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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없는데?! SNS로 입소문난 핫플레이스 7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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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겨진 가게를 아시나요? 간판도 없고 홍보도 굳이 하지 않는데 방문했던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핫플레이스가 된 가게들이 있어요. 호기심으로 찾아가고 한번 가면 다시 또 찾게 되는 곳인데요. SNS에서 먼저 알려진 숨은 가게들은 어디인지 소개해드릴게요.


보지 말라고 하면 보고 싶고, 오지 말라고 하면 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죠. ‘간판 없는’ 가게들도 그런 ‘청개구리 심보’를 자극합니다. 간판이 없는데, 굳이 물어서 찾아가죠. 보물을 찾듯이, 숨은 그림을 찾듯이 숨어 있는 그곳을 찾으면 밖에서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간판 없는’ 가게는 ‘나만 알고 싶은’ 고객의 심리를 자극한 ‘히든 마케팅’의 결과물이에요.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이런 가게들을 공유한 게시글이 수없이 많이 올라와요. 업체가 홍보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히든 마케팅’이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을 낮추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어요.


최윤식 광주대 교수는 “간판이 없거나 찾기 힘든 곳에 숨어 있는 가게들은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상식을 반대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때문에 기대감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알리지 않아서, 알려지는 아이러니한 일인데요. 오늘도 후미진 골목에는 ‘나만 아는’ 아지트를 찾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SNS에는 그곳을 찾아낸 기쁨의 기록들이 소리 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1. 을지로 골라 마시는 카페 ‘잔’

서울 중구 을지로는 인쇄소와 철공소가 즐비한 곳이에요. 2호선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로 나오면 한쪽은 쭉 골뱅이 골목인데요. 시간의 때가 켜켜이 쌓인 이곳에 젊은이들이 모이고 있어요. 처음엔 임차료가 저렴한 허름한 골목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근처 세운상가에도 리모델링을 마친 뒤 젊은 아티스트의 공방이 들어서면서 을지로는 새삼 ‘힙’한 공간이 됐습니다.


을지로가 활기를 띠게 된 사연은 북촌과 서촌, 망원동과 연남동, 최근의 익선동 등과 궤가 비슷한데요. 구불구불한 골목에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생기면서 ‘새로움’에 목마른 이들이 슬며시 찾아들었어요. 세련된 강남과는 다른, 빈티지한 매력이 있는데요.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면서 생기는 익숙함과 신선함의 기분 좋은 긴장감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긴장을 조성하는 또 하나의 요소인데요. 바로 ‘간판’입니다. 을지로에는 유독 간판 없는 카페들이 많아요. 입소문만 듣고 찾아왔다가는, 얼룩덜룩한 건물을 빙글빙글 돌거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해요. 카페 ‘잔’의 대표인 루이스 박은 “간판이 없으니 진짜 오고 싶은 사람만 와서 좋다”고 합니다. 오며 가며 들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 공간을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오니 더 반갑다고 말이에요.

처음엔 패션 스타일리스트 일을 했어요. 2002년부터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패션과 사진을 배웠죠. 런던에서 배운 또 하나는 ‘공간’이었어요. 그곳은 오래된 것들을 절대 함부로 없애지 않아요. 보존하고 정리해서 기록하죠. 제가 살았던 숙소도 예전엔 학교였어요. 벽에 아이들의 사진과 기록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인간과 사물의 인연이 공간을 만나 새로이 태어난다’는 걸 알았어요.

‘잔’의 대표 루이스박

출처C영상미디어

처음엔 익선동에 카페 ‘식물’을 열었어요. 2014년의 일이에요. ‘인간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산다’는데, 그런 인연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을지로의 ‘잔’이 건물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남겨놓았듯, 익선동 ‘식물’도 한옥의 느낌을 그대로 보존했어요. 익선동의 ‘식물’은 “오늘의 익선동을 있게 한 곳”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익선동의 터줏대감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익선동이나 을지로는 ‘도심 속의 섬’ 같은 느낌이잖아요. 다 개발되고 새롭게 바뀌었는데, 이곳은 그대로 있어요. 카페를 연 뒤에도 그런 느낌을 그대로 두고 싶었어요. 와달라고 애쓰지 않아도, 올 사람들은 오고 갈 사람들은 가는 그런 느낌이요.

간판은 없지만, 힌트는 도처에 있어요. 입구에는 작은 팻말을 세워두었어요. 계단으로 가는 표시에요. 계단을 오르면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요. 낮에는 잔잔한 연주가, 밤에는 흥겨운 리듬이 계단을 타고 내려와요. 옥상은 루프탑으로 연결됩니다. 

인간과 공간은 에너지를 주고받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선택하기 어렵잖아요. 출근길의 대중교통이나 사무실 같은 곳이요. 여기에서만큼은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점심시간이 지나자,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잔’을 가득 메웠어요. 저마다 마음에 드는 잔을 고르고 음료를 시켰어요. 커다란 나무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는 이도, 음악을 듣는 이도 있었는데요.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섬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2. 익선동 기본에 충실한 스파게티집

익선동 ‘간판 없는 가게’는 나무판에 쓰인 글자가 안내의 전부다.

출처C 영상미디어

종로 낙원상가를 마주 보고 왼쪽으로 돌면, 커다란 호텔이 보여요. 그 호텔을 등지고 골목길을 들어가면 느닷없이 한옥길이 나오는데요. 지금 가장 핫한 길 중 하나인 익선동입니다.


사실 한옥이 먼저 있었고 건물은 나중에 지어졌어요. 그런데 이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거대하게 차지하고 나니, 한옥들이 ‘느닷없는’ 공간이 된 거예요. 익선동에는 100여 채의 한옥이 남아 있는데 대체로 50~60㎡의 소규모 주택이에요.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인 정세권이 서민을 위해 개량한옥을 지었어요. 종로3가와 낙원상가, 인사동이 차례로 유행을 타 발전과 쇠락을 거듭하는 중에도 익선동은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올해 익선동은 세 번째 한옥마을로 지정됐습니다. 이 100여 채의 집들은 100년의 세월을 견뎌낸 셈이에요.


3~4년 전부터 익선동에 ‘느낌 있는’ 공간이 생겼어요. 한옥의 틀은 그대로 두고, 공간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인파가 몰리자 한옥 길을 따라 카페와 갤러리, 공방들이 생겨났고 그 길의 끝에는 ‘간판 없는 가게’가 있어요. 공간을 기획하는 일을 하던 정종욱, 요리를 하던 우동훈, 디자인과 마케팅을 전공한 신연재가 의기투합해 만든 파스타집이에요. 세 사람은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지낸 친구 사이인데요. 언젠가 “우리 셋이 힘을 합쳐 가게를 열자”고 했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됐습니다.

익선동 ‘간판 없는 가게’는 나무판에 쓰인 글자가 안내의 전부다.

출처C 영상미디어
간판을 달지 않은 건 그만큼 본질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간판 없는 가게’라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처음엔 ‘맛’에 집중하려는 의도 한 가지였어요. 맛이 좋으면 사람들은 산골짜기라도 찾아가잖아요. 저희 가게가 그런 집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세 사람은 지금도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메뉴도 많이 만들지 않아요. 하나의 새로운 메뉴가 생기면 하나는 없애는 식으로 ‘미니멀’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 이들의 대표 메뉴는 ‘명란스파게티’와 ‘시금치피자’인데요.


일단 메뉴를 주문하면 바질의 향긋함이 깊이 밴 방울토마토가 입맛을 돋우는 용으로 세팅됩니다. 명란스파게티에는 마늘쫑이 함께 볶아져 나오는데 향긋함과 풍미를 높이고 있어요. 이 맛이 입소문이 나서 ‘간판 없는 가게’는 간판이 없음에도 좁은 골목을 따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섭니다.

낮 시간에는 주로 대학생들이, 저녁 시간에는 직장인들이 찾아옵니다. 방학엔 손님이 좀 더 많고, 시험기간에는 좀 줄어들죠. 공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2호점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익선(益善)동의 뜻은 ‘예전보다 더 좋다’라고 해요. 한때는 쇠락한 골목길이었던 이곳이 새로운 감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 종로 줄서서 먹는 찌개집

종로3가에 자리 잡은 간판 없는 찌개집에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도 인파가 몰린다.

출처C 영상미디어

안국역 5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도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데요. 여름에는 야외에도 식탁을 두고 먹는 손님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겨울이면 영하의 날씨에도 손을 호호 불며 기다리는 이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묻어있어요. 10년 전부터 이 집 단골이라는 한 중년 신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찌개 1인분을 3000원에 팔았다”고 귀띔합니다. 입구에는 ‘착한 가격 업소’라는 마크가 붙어 있어요.


지금은 김치찌개 1인분에 6000원, 사대문 안에 있는 백반집의 물가치고는 여전히 ‘착한’ 편이에요. 커다란 빌딩 숲 사이에 2층짜리 컨테이너 건물인 이 찌개집은 문을 연 지 45년 정도 됐어요. 처음부터 간판은 없었다고 해요.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식탁이 줄지어 있는 1층이 있어요. 주방은 오픈 형태인데요. 여름엔 콩국수를 하기도 하지만, 겨울엔 ‘김치찌개’ 단일 메뉴에요.

겨울 메뉴는 김치찌개 한 가지다.

출처C영상미디어

들어가면 다른 주문은 받지 않고, 사람 수만큼 김치찌개를 올려줍니다. 오뎅, 칼국수, 라면 등 사리 주문만 하면 돼요. 계단을 타고 2층에 올라가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 식당이 펼쳐집니다. 사람이 많아서 다른 손님들과 합석하는 기분으로 앉아야 해요. 오래 다닌 단골들은 처음 온 ‘초짜’들에게 자연스레 조언을 건네기도 해요. “찌개는 좀 더 끓이셔야 해요”, “밥은 곧 나와요” 처럼요.


내부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저마다 밥 위에 김치찌개를 얹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젊은이부터 가족 단위 손님도 제법 보입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것도 가족들이에요. 처음엔 어머니가 시작했고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가 이어받아 식당을 꾸려가고 있어요. 텁텁하지 않고 맑은 국물에 어묵을 듬뿍 넣어 맛을 낸 게 특징이에요. 반찬도 김치 딱 한 가지에요. 찌개에 들어간 김치는 적당히 새콤하고,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적당히 아삭해요.      

4. 남해 천연재료 떡볶이집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에 위치한 간판 없는 떡볶이집

출처인스타그램

남해 간판 없는 떡볶이집은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식자재 도매유통 앞에 있어요. 문을 연 지는 21년 정도 됐는데요. 포장마차였던 외관이 달라진 것 외에는 메뉴도 주인도 달라진 게 없어요. 메뉴는 떡볶이와 순대, 어묵과 튀김이에요. 멸치어장을 한다는 주인은 어묵 육수로 디포리를 아낌없이 넣어요. 깊은 맛의 비결이죠.


이곳의 떡볶이, 튀김, 어묵 육수에는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요. ‘거리 음식’으로는 지키기 어려운 원칙인데요. 떡볶이에는 무채가 들어가는 게 특징입니다. 튀김 역시 직접 만드는데, 치자 물 등으로 만든 엑기스에 밀가루를 더해 튀김옷을 만들어요. 아침 일찍 재료를 준비해 그날그날 재료를 소진합니다. 떡볶이와 튀김은 1인분에 3000원이에요. 

5. 대구 LP 카페 ‘코러스 커피’

대구 국채보상로 건물 2층에 위치한 코러스 커피

출처코러스 커피

대구의 번화가 동성로에서 약간 벗어나면 국채보상로가 나오는데요. 이 거리의 오래된 건물 2층에 올해 5월 간판 없는 카페가 문을 열었어요.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아는 사람들은 찾아오는’ 마니아들의 아지트가 됐어요. 


LP를 틀어주는 ‘바’가 있어서인데요. 20년은 되어 보이는 바닥, 오래된 카펫, 손 글씨로 쓴 ‘코러스 커피’가 전부인 카페지만 분위기는 근사합니다.

대구 국채보상로 건물 2층에 위치한 코러스 커피

출처코러스 커피

새로움에 반응하는 20~30대는 빈티지한 레트로 문화를 접하기 위해, 40~50대는 추억을 기억하고 싶어 이곳을 찾는데요. 내부 인테리어도 복고풍이에요. 10대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30~40대에게는 유년시절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물품들이 가득합니다.

6. 광주 동명동 명소 카페 MSG

광주 동명동 복사집에 자리한 카페 MSG

출처MSG

카페를 찾아갔는데 ‘복사집’이 나옵니다. 광주광역시 동명동의 카페 MSG는 옛날 복사집이었던 흔적을 그대로 두었어요. MSG를 운영하는 박나희 씨는 “마음에 드는 간판이 없어서 그냥 옛날 복사집 간판을 그대로 두었다”고 해요. 카페를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찾아올까 싶었는데, 사람들이 물어물어 찾아오니 신기한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광주 동명동 복사집에 자리한 카페 MSG

출처MSG

실제로 SNS상에서 동명동의 카페 MSG는 핫한데요. 열대식물 잎에 가려진 작은 MSG 조명을 보고 ‘찾았다’고 외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흰 커튼으로 구분된 공간에 테이블은 많지 않아서 옆 사람과 ‘일행이 되는 효과’가 있어요. 브라우니와 롱블랙이 대표 메뉴입니다. 

7. 김천 빈티지 커피집

경북 김천시 감문면 배시내길에 자리 잡은 간판 없는 커피집

출처인스타그램

뻥튀기 기계로 로스팅을 하고, 커피가 놋그릇에 나옵니다. 혹자는 ‘사약 커피’라고 부르고 있어요. 경북 김천시 감문면 배시내길에 자리 잡은 이 커피집은 모르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아담한 공간이에요. 입구 맞은편에는 주인장 박휘재 씨의 취향을 담은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데요.


오른쪽 구석에는 벽과 천장에 인물 스케치가 붙어 있어요. 주인장이 직접 그린 작품이에요. 한쪽에는 구식 타자기도 보입니다. 메뉴는 단출해요. 원두마다 다른 향을 지닌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줍니다. 이 사약 커피는 평일에는 40잔, 주말에는 80잔 한정 판매합니다.


보기만 해도 일단 한번 찾아가고 싶은 곳이에요. 굳이 알리지 않아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핫플레이스가 궁금하다면 전국 '간판 없는 가게'로 찾아가 보세요. 숨겨진 보물을 찾는 색다른 즐거움까지 함께 즐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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