 더욱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디지털 복원은 유·무형 문화재산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본래 모습으로 복원해 가상공간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한 것으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상현실(VR) 또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차세대 실감 콘텐츠로 구현할 수 있죠.


2020년 7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돼 터만 남아 있는 황룡사의 일부를 증강현실 디지털 기술로 복원했어요. 건물을 구성하는 부재를 하나하나 만들어 세부사항을 자세히 표현하고,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실제 건축물 크기로 만들었습니다. 관람객이 건축물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로 복원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증강현실로 문화재 복원한 최초 사례

1월 13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건축문화재연구실 한욱 학예연구관을 만나 디지털 복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었어요. 한 연구관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고대 건축유적에 대한 복원정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경주 황룡사지는 2012년부터 심화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연구가 이뤄진 고대 건축유적”이라며 황룡사를 최초로 복원한 배경을 설명했어요. 백제권역의 대표 유적인 익산 미륵사지도 디지털 복원이 진행 중이지만 황룡사지의 진행이 좀 더 빨랐다고 합니다.


이번에 디지털 복원을 마친 부분은 황룡사가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이에요. 황룡사 사찰의 배치는 남문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중문·목탑·금당·강당이 자리하고 있고 중문 양쪽에 남회랑이 이어져 있어요. 중문은 2층 규모의 우진각지붕 형태와 1층 규모의 맞배지붕 형태 두 가지 모습으로 구현됐어요. 남회랑 역시 중문에 맞춰 두 가지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한 연구관은 “현장에서 디지털로 복원된 건물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실제 유적의 정확한 위치에 콘텐츠가 증강되고 체험자가 이동하면서도 그 위치가 변함이 없어야 한다. 이를 구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했어요.

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황룡사 디지털 복원현장에서 찍은 사진. 현장에서 나눠준 테블릿피시로 촬영하면 실제 기둥 뒤에 서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구현된다.

황룡사 디지털 복원은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마커인식과 카메라 위치추적 기능을 활용해 위치정합성을 확보했어요. 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술은 정확성을 높이려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데요. 마커인식은 물체의 상대적 좌표를 추출하고 이에 맞는 가상정보를 구현하는 방식이죠.


황룡사 터는 축구장 10면 정도의 크기고, 중문만 하더라도 농구장 1면 크기여서 이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해요. 복원한 중문의 크기는 가로 26.4m, 세로 12.6m며 남회랑의 길이는 중문을 포함해 272.5m에 달합니다. 증강현실을 최신 태블릿피시(PC)를 이용해 구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대 뛰어넘어 황룡사 체험 가능”

디지털로 복원된 황룡사는 그림자 효과를 넣어 시간대에 따라 그림자가 다르고 태블릿피시를 통해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출토된 유물을 활용한 보물찾기 등 교육적 요소도 포함돼 있어요. 보물 찾기는 태블릿피시를 들고 황룡사지를 걷다 보면 그동안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이 화면에서 튀어나와요. 흙을 털어내면 실제 유물의 형태가 나오고 그 유물의 설명도 나옵니다. 이 밖에 사계절 배경 적용, 건물 확대 보기 등도 가능해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20년 말 디지털 복원의 기술적 부분과 자료 등을 경주시에 이관해 앞으로 경주시가 운영합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의 금당과 강당, 목탑 등 나머지 부분도 디지털로 복원할 계획이에요. 한 연구관은 “황룡사가 모두 디지털 복원이 된다면 유적의 현장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신라시대의 황룡사를 체험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황룡사 디지털 복원현장에서 찍은 사진. 현장에서 나눠준 테블릿피시로 촬영하면 실제 기둥 뒤에 서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구현된다.

황룡사의 디지털 복원은 사라진 건축 유적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대 건축 유적의 실물 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요. 건축문화재는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공간감과 유적이 있는 현장성이 매우 중요해요.



한 연구관은 “건축물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현장에서 공간을 느껴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라며 “디지털 복원은 실제로 건물을 짓지 않고도 공간감과 현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고대의 건축물은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었을지 알아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라며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밝혀낼 수 있지만 실제로 100% 그 모습이었을지 알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자료가 밝혀지면 수정해야만 하죠. 만약 고대 건축물을 실제 건물로 재현했다면 수정하기 위해 건물을 해체하고 다시 짓는 과정이 필요해요. 한 연구관은 “디지털로 복원하는 경우에는 데이터만 수정하면 되기 때문에 이 과정이 실제 건물을 재현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수월하다”라고 말했어요.


디지털 복원 소요기간·예산 절감 효과 커

디지털 복원소요 기간과 예산에서 절감 효과가 매우 큽니다. 한 연구관은 “사례를 보면 디지털 복원은 실제 건축물로 복원하는 것에 비해 소요 기간은 4분의 1, 예산은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라고 말했어요.


디지털 복원은 또 연구과정에서 도출된 여러 가지 가능한 복원안을 비교·검증해볼 수도 있어요. 한 연구관은 “복원할 때 설계안이 실제 건물로 만들어졌을 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황룡사 복원도 중문이 1층인 경우와 2층인 경우 두 가지 안을 만들었다.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좋은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복원의 단점이라면 만져볼 수 없다는 점이지만 이런 문제도 기술이 발전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한 학예연구관은 기대했습니다.


디지털 복원도 실제 건물을 짓는 과정과 같아요. 학술연구 결과에 따라 기본 도면을 만들고 도면에 따라 부재별 개별요소(object)를 만든 뒤 이것을 조합해서 전체적인 건물을 만들죠. 디지털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술연구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건물을 고증해 그 형태를 밝혀내는 겁니다. 발굴조사를 비롯해 유사 시기의 다른 건축물, 중국·일본 등 국외 사례도 함께 비교 연구해야 해요. 한 연구관은 디지털 복원이 문화재 훼손 문제에서 자유롭고 비용·기간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세계적인 추세가 건물의 실물 복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그는 전했습니다.

“새로운 분야 확대로 일자리 창출”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 복원에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됩니다. 황룡사 디지털 복원은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했죠. 이 밖에 ‘한양도성 타임머신 프로젝트’는 한양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선시대의 모습을 가상현실로 구현했어요. 3차원(3D)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물 복원도 있어요.


문화유산에 디지털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한 연구관은 “문화재는 과거의 것이고 현재 그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면 원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가치나 의미를 찾아가려는 행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문화재에 직접적으로 뭔가를 가하는 걸 꺼린다”라고 배경을 설명했어요.


건축물 복원뿐 아니라 문화재를 이해하는 데도 디지털 기술이 도움이 돼 앞으로 필요하고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녹슨 칼자루를 발굴해 보존처리를 했다고 해도 원형은 알 수 없는 거죠. 이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없어지고 녹슨 부분을 유추해 원형의 형태를 볼 수 있어요. 디지털 복원이 좀 더 정교해지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대 배경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관은 “지금은 태블릿피시에 증강현실을 이용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면 이를 활용해 더 정교한 디지털 복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우리와 협업한 외부 팀도 원래는 공장 시뮬레이션이 전문이었지만 이번에 함께하면서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라며 “새로운 분야가 점점 확대될 것이며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기술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실감 기술 적용 일자리 창출 효과 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 기술을 적용한 교육·관광·문화 디지털 콘텐츠화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돼요. 디지털콘텐츠와 자율주행차 기술 등을 뒷받침하는 5G 융합서비스 개발도 본격화합니다. 스마트 공장 1만 2,000개 구축, 미세먼지 실내 정화 등 AI 홈서비스 17종 보급 또한 데이터 댐 관련 사업이에요. 감염병 예후·예측, 의료영상 판독, 범죄 예방·대응, 지역특화상품 품질관리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7개 분야를 AI와 결합하는 ‘AI+X’ 프로젝트도 추진합니다.

정부는 데이터 댐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2020년 하반기 중 민관합동 컨트롤타워를 구성해요. 2025년까지 데이터 댐 사업에 투입되는 총사업비는 18조 1,000억 원, 일자리 창출 목표는 38만 9,000개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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