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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람난 주부들! 3040 주부 독서 동아리

조회수 2017. 9. 14. 12: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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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설 스페이스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주부 독서 동아리 ‘책바람’ 회원들의 독서 모임이 열립니다.
8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주제로 뜨겁게 토론을 벌이는 현장을 위클리공감이 찾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맥이 있는 것 같아요. 중간, 중용을 말하니까 미워할 수 없는 게 있어요. 다양한 계층과 신분에서 한 가지 정체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으니까, 중산계급이 많을수록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정의 내린 것 같아요.
출처: 사진=책바람 회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주제로 토론을 끝내고 활짝 웃고 있다, C영상미디어 제공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에 위치한 예설 스페이스 세미나실. 

 

다양한 연령의 주부 11명이 모여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대화에는 쉼표가 없었고, 진지함과 웃음이 수시로 오갔습니다. 

  

“주부들로 구성된 모임이고 다들 아이 엄마라, 처음에는 아이들을 잘 교육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번 하다 보니 교육의 주체인 우리들이 철학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철학이라는 것이 어렵고, 책도 가벼운 것이 아니라서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하진 않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즐겁습니다.” 

책바람은 광진구에 거주하는 주부 16명으로 구성된 독서 모임인데요. ‘책상 위의 철학, 발로 뛰는 철학, 함께하는 철학’의 줄임말인 ‘책발함’이라는 이름이 발음하기 좋게 ‘책바람’이 되었습니다. 책바람의 이름처럼 철학과 관련된 책을 선정해서 읽고 토론을 하지요.

일 년 동안의 커리큘럼을 연초에 정해요. 8월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9월부터는 동양철학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에요.

애초 책바람은 광진구립도서관 내에서 운영되는 독서 모임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 2년 과정을 모두 끝내고, 지금은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요. 단순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초빙해서 강의를 듣거나 자문을 구하면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플라톤의 <향연>, <국가>와 동양철학을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광진도서관에서 장소를 제공받아 광진구민 전체를 위한 강좌로 이어져 더 보람이 있었어요. 토론을 하면서 일 년 동안 쌓인 책을 연말에는 기부를 하거나 판매해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쓰기도 해요. 책상 위의 철학이 아닌 발로 뛰는 철학, 함께하는 철학이라는 모임의 뜻을 실천하는 의미도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책바람 회원들은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는 같이 읽는 것이 훨씬 좋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는데요. 일단 책을 좋아한다는, 취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마음이 잘 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어렵고 지루한 책이라도 의무적으로 읽을 수 있으니 좋고,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얻는 것도 많습니다.

책은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읽기 쉽거든요. 제가 토론회 활동에 자부심을 느끼는 게, 연세가 많은 분들은 지혜를 나눠주세요. 성향이 다른 사람이 모인 만큼 관점이 정말 다른데, 나와 다른 사고를 접하고 알아가고, 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회원인 박정희 씨는 공부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토론 준비가 부실하거나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독서 모임은 충분히 가치 있는 활동이라고 얘기합니다. 

"책을 읽으면 대화거리가 많아져요. 우리가 만나면 어제 뭐 했는지 등등 일상적이고 틀에 박힌 이야기만 나누게 되잖아요. 책을 읽으면 새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정말 다양하게 할 수 있어요. 저희는 오랜 시간 함께해서 모이는 시간 자체를 재미있어 해요. 토론 시간이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늘 시간이 부족해요."

물론 토론 준비가 부담될 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서로를 이해해주는 아량이 발휘된다고 하는데요.


“책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이 녹록지 않은 일이니까 준비가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토론 모임 활동을 주저하는 분들도 계셔요. 그런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여러 사람이 모이면 그런 부족한 부분이 채워져요. 토론 모임을 하면서 집단 지성이 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이지만, 그것이 모이면 커져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공부하면서 느끼게 돼요.”


박정희 씨는 겁 없이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조언했습니다.

혼자 책을 읽어보겠다는 분들도 계신데, 솔직히 힘들어요. 같이 가야 책을 읽겠다는 마음과 실천력이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면 일단 겁 없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우리 삶에 왜 책이 필요한지, 그중에서도 철학과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우리가 일상적인 삶을 살잖아요. 일상적인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경제활동도 열심히 하고 돈도 벌죠. 그런데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삶의 의미, 살아가는 이유, 그런 것에 대한 질문이에요. 살다가 힘들면 내가 왜 힘든지 이유가 궁금하잖아요. 일상적인 것 말고도 어떤 의미를 찾고 싶을 때, 그 이유를 알고 싶을 때,
그걸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게 바로 책인 것 같아요. 그리고 철학이 생각의 기초를 만들고 그런 것들이 고전에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박정희 씨는 최근에 읽은 책에서 ‘최선의 삶’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아, 나도 이렇게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단순한 글이지만, 그게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만의 의미를 갖게 해준다고 하네요.

제가 어제 페이스북에 고전을 읽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글을 올렸는데, 이런 대답을 들었어요. 고전은 위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답을 완성시키는 주체는 오늘을 사는 당신이라고요. 너무 공감되지 않아요?
출처: 사진=C영상미디어 제공

매주 토론이 열리는 예설 스페이스는 광진도서관과 연계된 공간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공간 나눔 사업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책바람 회원들은 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토론을 이어갑니다. 책바람 회원들은 “도서관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으니 그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집단 지성의 선순환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공간 나눔 사업에 연계된 공간인데요. 공간 나눔은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가 어려운 경우 지역 사회에 유효 공간을 발굴해 지원하 는 정책으로, 매달 지원금 12만 원과 음료 할인 혜택도 줍니다. 일주일에 한 번, 월 4회까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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