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 사회적 정책적 지원은 어떤 게 있을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가난과 근대화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국가의 고도성장을 이루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습니다. 치열하게 젊은 시절을 보내고 중년에는 IMF 외환위기 등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자녀의 교육과 결혼, 부모 부양의 의무를 다했으나 자녀로부터 노후 부양을 기대하지는 못하는 세대죠.
어중간한 60대,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 사회적 정책적 지원은 어떤 게 있는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교육훈련도 마찬가지죠. 베이비붐 세대 스스로도 준비해야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해요. 퇴직자의 상당수가 창업을 하는데 이는 퇴직한 고령자의 빈곤 위험을 높입니다. 임금근로 일자리가 확대되지 않으면 이미 포화상태인 서비스 분야 자영업에 더 많은 고령자가 몰려 수익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정부에서 창업 지원을 할 때 지원금뿐 아니라 적합한 아이템인지, 안정성이 있는지 전문 훈련과 컨설팅을 병행해야 합니다.
한편 자영업을 하지 않는 퇴직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경력과 상관없는 저임금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도 문제지만 숙련된 인력이 지닌 사회적 자본이 유실되는 셈이죠. 따라서 근로 의사와 근로 능력이 있는 퇴직자가 자신의 경력에 맞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전문 취업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과거 노인 계층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기대수명도 높지만 자신들의 노후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어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설치된 ‘노후준비지원센터’에서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 각종 설계를 지원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현재의 저축, 연금, 삶의 방식을 파악해 어느 분야를 보완해야 할지 진단해주죠. 은퇴자뿐 아니라 예비 은퇴자도 진단을 받고 은퇴 20년 전부터 노후준비를 미리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은퇴자 대부분이 공적 영역 보험 혜택을 잘 모릅니다. 가령 중증 환자로 등록하면 5%만 자가 부담을 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중증 암 환자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죠. 세법상 항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 환자가 장애인으로 인정된다는 것,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경우도 드물어요.
민간 영역에서는 진단비, 수술비, 항암·방사선 치료량에 따라 수술비 100만 원을 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공·사보험이 따로 있으니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정보를 연계해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면 보험과 연금 모두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각종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도 노후준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정부가 운영하는 복지로(www.bokjiro.go.kr)와 보건복지콜센터(129)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노후 설계는 우선적으로 본인이 해야 하지만 국가와 사회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사회복지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죠. 우리는 복지비용의 부담을 여전히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은 조세 부담률이나 공공복지 지출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준비’입니다. 재무, 건강, 대인관계 등 여러 부분이 포함됩니다. 전문가들은 제2의 인생을 맞는 개인의 마음가짐의 준비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노후의 삶 역시 다양한 영역으로 이뤄진 일상입니다. 노년기에 당면하는 문제 또한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A 아니면 B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재무 영역만큼 비재무 영역(자원봉사, 여가, 운동 등)도 중요한 삶의 영역이니 균형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여유가 필요합니다. 성과 위주로 일을 해와서 성격이 급하고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어요.
마지막으로 배려심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방식에는 나눔이나 배려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마인드 세팅이 부족하다 보니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게다가 사회에서 ‘은퇴 후 얼마가 있어야 한다’, ‘꾸준한 소득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채근하니 더 불안해집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버리고 스스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학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