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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해

남편, 매일 집에서 보는데 주말에도 봐야 해?

결혼은 또 다른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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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어떤 기분이에요?”
“여자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재밌게 놀았는데, 집에 안 가요."
“하하하하하하” 

나와 비슷한 또래에 먼저 결혼한 사람에게 들었던 이야기다. 당시에는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알게 됐다. 진.짜.였.어!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연애했지만 우리는 매일 만나고 그리워하는 애틋한 커플은 아니었다. 주로 주말에 한 번, 그것도 남자 친구가 지방에서 일하던 무렵에는 2주에 한 번을 겨우 만날까 말까 했다. 당시 나는 스타트업에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기에 딱 그 정도 간격의 만남이 좋았다. 심적으로는 안정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맡은 일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만남. 솔직히 업무에 치여 몸과 마음이 바쁠 때는 한 달에 2번 만나기도 부담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버거워 그날의 데이트를 취소하고 오후가 되면 후회하는 하루를 보내며 하루빨리 함께 살기를 바랐다.

그와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집에 가면 그가 있다는 것이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그가 집에 있어 행복했고 여유로웠다. 아침저녁으로 매일 볼 수 있으니 따로 데이트할 필요도 없었고, 이를 위해 주말을 비워둘 필요도 없었다. 그 무렵 나는 없던 주말이 생긴 것처럼 매번 친구들을 만났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도 않으니 잔소리 걱정 없이 친구들과 더 오래 긴긴밤을 놀았다. 이번 주가 안 되면 다음 주로, 다음 주가 안 되면 그다음 주로 직장인의 소중한 주말이니까,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하나씩 채웠다. 한 달에 8번도 안 되는 주말은 금세 모두 다른 사람들로 채워졌다. ‘다음에 보자!’가 입에 붙어있고 한 번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의 주말이었다. 다음 약속이 불과 한 달 전에 만난 사람으로 다시 채워질 때쯤 서운한 표정의 남편이 보였다.

“왜 맨날 주말에 나가? 나랑은 주말에 안 놀아?”
“너는 매일 집에서 보잖아? 또... 봐야 해?”

말하고 보니 그랬다. 결혼 후, 주말에 그와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나대로 주말에 집에만 있는 남편이 힘들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내가 나가면 심심한 얼굴을 하며 집에만 있는 그가 신경 쓰이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 차올랐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좀 너무하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린 서로 결혼을 조금 다르게 이해했던 듯하다. 결혼을 ‘같이 사는 것’으로 생각한 나와 ‘가족이 된다’로 이해한 남편이 있었다. 연인으로 오랫동안 만났지만 결혼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맺은 만큼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바를 맞춰나가야 했다.

캘린더가 채워져 있지 않으면 다른 약속을 잡아버리는 나의 습관을 막기 위해 일단 한 달에 최소 1번 이상의 주말은 그와 보내기로 했다. 그날은 되도록 집에서 멀리 나갔다. 우린 평소에 가지 않는 동네를 갔다. 때로는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기도 했다. 친구도 남편도 놓칠 수 없었던 나의 선택이었다.

공용 캘린더를 만들었다.

함께 산 지 4년 차. 지금은 어떠냐고 묻는다면, 정작 남편은 잊어버린 듯하지만 여전히 내 캘린더의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은 남편을 위해 비어있다. 꼭 남편과 시간을 보내진 않더라도 나의 주말은 우리의 주말임을 이젠 알고 있다. 여전히 친구들도 종종 집으로 초대한다. 함께 알고 지내는 친구가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너의 친구, 나의 친구가 아닌 우리의 친구가 된 사람들도 있다.


매일 보는 데, 주말에도 봐야 하냐고?

응. 봐야지.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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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이룰 Contributing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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