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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금 1억 지원 받은 '파력'발전 성공기

조회수 2018. 1. 3. 0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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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력 발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풍력, 태양 에너지는 익숙하지만 파력 발전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파력 발전의 에너지원은 바로 ‘파도’입니다. 파도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 바람으로 인해 발생하고 지구가 도는 한 결코 멈추는 법이 없죠!


오늘 위클리 공감은, 파도처럼 멈추지 않고 수년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파력발전기 ‘웨이브 쉬림프’를 개발한 비케이다니비케이다이나믹스(BKdynamics) 송승관 대표를 만나 보았습니다. 새롭게 열리는 세계 파력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송 대표와 함께 파력의 매력으로 풍~덩 빠져 보도록 할까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필요한 물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육지에서 공급받습니다. 전력 역시 마찬가지로 육지에서 끌어오거나 디젤발전기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데요. 육지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건 비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력 공급 의무를 갖고 있는 한국전력공사는 매년 적자를 보면서도 도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섬 자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비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에너지자립섬 프로젝트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것인데요. 이때 섬에서 이용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이 바로 파력입니다.


◇부유식·소형 발전기 ‘웨이브 쉬림프’ 

송승관 비케이다이나믹스 대표는 파력발전기 ‘웨이브 쉬림프’를 개발했습니다. 송 대표는 이와 같은 파력발전기가 확대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관광섬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가 파력 발전에 심취한 건 2011년 시작한 연구 프로젝트가 발단이었습니다. 과학고를 나와 대학원에서 물리학,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 부품을 연구하며 파력 발전에 푹 빠졌습니다. 수년간 연구하고 졸업 후에도 사비를 들여가며 연구를 이어갔을 정도입니다. 거친 파도와 태풍에도 견딜 수 있고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며 새우 모양의 ‘웨이브 쉬림프’를 만들었고 연구자는 창업가가 됐습니다. 

사진=인공 파도로 파력발전기 ‘웨이브 쉬림프’를 시범운영하는 모습 l C영상미디어

◇전 세계적으로 해상 전력 솔루션 수요 증가 추세

국내 파력 시장은 거의 전무한 상태로 개발 업체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는 해외 사정도 비슷한데요. 영국, 덴마크 등 몇몇 나라가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송 대표는 “태양광·풍력은 기술개발이 거의 마지막 단계로 정책적 과제만 남은 상태입니다. 반면 파력 개발은 초기 단계로 연구자로서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 같다”며 파력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샀습니다.  


파력 시장이 저조한 건 기술과 비용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이뤄지는 파력 발전은 생산 전력을 육지로 끌어와야 하는데, 송전 케이블을 설치하면 발전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육지 인근에 놓는 파력발전기가 개발되며 케이블 비용은 줄였지만 파도가 얕아 전력 생산량이 적다는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송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바다에서 만든 전력을 바다에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해상 전력 솔루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잡아끌었습니다. 

사진=외해양식장에 ‘웨이브 쉬림프’를 설치한 조감도 l C영상미디어

섬의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것 외에도 파력 발전의 잠재성을 가진 시장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해양식장’이었습니다. 외해양식장은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연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며 양식하는 어업장입니다. 사람이 자주 가는 대신 저장한 먹이를 자동으로 주고 조류, 수온, 사육 상태 등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때 전력이 필요한데 파력발전기를 사용하면 바다에서 발생한 전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영국은 이미 파력 발전으로 외해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해수담수화, 잠수함 초음파 탐지 등에 파력 발전이 활용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송 대표가 바라보는 파력 발전의 또 다른 가능성은 해상 풍력기의 발전입니다. 바람이 불어야 파도가 치듯 바다 위 풍력과 파력 발전이 동일한 환경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해상 풍력 주변에 파력을 함께 설치하면 전력 생산에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해상 풍력은 2030년경이면 육상과 해상의 비율이 1 대 1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파력 발전도 함께 확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싱가포르의 유망 파력발전기 업체가 바다 위에 태양광과 파력발전기를 결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사진= 파력발전기 개발한 송승관 비케이다이나믹스 대표 l C영상 미디어

해상 풍력과 파력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소형일 때 가능합니다. 기존 파력발전기는 크기가 수십 미터에 달할 만큼 대형으로 제작됐습니다. 그만큼 개발 비용도 증가했습니다. 또 거친 태풍에 견뎌야 하는데 큰 외형은 파손될 확률이 높아 ‘웨이브 쉬림프’를 소형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작게 만들어서 생존을 높이자는 전략입니다. 바다 밑에 거치식으로 만드는 대형 파력발전기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웨이브 쉬림프’는 부유식으로 제작됐습니다.


‘웨이브 쉬림프’는 효율성도 높였습니다. 파도가 칠 때 높은 지점을 마루라고 합니다. 마루와 마루 사이를 주기라고 하는데 불규칙해 보이는 파도에도 평균 주기가 있습니다. 장주기, 단주기에 따라 발전 장치 크기도 변해야 적절한 출력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웨이브 쉬림프’는 3~8초 사이의 장·단 주기를 모두 흡수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장주기의 파도가 치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도 견딜 수 있습니다. ‘웨이브 쉬림프’ 1기당 생산하는 전력은 15KW(킬로와트). 4인 가구 기준으로 5~7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만약 해상에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면 병렬 이용도 가능합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은 확대中

파력 발전은 전기, 해양, 조선, 물리, 공학 등이 결합돼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의 배경지식이 있어야 개발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송 대표가 연구자로서 걸어온 길도 한몫했습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아이디어 싸움이다.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개인의 아이디어가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3D 프린터 발전으로 자신이 연구를 시작할 때보다 부품 개발 비용이 1/10 정도 낮아졌고, 최근 전산유체역학 역시 발전해 시뮬레이션 장벽도 낮아졌다고 했습니다.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기술창업 지원을 세분화하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는 정부·기업 차원에서 M&A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비케이다이나믹스는 한국전력공사 에너지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1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고 해외 업체와 MOU를 맺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는 물론 관광섬, 외해양식장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작업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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