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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애처가가 '어항 화분'으로 대박난 비결은?

조회수 2018. 6. 1.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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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고 싶은 마음은 사람의 본능과 같아요.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는 작은 화분 하나 관리하기도 벅찬데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화분이 바로 아큐플랜트예요. 아큐플랜트는 시니어 창업 성공의 사례로도 유명합니다. 아내를 향한 남편의 달달한 사랑이 깃들어 있는 아큐플랜트의 이야기,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식물과 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화분, '아큐플랜트'

출처: C영상미디어

아큐플랜트는 식물과 물고기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어항 겸용 화분이에요.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혼합한 제품으로 회사 이름인 ‘하이팟(Hypot)’ 역시 수경(Hydroponic)과 어항(Pot)을 합성해서 만들었죠. 어항과 화분을 결합하면서 얻은 가장 큰 장점은 관리가 쉽다는 점이에요. 어항의 수분 덕에 화분에는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생태환경 개선으로 어항 청소도 석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해요. 여상철(53) 하이팟 대표는 아큐플랜트를 개발하며 숲과 호수를 집 안으로 들인다는 생각이었어요.


“모든 식물과 물고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대로 DIY가 가능합니다. 어떤 숲을 조성하고 어떤 호수를 만들 것인지 구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조합에 따라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큐플랜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큐플랜트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제품이에요. 무엇보다 좋은 것은 화분과 어항에 뚫린 세 개의 구멍에서 증발하는 물로 인한 천연 가습 효과죠.


숲·호수·물고기를 집 안으로

출처: C영상미디어

시작은 단순했어요. 꽃집을 운영하는 아내와 도매시장을 방문했을 때 깡통에 담은 물에서 물고기와 선인장을 키우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죠. 물고기와 식물을 함께 키우는 것도 신기했지만, 물과 상극이라는 선인장을 어떻게 물속에서 키울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어요.


당시 아내의 꽃집 수익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구상 중이었던 터라 어항과 화분의 조합이 뇌리에 박혔어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커다란 원형 어항에 물고기를 넣고 금호선인장을 올려놓았어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은행과 우체국 창구에 시험 전시를 했죠.


처음에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 문제였어요. 금호선인장의 가시가 워낙 크고 억세 화분을 들고 먹이를 주는 일이 부담스러웠던 거죠. 화분에 틈을 만들어 빨대로 물고기 먹이를 넣어줬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먹이를 주기 위한 구멍을 냈어요. 먹이 문제가 해결되니 이번엔 어항이 뿌옇게 흐려지는 백탁 현상이 일어났어요. 이때 산소 공급을 위해 두 번째 구멍을 뚫었죠.


“구멍 두 개를 뚫고 나니 청소에 사각지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구멍을 뚫게 됐죠. 어항에 있는 세 개의 구멍은 문제 해결의 증거입니다. 쾌적한 어항 유지를 위한 최적의 개수죠. 원가 상승과 안전성의 문제로 그 이상의 구멍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이 구멍 뚫린 어항 외관에 대해 디자인권, 실용신안권, PCT국제특허출원까지 마친 상태예요. 


창업의 핵심은 1% 아이디어와 99% 연구·개발

출처: C영상미디어

여상철 대표는 프로그래머 출신이에요. 보험회사 전산실과 화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일을 해왔지만 제조업은 처음이었어요. 꽃집을 운영하는 아내 덕에 여러 화분을 시도하고 심는 부분만 수월했을 뿐 제품 생산부터 문제 해결까지 모두 직접 처리해야 했죠. 어항을 만드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혔어요. 제조업이 무너진 탓에 어항의 국내 생산이 여의치 않았던 거죠.


“처음에 1만 개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국내에서는 10만 개는 돼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중국에서는 웬시라는 도시 전체가 어항만 만들고 있더군요. 그때 우리나라 제조업이 버틸 수 없었던 이유를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물론 기존의 일이 빛을 발할 때도 있어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전공 분야라 물 만난 고기처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에요. 자동제어 시스템은 물의 온도와 탁도, 용존산소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고, 필터 교체 시기까지 알람으로 알려줘요. 물의 온도가 영상 5℃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히터를 틀고, 2~3일에 한 번씩 자동 분사를 해 화분 관리를 더 쉽게 할 예정이에요.


시니어 창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정부 지원

출처: K-스타트업

여상철 대표는 청년 창업과 다른 시니어 창업의 유의점도 언급했는데요.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면 실패했을 때 가정이 무너져서 삶의 바탕을 잃어버리게 되죠. 시니어 창업자들은 가정을 담보로 하는 일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사업 아이템이 아무리 좋더라도 초기 1~2년은 정부 지원으로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으면 사업자금뿐만 아니라 아이템 검증부터 멘토링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게 됩니다.”


남은 재산을 모두 투자해서 위험한 도전을 하는 시대는 끝났어요. 경험과 전문성, 창의성, 열정만 있다면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을 통해 중년의 나이에도 도전해볼 수 있죠. 현재 정부의 창업 지원금은 굉장히 풍부해요. 자금만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공간, 컨설팅, 마케팅, 디자인, 인건비 지원 등 종류도 다양해요. 예비 창업자라면 준비 단계에서는 보육센터나 인큐베이팅센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답니다.


‘시니어창업센터’가 대표적인 곳이에요.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만 40세 이상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경력과 전문성을 지닌 창업자들을 지원하죠. 사무 공간, 업무 공간,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세무, 회계, 법률 전문가들이 멘토링도 해줘요. ‘하이팟’이 입주한 ‘성북구 시니어기술창업센터’의 경우 전문가 멘토링, 창업 교육, 시설 지원, 입주 업체 간 네트워킹 등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제품이 아니라 기쁨을 파는 시니어의 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년 창업자들이 열정을 가졌다면 우리 시니어 창업자들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죠. 그동안 쌓았던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하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떠나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자금과 인력, 마케팅 등 모든 자원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해서 사업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정부 지원은 보통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아요.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방식으로 지원과 보호를 아끼지 않죠. 제휴나 협력에도 훨씬 유리해요. 정부 지원 업체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에요. 사업을 할 때 중요한 프리미엄이 될 수도 있어요.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기운이 서린다고 하죠. 아큐플랜트에는 적어도 이런 기운이 가득해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개발이었고, 개발 후에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쁨을 함께했으니까요. 그래서 여상철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큐플랜트를 매개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으로 누군가의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잠시라도 위로를 주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것은 ‘하이팟’이 만들어내는 진정한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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